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①]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초등학교 정보교과 신설이 필요하다
[특별기획 ①]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초등학교 정보교과 신설이 필요하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4.26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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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재호 (사)한국정보교육학회 회장 / 경인교대 교수
이재호 경인교대 교수
이재호 경인교대 교수

2016년 1월 개최된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내용이 최초로 소개된 이후 전 세계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의 지능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9년 12월 시작된 코로나-19의 발발은 디지털 기술이 사회 전 분야에 통합 적용되는 디지털 전환을 가속 시켰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생활 속에서의 비대면화가 촉진되어 온라인 소비시장이 활성화되었고, 편리하긴 하나 그동안 거부감이 있었던 온라인교육과 재택근무가 정착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에 따라 국내의 대표적인 이커머스(e-Commerce) 기업인 쿠팡은 2021년 3월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였고, 네이버 쇼핑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순이익을 발표하였다.

이뿐만이 아니라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제공 기업과 온라인 게임 기업들은 최고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발발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은 코로나-19의 종식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사회 전 분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전략 수립에 몰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기술 분야의 인재, 특히 SW와 AI 분야의 인재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1위의 게임 기업인 넥슨으로부터 시작된 ‘연봉 인상’ 바람은 게임 기업을 넘어서 전 영역의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 기업으로까지 번지게 되었다.

2021년 현재 SW와 AI 전문가를 기업에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나, 디지털 기반 기업의 인재 채용 담당자들은 SW 및 AI 분야의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2021년 현재 SW와 AI 분야의 유능한 인재에 대한 유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세대인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자녀의 미래 핵심 역량 계발에 대한 걱정이 크다. 미래세대의 핵심 역량은 SW와 AI 관련 역량일 것인데, 과연 우리 초등학생들은 학교 교육만으로 SW와 AI 관련 역량을 충분히 계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이다.

이러한 우려의 결과로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학부모는 자녀의 미래 역량 계발을 위하여 SW 분야 사교육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초등학생 자녀에게 SW 분야 사교육을 시키고 있는 학부모 1,848명을 대상으로 (사)한국정보교육학회가 자체적으로 설문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확인되었다.

조사 결과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자녀를 SW 분야 사교육에 참여시키는 이유는 ‘학교 교육 부족(42.9%)’, ‘진로와 직업 선택의 폭 확대(31.4%)’, ‘미래 핵심 역량 계발(19.9%)’, ‘대학입시 준비(3.4%)’, ‘교과 성적 향상(2.4)’의 순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초등학생 자녀가 학교에서 충분한 SW 교육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학부모는 자녀의 미래 진로 선택과 핵심 역량 계발을 위한 기회를 SW 사교육을 통하여 잡으려 한다고 유추할 수 있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시행하는 정보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이기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몇 가지 문제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문제점은 교육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시행으로 초등학교의 SW교육은 필수화가 되었으나, 교육 시간은 6년 동안 17시간에 불과하다. 이 시간은 초등학교의 총 교육 시간을 5,892시간으로 가정했을 때 그 비율이 0.289%에 불과한 것이다.

17시간의 SW교육을 통하여 초등학생들의 미래 핵심 역량 계발을 기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사)한국정보교육학회와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가 공동으로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초등학교 SW교육 시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63.3%로 ‘필요하지 않다’(7.7%)고 응답한 비율보다 월등히 높았다.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초등학교에서의 SW와 AI교육을 담당할 정보교육 시간은 최소 68시간은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문제점은 교육 시기가 늦다는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시작됨으로써 초등학교에서의 SW교육은 5, 6학년에서 시행하도록 결정되었으나, 현재 초등학교의 SW교육은 6학년에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도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가 가장 바쁜 시기인 6학년 2학기에 시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초등학교에서 SW교육을 포함하는 제대로 된 정보교육을 시행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사)한국정보교육학회가 전국의 초등교사 918명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차기 교육과정에서는 정보교육이 3~4학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52.3%로 그 비율이 가장 높았고, 1~2학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28.6%였으며, 현행과 같은 5~6학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19.1%로 가장 낮게 조사되었다.

초등교육 전문가인 초등교사들은 현재 초등학교 6학년에 이루어지는 SW교육의 시기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3~4학년 시기에 SW교육을 받아야 5~6학년 때 본격적으로 각 교과에서 시행하는 AI융합교육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으며, 그 교육 효과도 클 것이다.

세 번째 문제점은 미래세대의 ‘SW 및 AI 디바이드’ 발생 가능성이다. 현재 상태로는 초등학교에서 제대로 된 SW교육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초등학생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를 SW 및 AI 분야 사교육을 이용하여 미래 핵심 역량을 계발하려 할 것이고, 이는 학교 밖에서 추가적인 SW 및 AI교육 혜택을 못 받은 학생과의 격차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초등학생 시기에 형성된 ‘SW 및 AI 디바이드’는 상급 학교로 진급하면서 그 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고, 성인이 된 후에는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가 될 것이다.

네 번째 문제점은 초중등교육의 비정상화 가능성이다. 초등학생의 ‘SW 및 AI 디바이드’ 현상은 중학교에서의 정상적인 정보교육의 시행을 방해할 것이다. 즉, 초등학교 시절 충실한 정보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학생들은 중학교 정보교육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정보교육과의 연계성 측면에서 문제점으로 작용할 것이기에, 초등수준의 정보교육 강화는 초중등교육의 정보교육 정상화를 위한 필수 사항이다.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미래사회 인재 양성에 대한 요구와 관심이 뜨겁다. 미래세대인 모든 초등학생에게 ‘SW 및 AI 역량’을 계발할 수 있는 정보교육을 공교육 체제에서 시행해야 하는 것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 사회적인 요구사항이며 국가적인 책무이기도 하다.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초등학교의 정보교과 신설이며, 이를 통한 초등학교 정보교육의 강화를 통한 ‘SW 및 AI 인재 강국’의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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