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열며② 박정현 칼럼] 코로나가 학교에 남긴 물음표
[새해를 열며② 박정현 칼럼] 코로나가 학교에 남긴 물음표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1.01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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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 / 인천만수북중교사

 

[에듀프레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늘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2020년은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의 연속이었고, 계속된 시행착오와 혼란이 가득했던 시간들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가진단을 습관처럼 하고,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하고, 칸막이 안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밥을 먹고, 화면으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고… 참 어색하고 낯설었던 일들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로 인해 바뀌어버린 학교의 상황은 현재에도 진행형이다. 우리 학교에 무엇을 남겼는지 되돌아보며 한 해를 마무리해 본다.

코로나가 학교에 남긴 것은 ‘물음표’로 점철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아이들에게 학교에 대한 물음표가 생겼다. 등교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수업을 해야 했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큰 혼란을 겪었고, 특히 학교급이 바뀌는 아이들의 경우 더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 가방을 사고, 학용품을 준비했던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은 제대로 된 학교를 경험도 못한 채 1년을 보내야 했다.

입시 준비에 여념이 없어야 할 아이들은 혼란 속에서 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은 낭만이나 열정을 느낄 새도 없이 캠퍼스는 텅빈 채 남아있어야 했다.

학부모님들에게는 학교의 중요성과 의문을 동시에 갖게 되는 시기였다.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에서 속 시원한 답을 주지 못하는 학교의 모습에 답답해했고, 오랜 시간 집에 아이들이 머물면서 육아에 대한 어려움도 그만큼 커졌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안전과 동시에 학교의 역할에 대한 물음표를 떠올리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교사들에게 이러한 혼란은 더욱 컸다. 학교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언론을 통해서야 알게 되고, 그 사이에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질문과 민원에 시달려야 하는 일이 반복되며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다. 방역과 안전 그리고 온라인 수업에 대한 책임을 떠맡으며 또 다른 시선으로는 하는 일이 없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사의 역할과 현재의 학교 시스템에 대한 물음표가 생겼다. 분명 이전과는 다른 역할과 능력이 요구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교사 스스로가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아이들의 자퇴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학교를 굳이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일 수도 있고, 무기력함에 실망을 해서일 수도 있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고군분투했음에도 불가항력의 상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부소장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부소장

초기와는 다르게 이제는 어느 정도 시스템은 갖춰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들이 마련되었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응하는 매뉴얼도 구체화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두렵고 많은 물음표가 남아있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다른 이에 대한 분노와 불만을 갖기보다는 근본적인 가치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이다. 여전히 1000명을 오르내리는 확진자 발생 상황 속에서 불안으로 가득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모쪼록 지금 남아 있는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뀔 수 있는 새해의 시작이 되기를 소망하며, 교육 현장에서 헌신하고 계신 모든 선생님들께 응원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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