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복 교총 사무총장 “37년 정통 교총맨 .. 발로 뛰는 총장 되겠다”
양영복 교총 사무총장 “37년 정통 교총맨 .. 발로 뛰는 총장 되겠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4.03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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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복 차기 교총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양영복 차기 교총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교육현장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발로 뛰는 사무총장이 되고 싶다. 교원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도움 주고 해결하는 한국교총이 되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달 30일 한국교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21대 사무총장에 인준된 양영복 경기 신양중 교장. 교총 75년 사상 초중등 교원 출신으로는 두 번째, 국공립교원으로는 첫 사무총장이다.

지난 1985년 교직에 첫발을 들인 이래 37년간 교직에 헌신한 교육경력의 소유자. 풍부한 현장성과 전문성은 벌써부터 교총맨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연한 사고와 포용력 있는 인품으로 따르는 사람이 많다는 게 주위의 평가. 그러나 한 번 결심하면 과감하게 돌진하는 추진력도 갖추고 있다.

실제 그는 사무총장에 인준된 직후 “교총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기도교육청에 의원면직을 신청하는 결연함을 보였다. 교총 사무총장은 공모를 거쳐 대의원대회에서 인준을 받은 뒤 회장이 임명한다. 양 차기 사무총장의 임기는 오는 4월 16일부터 3년이다.

“고민 많았지만 후회 없어” .. 현장성 바탕 강한 교총 만들 것

신망받는 교장에게 보장된 탄탄한 ‘꽃길’ 대신 교원단체 사무총장이란 ‘험로’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은 많았지만 후회는 없다는 양 차기 사무총장.

지난 1일 <에듀프레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교육의 공정성이 더이상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신념과 교총 사무국의 우수한 역량을 바탕으로 강력한 교총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명이 새로운 삶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한 교총 관계자는 “교육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지금은 교육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야전 출신 교원으로 한국교총 발전특위위원, 국가교육회의 특별위원회위원을 거치면서 현장과 정책을 꿰뚫고 있어 교총의 회세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21대 사무총장에 인준됐다. 소감은?

“코로나 19 이후 교육환경이 급변했다. 교사들은 교육과 방역을 병행하느라 격무에 시달린다. 그럼에도 교권침해는 줄어들지 않고 교육공무직을 비롯 학교 구성원 간 갈등도 여전하다. 그만큼 교총의 역할이 중요하고 필요로 하는 곳은 많아졌다.

또 그동안 교총에 씌워졌던 지나친 보수적 이미지도 이제는 벗어야 한다. 이념이나 진영논리를 벗어나 (교육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야 한다. 회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회세를 확장 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어깨가 무겁다.”

- 국공립 교원 출신으로는 사상 첫 사무총장이다. 어떤 의미가 있나.

“아무래도 현장과 소통하고 목소리를 더 잘 대변해 달라는 주문이 담긴 것으로 생각한다. 그분들 뜻을 받들기 위해서는 제가 더 많이 뛰어야 한다. 교총 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발로 뛰는 사무총장이 되겠다.”

교총 사무국 직원들 역량 뛰어나 .. 스스로 혁신하는 조직 탈바꿈

- 교총 사무국에 대해서는 혁신을 주문했는데.

“사무국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많다. 역량도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개개인의 능력이 최대치가 발휘되도록 자발성을 이끌어내는데는 아쉬움이 있었다. 모든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이를 위해 상의하달식 조직문화를 하의상달식으로 바꿔 창의성과 신뢰성을 높일 생각이다. 우리 스스로 혁신하지 않으면 머잖아 우리 모두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LH 사태 이후 정부와 여당이 교원 재산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어떤 입장인가?

“학교 현장엘 가보고 그런 소릴 해야 한다. 아이들 가르치는 것 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한 판에 선생님들이 무슨 부동산 투기를 한다는 말인가. 교원들을 집단 희생양 만들지 마라. 단언컨대 반대한다.”

- 일전에 인천에서 발생한 내부형교장공모제 면접시험 유출은 공정이란 단어가 왜 시대적 화두가 됐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그렇다. 보수, 진보를 떠나 교육현장에서 공정성이 손상되면 안된다. 교장공모제가 도입 취지와 달리 왜곡과 부정으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어 안타깝다. 내부형 공모교장이 됐으면 임기가 끝난 뒤 교사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런 원칙마저 지켜지지 않는다. 오히려 장학관 등 보직을 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니 교장공모제가 교육은 뒷전이고 이념 문제만 부각되는 것이다. 한번 제정된 법은 원칙에 맞게 운영되어야 한다. 이참에 교장공모에 참여한 심사위원들도 모두 공개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교육의 핵심은 공정 .. 교원 재산등록은 어처구니 없는 꼼수

- 지난달 30일 열린 임시대의원대회는 기초학력보장법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교총이 기초학력 문제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가.

“교육격차 때문이다. 코로나 19 이후 더 벌어진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이냐가 가장 큰 과제다. 이런 문제를 도외시하고 교육을 이야기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사실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기초학력이다. 기본이 갖춰져야 심화 단계로 나갈 수 있다.

그런데 출발점부터 묶여 버리면 더 이상 성장할 수가 없다. 인권이나 환경은 평등해야 하지만 학력까지 평등을 주장해서는 안된다. 국가가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하자는 취지에서 법 제 정을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 교육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책임 교육 즉, 교육에 대한 책무성을 제대로 이행 하지 못했다는 점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 기왕 말이 나왔으니 문재인 정부 4년 교육정책을 평가한다면.

“어떤 정책이든 당위론이 집착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성공하기 어렵다. 많은 논의를 통해 충분한 의견수렴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소홀함이 많았다는 생각이다.

또 특정단체에 휘둘리면서 즉흥적으로 정책이 결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대책만 있고 정책은 없다는 지적이다.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교육은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육부 장관이건 교육감이건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데 작금의 상황은 참으로 안타깝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 ·성과급 폐지 우선 과제.. 교육장관·교육감 전문성 아쉬워

- 교총이 추진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대외적으로는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 ▲유·초·중등교원 지방직화 저지, ▲교원 성과상여금 및 ▲교원평가 폐지 등을 우선 꼽을 수 있다.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내적으로는 교총 스스로 혁신을 통해 조직의 창의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무국이 교원들을 위해 찾아서 일하는 시스템이 조성돼야 한다. 회장이 바뀌고 사무총장이 바뀌어도 한결같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교원들을 위해 일하는 조직, 그런 교총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사무총장 인준 직후 경기도교육청에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안다. 아쉬움은 없었나.

“올해로 교직 37년째다. 왜 그런 심정이 없었겠나. 하지만 이것도 내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성격상 한 번 마음 먹으면 뒤돌아보지 않는다. 하윤수 회장을 비롯 회장단을 보좌하며 회원들에게 봉사하면서 우리 교육과 교총 발전에 여생을 바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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