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곡중 ‘온라인 작가와의 만남’, 코로나시대 새 수업모델 제시
서울 도곡중 ‘온라인 작가와의 만남’, 코로나시대 새 수업모델 제시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11.10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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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작가 명로진 씨 초청 강연, 온라인 생중계

학교서 유튜브 생중계 보거나 집에서 온라인 참여
기자출신 작가 명로진씨가 도곡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기자출신 작가 명로진씨가 도곡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에듀프레스 김창학 객원기자] “평소 생소하게 느끼던 동양 고전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미처 몰랐어요. 작가의 강연을 듣고난 뒤 좀 더 깊이 있게 고전을 읽어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기네요.”

서울특별시 강남구에 소재한 도곡중학교(교장 최철순) 학생들은 요즘 동양 고전 삼매경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온라인 작가와의 만남’이란 이색 행사를 계기로 학생들이 동양 고전을 어렵지 않게 여기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일선 학교의 보수적인 수업 방식을 자연스레 혁신하였다. 코로나19로 학교 행사들이 상당 부분 중단되는 상황에서 일부 학교에서는 온 오프라인을 결합한 블렌디드 러닝의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도곡중학교에서 열린 ‘온라인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들 수 있다. 도곡중에서는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도곡정보문화도서관과 협력하여 신문기자 출신 작가 겸 배우인 명로진 씨(‘14살에 처음 시작하는 동양고전’ 집필)를 초빙, 11월 10(화) 낮 1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90분간 ‘온라인 작가와의 만남’을 열었다.

20여 명의 학생은 도서실에서 행사를 직관하고, 1-2학년 학생들은 교실에서 유튜브 생중계로 시청했고, 3학년 학생들은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도서실 직관자들은 ‘14살에 처음 시작하는 동양고전’을 읽고 선착순으로 신청서를 작성한 학생들 중 선발되었다. 많은 학생들을 직접 행사장에 참석하게 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최소한의 학생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명로진 씨가 집필한 청소년 교양서 ‘14살에 처음 시작하는 동양고전’은 교육청 후

원으로 100권을 미리 제공받아 신청자에게 선착순으로 나눠줘 미리 읽게 했다. 매달 독후감을 제출하는 ‘인성독서 프로그램’의 10월 도서로 선정해 학생들이 미리 읽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으로 내실 있는 교육을 하기가 힘들다고 하지만 도곡중 연구부장 백혜조 씨와 미래인재부 국어교사 이상희 씨, 국어교사 배교선 씨는 발상의 전환을 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집에서 학습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오히려 독서 교육을 내실 있게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평소 학생들의 내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던 이들은 지난 10월 22~23일에도 독서를 통해 깨달은 인성 사례를 발표하는 행사를 성황리에 열었다고 한다.

이번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주관한 교사들은 “인성독서교육의 연장선에서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및 도곡정보문화도서관과 협력하여 마을결합형 행사로 ‘작가와의 만남’을 기획했다”며 “행사가 알차게 진행되면서 도곡중 전교생과 일부 강남지역 학교 학생들이 함께 관람할 수 있게 되어 온라인 행사의 장점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아 기쁘다”고 흐뭇해했다. 외부 기관의 예산과 홍보 등에 도움을 받아 마을결합형 사업의 효과를 봤다고 강조했다.

미재인재부에서 독서교육을 담당하는 교사 배교선 씨는 “올해 학생들의 등교 일수는 훨씬 적었지만, 지난 해보다 매달 정해 주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는 학생 수는 3배나 늘었다”면서 활짝 웃었다. “온라인 교육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오히려 가정에서 독서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여건으로 삼을 수도 있고,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독서에 흥미를 고취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희 교사는 “마당을 펼쳐주면, 레드카펫을 만들어 가는 도곡중 학생들이 정말로 예쁘고 대견스러워 행사를 마련하는 게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면서 “특히 참관한 학생들이 ‘이런 평생에 남을 뜻깊은 행사를 주선해 주신 학교 측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혀 뿌듯하다”고 밝혔다.

최철순 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지만 의미있는 행사를 열고 싶었다”면서 “작가와의 만남이란 뜻깊은 행사에서 학생들이 동양 고전도 접하고, 인성 함양에도 도움을 받아 흐뭇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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