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무슨 일이...” 초등교장 명예퇴직 크게 늘었다
“학교에 무슨 일이...” 초등교장 명예퇴직 크게 늘었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2.0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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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난해 2월 대비 5배 증가 .. 서울도 교장 명퇴 러시

등교 원격수업 병행, 학부모 민원 늘고 교단내 갈등 표면화

정부 정책 중등중심 편향 .. ‘학교장 책임 떠넘기기’ 불만도
올 2월말 교원 명예퇴직 조사 결과 초등 교장,교감 등 관리자들 명예퇴직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2월말 교원 명예퇴직 조사 결과 초등 교장,교감 등 관리자들 명예퇴직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초등학교 교장들이 교단을 떠나고 있다. 올 2월말 명예퇴직하는 초등교장들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 증가했다.

경기도는 초등교장 명예퇴직 인원이 2020년 2월에 비해 무려 5배나 증가했다. 서울도 최근 몇 년새 가장 많은 교장 명예퇴직을 기록했다. 충남 등 지방도 규모는 다르지만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초등교감들 명예퇴직 역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반면 중등교장 명예퇴직은 지난해보다 줄거나 비슷한 규모였고 평교사들 명예퇴직 역시 감소해 초등교장들과 대조를 보였다. 

연금불안과 같은 대형 요인이 없는 상태에서 초등교장, 교감 등 관리자들이 대거 명예퇴직을 결정한 것을 두고 교육계는 코로나19에 따른 학교운영의 어려움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특히 정부 코로나 대응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초등학교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3일 <에듀프레스>가 서울과 경기, 충남교육청을 대상으로 올 2월말 교장, 교감 명예퇴직 현황을 집계한 결과 3개 시도 모두 초등교장과 교감 명예퇴직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경기도교육청. 올 2월 초등교장 명예퇴직 인원은 15명, 교감은 4명이다. 반면 지난해 2월 초등 명예퇴직은 교장 3명, 교감 2명에 그쳤다.

교장 명예퇴직이 한 해 동안 무려 5배 증가한 것이다. 반면 중등은 교장 명예퇴직이 11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16명 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경기도 내 전체 유·초·중등교원 명예퇴직 인원은 지난해 1187명에서 올해 1093명으로 감소했다. 결국 초등교장·교감 등 관리직 명예퇴직만 늘어난 셈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집계한 명예퇴직 현황 역시 초등교장과 교감 명예퇴직 인원이 증가했다. 이날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등교장 명예퇴직은 12명, 교감은 7명이다. 지난해 초등교장 9명, 교감 6명이 각각 명예퇴직한 것에 비교할 때 증가세가 뚜렸했다.

서울지역 초등교장 명예퇴직이 두 자리 숫자를 넘어선 것은 최근 몇 년 새 최대 규모다. 반면 중등 교장 명예퇴직은 올해 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명보다 되레 줄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어떨까.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등교장 명예퇴직 인원은 8명, 지난해 같은 기간 3명보다 무려 5명이 증가했다. 서울 등 수도권과 다를 바 없다.

교육계에서는 코로나 19에 따른 학교운영 과정에서 초등학교에 갈등과 민원이 집중된데다 학교 자율을 내세워 정부가 교장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바람에 관리자들의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한다.

한상윤 한국국공립초등교장회장은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쏟아진 학부모들의 불만을 고스란히 교장들이 떠안아야 하는 데다 원격수업을 둘러싸고 구성원들 간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이를 조정해야 하는 교장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조·종례 등 기본적인 것까지 세세한 지침을 내려보낸 반면 등교수업 일정과 방법 등 정작 중요한 문제는 학교 자율이란 명분으로 교장들에게 책임을 떠넘겨 버렸다”며 “이 과정에서 많은 교장들이 힘겨워 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교장은 또 정부의 코로나 19 대응이 중등중심으로 편향된 것 역시 초등교장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1/3~2/3 등 학교 밀집도 기준 설정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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