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칼럼] 최장수 유은혜 장관님 힘내주세요!
[박정현 칼럼] 최장수 유은혜 장관님 힘내주세요!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4.19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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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
박정현 인천만수북중 교사
박정현 인천만수북중 교사

2018년 10월 취임한 유은혜 부총리는 역대 최장수 교육부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지난주에 있었던 중폭 개각에서도 이름이 빠지며,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최장수 기록을 갖고 있던 이주호 전 장관의 기록을 넘어 지금도 우리 교육을 이끌고 있다.

교육과 관련한 전문성이 전무하고, 단지 ‘한때 교사가 꿈이었다.’는 발언으로 빈축을 샀던 장관이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은 놀랍다.

그동안 한 번도 교육계가 평온하지는 않았다. 늘 이슈가 있었고, 다양한 의견들이 첨예하게 충돌했었다. 그만큼 교육은 전 국민의 관심사이고, 누구나 교육에 대해서는 이해 당사자이며 할 말이 있는 대상인 것이다.

역대 교육부 장관들은 무거운 책임 속에서 우리 교육의 방향을 잡아주고, 이끌어왔다. 최장수 교육부 장관의 타이틀을 갖게 된 현 부총리는 그에 걸맞은 모습을 보였는가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봐야 한다.

물론 나름의 업적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 미증유의 코로나19 상황에서 큰 혼란 없이 위기에 대응했다는 부분은 각종 언론을 통해 가장 먼저 내세우는 치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성과가 교육부 장관의 능력 때문인가? 비대면 상황을 감내한 수많은 가정과 학교의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가능했던 일이다.

생업을 이어가야 하는 가정에서 아이들의 양육과 교육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생각하고, 학교 현장에서 극심한 혼란한 상황을 견디며 헌신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생각한다면 교육부의 치적이라고 내세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유치원의 공공성 확보, 초중고 무상 교육의 조기 달성 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잡음이 있었다.

주요 사립대학에 대한 고강도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여주는 행보도 보였다. 하지만 특정인 자녀에 대한 입시 부정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회피하는 모습에 ‘공정’이라는 낱말 자체의 의미에 대한 의문마저 들게 하고 있다.

학교 현장은 혼란과 두려움이 팽배한 상황이다. 방역에 대해 느슨해지는 사회적 분위기, 백신 공급의 차질 등으로 확진자 수가 줄고 있지 않으며, 학교내 확산이 커지고 있어 우려가 크다. 교육부에서 성공적이라고 자부하던 방역에 큰 어려움이 있고, 온라인 플랫폼은 여전히 불안해 불편을 겪고 있다. EBS 관계자들에게 수정과 보완을 지시했다고는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돌봄 문제 역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돌봄의 주체를 누구로 설정할 것인가에 대해 갈팡질팡하면서 학교에서는 구성원 간의 반목이 커졌고, 애꿎은 아이들과 학부모님만 혼란스러워해야 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의 기초학력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일제 고사라는 프레임으로 진단평가를 실시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갈피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위원회만 만들면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등학교는 ‘고교학점 선택제’로 대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학교의 사례만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홍보하며, 미래 교육의 표상처럼 알리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학생과 교사 모두 혼란만을 느끼고 있다. 교원의 수급과 학생 수요에 대한 기본적 계산도 하지 않은 채 제도가 강행됨에 따라 겪는 고통은 고스란히 학교의 몫으로 오고 있다.

겉으로는 타당하고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많은 정책들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현 정부의 출범과 함께 교육 분야에서 기대했던 바들은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혹자는 최장수 타이틀을 갖게 된 것이 ‘안정’을 선택한 것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안정은 잘되고 있을 때 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현장의 혼란에 대한 특단이 없다면 ‘안정’이 아니라 ‘방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모쪼록 교육부 장관께서는 지금까지의 행보와는 다르게 과감한 모습으로 교육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기를 기대하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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