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기 칼럼] 미국 공립학교 등교 수업 개시 관련 갈등과 혼란
[박남기 칼럼] 미국 공립학교 등교 수업 개시 관련 갈등과 혼란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2.06 2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박남기 광주교대교수
박남기 광주교대교수

[에듀프레스] 주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미국 교사는 코로나 백신 우선 접종대상자이다. 2021년 2월 현재 미국 24 개 주와 워싱턴 DC에서는 일부 교사와 교직원에게 백신 접종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 부족으로 인해 아직 접종을 받지 못한 교사들이 많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 내에 유치원에서 중학교까지의 대부분 학생들이 등교 수업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별 상황이 달라서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미국 질병관리청(CDC)장 파우치(Anthony Fauci)의 생각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코로나 19에 대한 대비를 주정부의 자율에 맡긴 결과 현재 주와 지역 별로 등교 준비 상태는 크게 다르다.

​질병관리청은 교사가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더라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환풍 등 필요한 교실 방역조치를 한다면 대면 수업을 해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며 대면수업을 독려하고 있다. 동시에 필요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방정부는 유치원부터 대학생이 등교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1,700 억 달러를 제공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예산은 학급 규모 축소, 학생과 교사의 사회적 거리두기 확보를 위한 공간 재배치, 환기 개선, 관리인 고용, 각 학교에 필요한 간호사 배치 등 다양한 완화 조치에 사용될 예정이다(Reston, 2021.02.06.).

​학생 등교를 둘러싸고 미국 전역에서 부모, 교사, 지방정부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예방접종 완료 전에는 등교할 수 없다는 교사들의 시위가, 다른 한편에서는 등교 수업을 실시하라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소송전도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시교육청이 등교 수업을 거부하고 있어서 시 당국이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Graff, 2021. 02. 04.). 샌프란시스코 법률 고문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공립학교는 지난 1년간 한 명도 등교를 시키지 않았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공립학교와 달리 사립학교는 대면수업을 하고 있다.

공립학교의 등교 지연을 방치할 경우 부유층 자녀 및 교육열이 높은 가정의 자녀들이 주로 다니는 사립학교학생과 공립학교 학생 간의 학력 격차는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교육형평성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시가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등교수업 실시 소송을 제기했다.

​“공립학교 학생 한 명도 347일 동안 교실에 발을 들여 놓지 못했습니다. 54,000 명 이상의 샌프란시스코 학생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온라인 학교에서 Zoom-bies(*온라인수업 좀비)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Guardian, 2021.02.03.).

​​시카고의 경우, 2월 1일부터 대면으로 수업을 하라는 교육청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교원노조가 전원 백신 접종을 받기 전까지는 대면 수업을 할 수 없다며 비대면 수업을 결의했다. 이에 학부모단체가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Norman, 2021.01.29.).

출근하지 않는 교사는 온라인 시스템에서 차단시키겠다는 교육감의 발표가 있자 이들에게 불이익을 줄 경우 교원노조는 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Reston, 2021.02.06.).

​오하이오 주의 경우에는 교원노조와 교육청이 2021년 3월 1일부터 대면 수업을 실시한다는 데 합의했다. 단, 교사전원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맞을 경우에 그리한다는 단서를 붙였다(Schneider, 2021. 01. 22.). 노조 성명서에는 노조의 생각이 녹아 있다.

​“우리 교육청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지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학교의 안전이 확보되기도 전에 등교하도록 압력을 가하면 우리 회원, 학생 및 그 가족과 도시는 끔찍한 결과에 직면 할 것입니다......공교육에 자신의 일생을 바쳐온 교사와 교직원보다 안전한 학교 등교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도 학생들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원격학습이 대면학습의 경험을 완전히 대체 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전성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등교를 서두르지 말아야 합니다. 3월 1일 이후 몇 주만 더 기다리면 학교 직원 전체가 예방 접종을 받게 될 것입니다.”(Schneider, 2021. 01. 22.)

​미국 공립학교 등교 수업 관련 혼란은 연방정부 차원의 일관된 지침 부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널리 퍼져 있는 상황, 등교생들의 마스크 착용 및 적정 거리 유지 등의 방역조치 준수에 대한 교사들의 불신,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정치권 등의 다양한 변인이 맞물려 있다.

미국의 혼란은 우리 정부와 교육청, 그리고 이를 기다리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성공적인 3월 등교 개학을 위해 서로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힘을 모아야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타산지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