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형의 에듀토크] 널 어찌하면 좋니, 화상아!② - 미래의 화상수업 시스템
[김남형의 에듀토크] 널 어찌하면 좋니, 화상아!② - 미래의 화상수업 시스템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3.23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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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형 경기여주 송촌초교사
김남형 여주송촌초교사
김남형 여주송촌초교사

[에듀프레스]

현장은 화상수업 플랫폼이 어떤 모습이길 바랄까. 당연한 말이지만 대면수업이 가진 섬세함에 접근하는 동시에 온라인 플랫폼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길 바란다.

대면수업에서 교사는 학생의 얼굴만 바라보지 않는다. 학생이 하고 있는 활동 과정을 수시로 관찰한다. 때로는 학생이 느끼지 못하도록 거리를 두면서, 때로는 의도적으로 교사의 시선을 느끼도록, 과정을 관찰하고 적시에 피드백을 한다. 사후에 활동 결과만 보고 일괄 피드백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과정중심평가이자 성장 지원이다.

화상수업도 이런 순시가 가능할 순 없을까. 학생 비디오 화면에 커서를 가져가면 학생이 현재 다루고 있는 문제 화면으로 전환되어, 교사가 문제 해결 과정을 상시 관찰할 수 있었으면 한다. 기존 플랫폼에도 화면공유 기능이 있지만, 학생 개개인에게 요청하여 화면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듯 공유하는 방식이다. 그 과정이 순시의 섬세함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모둠 활동 과정에서도 교사가 소그룹에 직접 참여하여 관찰하는 기존 방식 그 이상이 가능했으면 한다. 메인 세션에서 모둠 활동 과정을 대략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면 학생이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피드백을 할 수 있고, 의미 없는 순회 시간도 줄일 수 있다.

교과서나 학습지 또는 실물을 이용한 활동을 모니터링 하는 것은 복수의 카메라가 있지 않는 한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디지털 도구와 온라인 콘텐츠들은 이미 상당 수준 아날로그 학습물을 대체 가능하다. 디지털 교과서도 더 발전하여 화상수업의 순시를 지원해야 한다. 그렇게 활동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면서 교사의 피드백은 예리한 시각에 꽂힐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기에 구현해 볼 만한 기능도 많다. 화상 비디오 한쪽에 학생의 학습 과정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가 표시된다면, 교사는 다수 학생의 학습 상태와 속도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업로드된 퀴즈 중 틀린 문항 번호가 학생별로 화상 비디오 옆에 표시되거나, 학생이 하는 오류의 순간에 비디오 톤이 변한다면 어떨까. 또 학생 개별 진행 속도가 %로 비디오 한쪽에 표시된다면 교사는 학생의 학습 상태를 직관적이고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수업 총괄 능력은 배가 될 수 있다.

현존 플랫폼에서도 교사가 제시한 문항의 답변 결과를 정리된 데이터로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자료들이 채팅창이나 별도의 화면 속 데이터가 아닌 화상 비디오에 매 순간 표시된다면, 교사는 학생과 비대면으로 대면할 수 있게 된다.

체계적인 학습시스템과 화상수업 플랫폼의 결합도 필요하다. 학습 데이터 정리로 호평인 구글 클래스룸 같은 시스템이, 위에서 말한 미래 화상수업 플랫폼과 단순 호환의 수준을 넘어 유기적으로 결합한다면 그 긍정 효과는 상상 범위를 초월할 수 있다.

출석 기록 정도가 아닌 화상수업 내에서 누적되는 매 순간의 기록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될 것이다. 학생의 발표나 질문의 빈도, 모둠활동 참여 정도부터 교사의 피드백 전후의 변화 모습까지 장·단기적인 학생 성장 평가를 이룰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플랫폼 기능의 모듈화를 생각해본다. 교사마다, 교실마다 다름에서 오는 수업의 다양성에 맞도록 화상수업 플랫폼이 모듈로써 조정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교사는 자신의 수업에 필요한 기능을 선택하고 적절히 배치하여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을 입고 수업에 임할 수 있게 된다.

최대한 많은 기능을 보유했다고 뛰어난 것이 아니며, 오로지 직관적이라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화상수업이 실시간 위에 존재한다는 특성상, 해당 수업에 최적화된 모듈만으로 구성된 플랫폼은 수업 내 불필요한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어렸을 적 과학의 날 행사에는 꼭 상상 속 미래 그리기 활동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성공한 상상 중에는 테블릿 PC와 자율주행 자동차가 있다. 텔레포트와 외계인 친구는 솔직히 과했던 것 같다. 미래의 화상수업은 어떤 채점 결과를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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