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교사입니까, 경찰입니까? 아니면...”.. 학폭담당교사 청와대 청원
“저는 교사입니까, 경찰입니까? 아니면...”.. 학폭담당교사 청와대 청원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0.12.26 11: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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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프레스 김민정기자] 학교폭력 담당교사의 과도한 업무부담을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만에 3천여명이 넘은 동의를 얻었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지난 25일 ‘저는 교사입니까, 경찰입니까, 학폭민원인 응대 공무원입니까?’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자신을 공립학교 과학교사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학교폭력예방법은 법의 문제이기에 앞서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관련법을 개정해 학교폭력사안으로 고통받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청원글을 올린다”고 했다.

청원글에 따르면 사건은 며칠전 한 학부모로부터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된다. 한 학부모가 74개의 통화녹음이 담긴 파일과 함께 자녀의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알려왔다.

청원인은 그로부터 꼬박 이틀 동안 줌 수업도 미룬채 야근까지 하면서 학생들을 조사하고 신고된 내용을 파악, 학교폭력대책심위원회 사안조사 보고서에 담았다. 그리고 해당 학부모들에게 보호자 의견서를 써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정작 학폭신고를 한 학부모로부터 온 의견서에는 '학교는 교육청으로 학교폭력사안을 넘기는 역할을 넘어 학생들을 주의깊게 관리, 감독하는 것에 소홀함이 없길 바람'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청원인은 “학폭 사안 처리 위해, 공적으로 확보된 모든 시간, 그리고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적인 시간과 노력 및 에너지를 모두 쏟았지만 정작 학생 관리 감독도 제대로 못하는 교사가 돼 버렸다”고 적었다.

또 자신이 가르치는 과학반 아이들에게는 수업도 미루는 ‘나쁜 교사’가 됐고 집에서는 집안일도 못 도와주는 가장이 돼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학교폭력예방법은 법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안은 입법에 관여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말해야 할 사안이겠지만 자신은 이를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해 대통령에게 청원을 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학교폭력담당교사로서 근무하는 저는, 교사입니까, 경찰입니까, 학폭 민원인 응대 공무원입니까?” 라고 물은 뒤 “교사로서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싶고 교사인 삶을 살고 싶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학교폭력사안으로 고통받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다며 교육부과 국회가 논의해 법 개정에 나서줄 것을 청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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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0-12-29 16:53:49
학생인권이라는 명목하에 교권의 상대적 추락이 불러 온 예고된 참사다. 자율과 권리가 주어지는 만큼 책임도 엄중함을 느끼게끔 청소년 처벌 관련 법안의 강화가 시급하며, 이를 학교로 떠넘기는 현행의 학교폭력 관련 사안은 지역사회 유관기관이나 경찰로의 이관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