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울 혁신교육 10년을 넘어, 또 다른 10년을 향해
[기고] 서울 혁신교육 10년을 넘어, 또 다른 10년을 향해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2.10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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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용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

서울시에서 혁신학교가 제안되고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를 중심으로 새로운 학교 변화가 시작한지 십년을 지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지난 십년을 서울 혁신교육 1.0이라고 부르고, 향후 십년을 서울 혁신교육 2.0으로 명명하면서, 그 내용을 채워가는 일에 분주하다. 필자는 지난 해 서울혁신교육 1.0은 과연 무엇이었는가를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를 중심으로 새로운 십년을 계획할 때 검토해야 할 내용을 제안하고자 한다.

지난 십년 동안 서울 혁신교육은 우여곡절 속에서 전개되어 왔다. 교육감과 시장이 교체되었고, 정치권 공방의 한복판에 놓이기도 했다. 혁신학교나 학생인권조례 등 논란 대상이 되었던 일이 많이 기억날 것이지만, 사실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던 정책 중에 우리 교육 변화에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 이루어졌다. 사립 유치원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고등학교 체제를 개편하는 등 공교육 토대를 강화하는 일이 계속되었다.

또, 학교에서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행정을 혁신하는 일도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학교자율운영체제와 마을교육공동체라는 새로운 조직적 틀을 형성한 것도 중요한 성과이다.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의 자주적 힘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과 학교 벽을 넘어 마을로 교육을 확장하는 움직임은 교육 운영의 새로운 방향에 정확히 부합한다. 이와 같은 체계 위에서 서울교육은 학생 중심 혁신미래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일을 이제 막 시작하였다.

사실, 이것은 지난 십년의 후반부에 시작되었지만, 향후 십년 내내 서울교육, 나아가 한국교육의 핵심 정책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코로나 19를 계기로 기후위기, 생태위기를 처음으로 피부로 느끼고 있다. 날마다 들려오는 저출생과 지역소멸 소식을 불안스럽게 접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이 기회인지 위기인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 우리는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갈 젊은 세대를 길러내야 한다. 혁신미래교육과정에 그 해답의 단초가 존재한다.

지난 10년간 서울교육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교육 공공성 기반을 강화했고, 그동안 억눌려있던 학생과 청소년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를 열었다. 학교 안에서의 학생들의 생활에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또, 교사들의 수업이 변화하고 있다. 딱딱한 교과서 지식을 학생들의 삶과 연관짓고자 하는 노력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으며 교사들이 협력하여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을 지원하고자 하는 노력도 엿보인다.

학교 밖에서는 잘 체감하지 못하지만, 지난 십년 사이에 학교와 교육청을 둘러싼 공기가 변한 것도 큰 성과다. 권위주의적 교육 운영이 민주적으로 변화하였고, 공동체처럼 운영되는 학교도 적지 않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향후 십년을 맞이하여 서울 혁신교육은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있다. 사회 양극화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교육이 사회 계층간 갈등의 대상이 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본격적 경쟁의 출발선에서 평등을 이루어야 한다는 수준의 합의는 존재한다. 의무교육으로 운영하는 초등학교 교육과 중학교 교육이 출발선에 해당한다.

이렇게 본다면, 서울혁신교육은 서울의 모든 청소년들이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과업을 책임있게 감당하여야 한다. 아울러, 사회 전체의 복잡성이 심화하고 있고, 이미 교육과 복지, 교육과 고용 및 노동, 교육과 산업 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교육을 ‘학교’와 ‘교육’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제 부문과 연계 협력하면서 사회적 과제를 달성하는 일에도 혁신교육의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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