[박승란 칼럼] 2학기 전면 등교에 대한 기대와 우려
[박승란 칼럼] 2학기 전면 등교에 대한 기대와 우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5.16 09:51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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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승란 인천숭의초등학교 교장
박승란 인천숭의초 교장
박승란 인천숭의초 교장

‘학교 선생님들은 등교 확대를 싫어한다.’ 이 말은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큰 오해 중 하나이다. 제한적인 등교 상황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혼란은 학부모님, 학생들 뿐 아니라 선생님들에게 정말 큰 고역이다.

온라인 수업 방식과 관련한 전문성도 향상되고 다양한 기법들도 익혀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온라인 교육이 갖고 있는 한계로 인한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등교 확대를 위한 논의 과정에서 의견을 들어보면 학부모님들의 등교 확대 요구와 마찬가지로 선생님들의 등교 확대 요구가 큰 경우가 많았다.

온라인 교육이 길어짐에 따라 생기는 문제는 많은 언론에서 이미 지적하고 있듯이 분명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학교에 적응하고 있지 못한 부분이 가장 심각하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전일 등교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들쑥날쑥한 학사 운영으로 학교에 정상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학력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급별로 양상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중위권의 층이 얇아지며 양극화되고 있는 현상이 발견된다. 학습 내용에 대한 피드백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점,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는 온라인 교수-학습 방법이 적용되지 못한 점 등 다양한 요인이 지적될 수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객관적으로 학업성취도를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온라인 학습이 이루어지는 기간 동안 발생한 안타까운 뉴스들이 있었다.

생활과 안전의 문제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학생 건강의 문제, 사이버 폭력 및 교권침해 문제 등 온라인 교육 상황에서의 문제는 여러 차원에서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로 많은 선생님들이 안정적인 교육활동을 위해 등교 확대를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염려가 되는 것은 방역과 관련한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등교 전면 확대는 걱정일 수밖에 없다. 최근 1주 동안 3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양성 반응을 보였고,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교육부장관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2학기 전면 등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학교 현장과 충분한 소통 없이 발표된 내용에 솔직히 당혹스러웠다. 내심 등교 확대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일방적으로 발표된 내용에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감염병 상황이 과연 나아졌는가? 감염자 수는 별 차이가 없이 계속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확산에 익숙해지고 무뎌지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하면 결콘 안 된다. 엄격했던 방역 지침과 기준 또한 느슨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경제 활성화의 요구와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안정화 등 변화된 요인도 있지만 여전히 학교는 불안하다. 현재 보건·특수 교사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고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 교사의 백신 접종은 다음 달 7일부터 진행된다고 한다.

교육부는 전체 교직원의 접종이 여름방학까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현재의 수급으로 봤을 때 현실성이 있는지 걱정이다. 무엇보다 접종 백신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는 청소년들에게 대한 접종 계획은 마련조차 안 돼 있다. 교사의 접종뿐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접종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게 되면 전면 등교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때 비난의 화살은 고스란히 학교로 돌아오고, 방역과 안전에 대한 고충을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등교 확대를 거부한다는 오해까지 함께 받아야 하는 상황이 재연될 것이 뻔하다.

어려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의 교육부가 겪고 있는 고심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학교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의 경우 학교 현장을 고려한 소통과 숙고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선언적으로 정책을 발표하고 뒷수습은 학교와 가정에서 하라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

아이들의 웃음과 재잘거림으로 가득차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한결 같다. 이러한 마음을 서로 헤아려 지금의 현실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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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 애호가 2021-06-07 18:32:39
5월 17일에 이 기사를 본 후 오랜만에 오늘 다시 봤는데 전면등교를 반대하는 댓글들이 많네요. 저도 전면등교에 반대합니다. 아무리 확진자가 적게 나와도 방심하면 코로나바이러스한테 패배하게 됩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만 봐도 대조선국이 주변국에 대해 방심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로 큰 피해가 일어났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이제는 과거처럼 적에 대해 자만하지 말고 신중하고 철저하게 방역해야 합니다.

애국 시민 2021-05-29 12:28:14
저는 전면등교에는 찬성하지만 하루에 전국의 확진자 수가 평균 50명 미만일 때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만세!!!

경상북도 사람 2021-05-29 10:15:26
지금 제가 살고 있는 경상북도는 전교생이 1000명 이내인 학교들이 모두 전면등교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제 친구들은 교육부가 저희를 가지고 논다고 화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 시민 2021-05-26 17:55:11
교육부... 존재감을 높이겠다고 학생들을 희생시키려 하네요... 코로나19 유행이라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이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ㅂㄷㅂㄷ... 그리고 스팸성 댓글이 아닌 댓글을 스팸성 댓글이라고 차단하는 버그도 빨리 수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철수 2021-05-23 08:58:21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전면등교는 진짜 도를 넘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