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⓵] 교육 빅데이터위원회 출범.. 자료요구 폭탄 이번엔 사라질까?
[송년특집⓵] 교육 빅데이터위원회 출범.. 자료요구 폭탄 이번엔 사라질까?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12.29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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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일도 실천교육교사모임정책위원/ 전남 화순제일초 교사
김일도 전남화순제일초 교사
김일도 전남화순제일초 교사

[에듀프레스] 우리나라가 OECD에서 조사한 디지털 정부 지수(DGI, Digital Government Index 2019)에서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맞춘 정부의 역할 변화 및 소통과 참여의 문화로 대표되는 Digital By Design 분야에서 많은 득점을 하였습니다. 정부 3.0의 기조에 따라 공공정보의 개방과 부처 간의 장벽 허물기에 많은 공을 들인 결과로 보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정보의 보유와 처리에는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 부처별로 미래의 로드맵으로 AI와 빅데이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수집된 정보의 단순한 제공을 넘어서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사용자의 요구 이전에 먼저 찾아가는 정보 제공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아파트 매매가나 전세가가 급등하는 지역을 찾아내어 표시하거나 자동차 사고가 빈번한 지역을 찾아 원인을 분석하여 알리는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국세청은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하는 과정을 프로그램화하여 업무 간의 착오를 줄이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교육 빅데이터위원회를 만들어 대외적, 대내적으로 제공되는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였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로 다년간의 시범사업과 현장에 정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 전에 학교에서 요구하는 모습과 우려되는 부분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현재 학교에서 입력하는 정보는 크게 대외 제공용 자료와 내부 업무용 자료가 있습니다. 이번 회에는 대외 제공용 자료에 대해서, 다음 회에는 대내 업무용 자료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대외 제공용 자료는 크게 에듀데이터서비스(EDSS)와 나이스 학부모서비스를 통하여 제공되고 있습니다. 에듀데이터서비스에는 학교정보공시자료와 교육통계자료가 학술연구를 위해 원자료형태로 제공되고 있으며, 교육통계서비스(KESS)에는 연보나 분석자료의 형태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나이스 학부모 서비스를 통하여 학교생활기록부의 일부 자료나 건강기록부, 성적 등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개인별 맞춤형 자료는 아니지만 원하는 정보에 대해서는 공개요구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정보를 공개할 준비가 되어있음에도 부처별 자료 형식의 차이나 요구 내용에 따라 별도로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데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정보공시와 교육통계는 그 성격이나 내용이 비슷함에도 교육청 소관부서에 따라 정보공시는 교무실에서 교육통계는 행정실에서 업무를 담당합니다. 자료입력의 시기가 되면 서로 상대 부서를 찾아가 협조를 요구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각자 비슷한 자료를 따로 만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교육 빅데이터위원회가 출범한다면 이런 중복된 자료들이 통합되어 일원화되어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자료를 모으는 범위의 문제입니다. 행정감사나 국정감사 시에 전수조사가 상당히 빈번한데 이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합니다. 사실 이 자료들은 많은 부분 K-에듀파인에 입력되어 있음에도 자료를 수집, 이용하는 체계의 부재로 담당자가 수작업을 통해 검색하고 작성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차후 기능개선 패치를 통하여 자료 요구가 빈번한 분야는 데이터셋을 미리 구축하여 자료를 다시 가공할 필요 없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CCTV 현황, 연도별 정보화기기 현황 등을 해마다 제출하지 않도록 종이로 된 대장이 아닌 K-에듀파인 내부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어서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학교는 매우 정형화된 조직입니다. 교실 한 칸의 크기까지도 법령에 따라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전수조사를 지양하고 표본조사를 하더라도 자료가 크게 훼손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전수조사보다 학교의 크기에 따른 분석자료가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통계는 항상 평균값을 제공하다 보니 학급당 학생이 2명인 시골부터 30명이 넘는 도시학교까지 있음에도 평균으로 보면 과밀학급이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학교급에 따른 차별화된 분석이나 평균값을 심하게 왜곡하는 자료의 예외처리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빅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이 강화될수록 정보업무 담당자에게 업무가 가중될 것은 당연한 순서로 보입니다. 지금도 정보화 교육으로 고민해야 하는 담당자들이 정보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전산 기기 관리로 여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전산 업무를 담당할 인원을 행정실에 배치하고 교원은 본연의 업무로 복귀함이 옳겠습니다. 인력충원이 없는 업무의 추가는 결국 사상누각이 됨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OECD 디지털 정부 지수
OECD 디지털 정부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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