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의 지옥같은 학교생활 .. 성희롱 고통 눈물 호소에 교장, "신규라 울어도 싱싱하네"
여교사의 지옥같은 학교생활 .. 성희롱 고통 눈물 호소에 교장, "신규라 울어도 싱싱하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2.03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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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은 몸도 예쁘고” 학생 성희롱에 교장, “남색 브레지어 보인다” 맞장구

“지옥같은 근무 생활을 지속했고 학생들을 보는 게 끔찍한 트라우마가 됐다. 학생들이 모여있는 거만 봐도 심장이 쿵쿵거렸다. 도와주지 않는 학교, 2차 가해하는 학교에 다니는 게 괴로웠다. 분하고 억울해서 울다 자는 생활을 계속했다.”

경기도에 근무하는 한 중학교 여교사가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글이 공분을 사고 있다. 학생들의 잦은 성희롱을 견디다 못해 학교측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돌아온건 믿기지 않을 정도의 2차 가해였다.

해당 교사는 청원글에서 지난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석달동안 남학생들에게 참을수 없는 성희롱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해 9월, 한 학생이 청원인에게 “쌤 자취하세요? 누구랑 사세요? 아 상상했더니 코피난다” 라고 말하고 키득거렸다. 학생들이 많이 모인 공개적인 장소였다.

그로부터 한달여가 지난 뒤 이번엔 또다른 학생이 “쌤은 몸도 예쁘고 가슴..마음도 예쁘지~ 너네 왜 웃어? 상상했어?”라며 희롱을 했다. 청원인은 이런 일이 수차례 더 있었다고 언급했다.

견디다 못해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에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뜻밖의 상황으로 전개됐다.

교장은 교보위를 열지 말도록 강요하는 것도 모자라 “예뻐서 그런 거다. 옷을 그렇게 입는 게 문제다. 붙는 청바지를 입지 마라” 라고 말하고 “요즘 젊은 애들 미투다 뭐다 예민하다, 교사가 참고 넘어가야 한다”며 2차 가해를 했다.

이것도 모자라 하루는 교장실에 불려가 “반팔이 헐렁해서 안에 브래지어가 보인다고 학부모에게 전화가 왔다. 남색 브래지어 입은 게 보였다고 한다. 남색 브래지어 맞느냐”라는 말까지 들었다.

청원인은 “너무 어이없기도 하고 수치스럽고 모욕적이지만, 그날 살색 브래지어를 갈아 입었다”고 고통스런 기억을 떠올렸다.

학생들 보는게 트라우마.. 정신과 치료받지만 이젠 퇴직하고 싶어

이후 학교생활은 지옥같았다고 토로했다. 청원글에서 “학생들이 모여있는 거만 봐도 심장이 쿵쿵거렸다. 도와주지 않는 학교, 묵인하는 학교, 2차가해하는 학교에 계속 다니는 게 괴로웠다. 분하고 억울해서 울다 자는 생활을 했다. 겨울 방학에 정신과에 가서 상담받고 우울증 진단을 받아 약을 처방받아 먹었다”라고 적었다.

도저히 견딜수 없어 다른 학교로 옮겨볼 생각도 했으나 경기교육청에서는 “연차가 부족해서 안 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제발 어떻게 방법이 없냐고 하자” 이번에 지역교육청에 전화하라고 떠넘겼다.

사정은 지역교육청도 마찬가지. 청원인의 호소에 지역교육청에선 “담당자가 없으니 나중에 전화주겠다”라고 했을뿐 이후 연락은 오지 않았다.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는 동안 2차 가해는 또 이어졌다. 지난해 교장은 청원인에게 “작년에 (성희롱 사건 때문에) 우는 모습이 싱그러웠다. 신규교사의 풋풋함 같았다” 라는 소름돋는 말을 또 들었다.

교육청도 나몰라라 .. 2차가해 교장 평생 연금 못받게 해달라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자신에게 성희롱을 한 교장의 정년퇴임 축하 영상까지 찍어야 했다. 신규교사인 탓에 학교측의 강요를 거스를 순 없었다.

새학기를 앞둔 2월 성희롱 사건을 은폐했던 교감과 여전히 같은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그는 너무 끔찍해서 퇴직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지만 이 생활을 지속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원하는 건 단 하나라고 말했다. “성희롱 사건을 은폐하고 2차 가해를한 교장의 공무원직을 박탈하고, 그 사람이 앞으로 평생 월 몇백씩 연금 받지 못하길 바랍니다. 성희롱 사건 은페에 일조한 교감도 징계받기 원합니다”라는 글로 끝을 맺었다.

해당 글은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지 하루만인 3일 오후 8시 현재  1만 8천명 이상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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