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프레스 눈] ‘점수’보다 ‘전문성’, 교원승진제 이제는 바꿔야
[에듀프레스 눈] ‘점수’보다 ‘전문성’, 교원승진제 이제는 바꿔야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2.04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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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승진제도가 점수보다 전문성과 역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원 승진제도가 점수보다 교사로서 전문성과 역량을 신장시키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인사의 계절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교원의 승진과 전보, 전직으로 교육현장은 분주하다.

30여년 인고의 세월을 견딘 끝에 대통령 이름 석자가 큼지막하게 박힌 교장 임명장을 받는가 하면 교감으로 관리자의 첫걸음을 뗀 이도 있다. 까다롭다는 교육전문직 관문을 뚫고 영전 인사를 받는 풍경도 종종 보게 된다.

조직사회에서 승진은 원초적 욕망에 가깝다. 혹자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필부필녀의 인지상정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교직사회에서 승진은 늘 쟁점의 대상이고 갈등의 핵으로 자리 잡는다. 심지어 가장 혁신이 필요한 대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왜 일까? 우선 현행 교원승진제도는 과다한 경쟁만 있을뿐 교육현장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승진에 자조적인 학교문화가 형성되는 것도 이같은 현실과 무관치 않다고 한다.

◇ 경쟁 만능 승자독식구조 교원 승진제

교원승진평정은 경력평정, 근무성적평정, 연수성적평정, 가산점평정 등 4가지 영역으로 구성돼 교원의 전반적인 역량을 평가한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승진 변별력을 갖는 영역에만 경쟁이 집중된다.

근무성적이나 연수성적과 같은 상대평가 영역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최고의 성적을 얻어야 승진에 유리하다는 생각에 교사들은 큰 부담을 느낀다.

가산점은 단기간에 누가 더 많은 점수를 축적하느냐가 승부를 가르는 승자독식 구조다. 더욱이 승진 적체가 심해지면서 경쟁구도는 심화되고 미세한 차이로 승부가 갈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교 현장에서는 승진을 하려는 주류와 승진을 포기하는 비주류로 양극화 되는 현상을 보인다.

현행 승진제의 또 다른 문제는 교사 본연의 업무보다 교육활동 이외의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현실이다. 교사들은 교육과 생활지도 등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서는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승진제의 골간이 되는 교원 승진규정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마디로 교육현장의 요구와 실상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교육당국도 이같은 문제를 직시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고 민감하게 얽혀 있어 엄두를 못내거나 땜질식 처방에 급급한 것이 사실이다.

현장에서 불만이 제기될 때 마다 조금씩 규정을 고치다보니 승진규정은 누더기나 다름없다. 예컨대 생활여건이 열악한 곳에서 근무하는 것을 기피하자 도서벽지 가산점을 만들었고 생활지도 문제가 심각하자 학교폭력업무 가산점을 주는 방식이다.

근평 반영기간도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고 연구실적점수도 존폐를 오락가락 한다.

◇ ‘냉소’에서 ‘박수’로 과감한 시스템 개선을

문재인 정부들어 교육부가 교원 승진제도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들도 과감한 제도개선을 교육부에 요구해 놓은 상태다.

교육부는 어떤 형태로든 올 상반기 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수준의 개편이 될지, 대증요법으로 종래 전철을 밟을 지는 지켜볼 일이다.

전문가들은 이참에 연공서열 중심의 승진제에서 벗어나 미래 사회와 학교가 필요로 하는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승진 임용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주문한다.

누구를 뽑을 것이냐 보다 교육현장에 긍정적 변화를 몰고 올 교사가 누구인가를 선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사가 만사다. 그만큼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게 인사다. 인사의 계절 2월, 승진과 영전하는 모든 교원이 '냉소'보다 '박수'받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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