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시의원한테 항의문자 보낸 공무원을 승진시켜?” 시의회 호통에 조희연 '죄송'
“감히 시의원한테 항의문자 보낸 공무원을 승진시켜?” 시의회 호통에 조희연 '죄송'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11.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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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2년전 서울시의원에게 항의 문자를 보낸 유치원 원감이 지난 3월 공립유치원 원장으로 승진한 것을 두고 교육감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3일 오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 행정사무 감사에 출석, "(시의원에게)문자를 발송,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를 공립유치원 원장으로 승진시킨데 대해 사전에 상세하게 설명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조 교육감은 "항의문자에 대한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해당 원감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특별감사를 실시했으나 최종적으로 교육부 특별징계위원회에서 기각 판정이 나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원장으로 승진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한 이를 승진시켜 죄송하지만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불가피한 사안이었다”며 거듭 양해를 구했다.

앞서 지난 2018년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모 시의원에 유치원 인사 문제를 집중 지적하자 모 유치원 원감이 해당 의원에게 문자를 보내 거칠게 항의,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해당 시의원은 “‘당신 같은 저질인간 때문에 우리나라 미래가 암울하다’.‘다음 선거에서 낙선에 앞장서겠다’라는 내용의 황당한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문제가 커지자 해당 원감은 시의원을 찾아 수차례 자신의 행위를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육감이 예정에 없이 행정사무감사장에 출석, 장문의 사과문을 읽고 고개를 숙인 배경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2020 행정사무감사에서 공영형유치원을 비롯 유아교육 전반에 대한 시의원들의 강도 높은 질의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감의 사과를 방송으로 지켜본 서울교육청 직원들은 “(시의회가)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들을 내놨다. 내년 예산안 확정을 앞두고 있어 교육청이 약자일 수밖에 없지만 2년 전 일을 들춰내 수도교육 수장이 사과까지 하게 한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청 직원은 “적절하지 못한 문자를 보낸 것도 잘못이지만, 왜 저런 문자를 보내게 되었는지에 대해 의회에서도 고민해봐야 한다. 의정활동을 정말 잘하고 있는지 시민과 피감 기관에 의해 평가 받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정상적인 인사 절차를 거쳐 승진한 공무원에게 괘씸죄를 적용,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제삼는 것은 시의회의 월권”이라면서 “오죽하면 교육감이 나설 수밖에 없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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