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기간제교사 법안에 교사들 부글부글
무자격 기간제교사 법안에 교사들 부글부글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4.21 2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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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의원, 교사자격증 없는 기간제교사 임용 법안 발의

교사들, "고교학점제 핑계로 교자자격증 무력화 추진" 분통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대표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 법률안 주요 내용.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시간제 교사로 임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기간제 교사로 임용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되자 교육계가 교직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무시한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교학점제에 따른 선택과목 확대를 무자격 기간제 교사 도입 이유로 꼽았지만 결과적으로 누구나 교사가 될 수 있는 통로만 만들어 주게 됐다는 것이다.

국회 입법예고 게시판에는 21일 현재 1천 3백여명 전원이 반대 의견을 나타낼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지난 9일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신 산업분야 등 교사자격증 표시과목이 없는 특정 교과에 한해 기간제 교사를 임용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교사자격증 보유를 원칙으로 하는 교육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 상의 기간제 교원 임용기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충족했다면 기간제 교사로 임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범대나 일반대 교직과목에 없는 특수한 분야의 전문가를 기간제 교사로 임용해 고교학점제에 따른 학생들의 과목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것이 기본 취지다.

하지만 교사들은 고교학점제를 계기로 등장한 무자격 기간제 교사가 결국 교사자격증 체제를 허무는 기제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내 한 중학교 교사는 “고교학점제로 들어온 기간제 교사들은 최소 3~4년 이상 근무하는 중기 기간제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며 “일단 교직에 들어오면 영어회화전문강사나 스포츠강사처럼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등학교 교사는 “교사정원을 늘리고 양질의 교사를 확보하려는 노력보다 무자격 기간제 교사라는 선심행정으로 문제를 풀어가려 한다”면서 “결국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논리에만 충실한 모양새가 됐다”고 지적했다.

교사커뮤니티 등에는 앞으로 무자격 기간제교사는 수업에만 전념하고 정규교사는 수업에 각종 행정업무까지 도맡는 '행정 교사'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자조적인 글과 함께 공교육 부실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위원장은 전화통화에서 “전 국민에게 누구나 교사가 될 수 있는 희망을 심어주는 법안”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심폐소생술교사, 파티쉐 교사, 드론교사, 돌봄교사 등이 등장하지 말란 법이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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