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예산 71조 중 교수학습활동예산 고작 6%... “벌어진 교육격차 이유 있었네”
교육예산 71조 중 교수학습활동예산 고작 6%... “벌어진 교육격차 이유 있었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1.2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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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코로나19 이후 교육격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교사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교수학습활동에 필요한 예산은 1년 교육예산 중 고작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방교육재정알리미를 분석해 내놓은 2019년 지방교육재정세출현황에 따르면 전체 세출액 80조 4천억 원 중 교수학습활동 지원에 지출된 예산은 4조 8716억원으로 6.1%에 불과했다.

교수학습활동지원 예산은 학력신장, 수업지원장학, 학력평가, 교육과정 개발, 교과연구회 활동 등에 주로 사용된다.

교육격차 해소는 코로나 이후 한국교육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로 지적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올해 교육격차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가급적 코로나 상황을 조기에 끝내고 대면수업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지만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일방향 수업이 아닌 실시간 쌍방향 교육이 이뤄지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문과는 달리 올해 교육예산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1조 9천억원 삭감된 데다 교육격차 해소의 핵심 열쇠가 되는 교수학습활동 예산 지원은 빈약한 수준이다.

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교수학습활동지원 세출규모는 지난 2013~2019년까지 5년 동안 평균 5~6%를 오르락 내리락 했다. 2015년 4.9%로 가장 낮았고 2018년 6.2%로 가장 높았다.

교육 세출예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인건비.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예산의 43.5%를 차지했다. 이어 학교운영비 등 학교재정지원이 14.2%, 지방채 상환 등 12.6%, 교육시설개선 10.5%, 교육복지 9.2% 순으로 뒤를 이었다. 보건, 급식, 체육활동은 3.3%에 불과했다.

교직원 인건비와 고교무상급식, 누리과정 등 교육복지에 투자되는 경직성 경비가 전체 교육예산의 82%를 차지하는 바람에 정작 중요한 교실수업 지원은 제자리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학교교육의 본질적 기능을 충실히 발휘될 수 있도록 사업위주 목적성 경비를 줄이는 대신 학교의 예산 운영 자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서예식 수원 매탄고교장은 “수업에 직접 투자되는 예산이 적다는 것은 학교의 본질적 기능을 외면한 것”이라며 “전시위주의 목적성 경비 지출을 줄이고 교수학습활동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장은 “말로만 학력신장과 교육혁신을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학교에 투자되는 예산이 학생들을 위해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는지 전면 재정비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은 성찰이 없다면 교육투자는 기대한 것과 다른 결과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기창 숙명여대교수는 “ 교육청에서 학교에 예산을 내려 줄 때 목적사업비를 늘리기보다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학교운영비를 늘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학교 역시 지급된 예산이 실제 교수학습 활동하는 데 쓰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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