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춘추] 실천(實踐)에서 용이 난다
[교단춘추] 실천(實踐)에서 용이 난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11.09 2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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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에듀프레스] 일찍이 우리가 흔히 사용하던 말 중에 ‘개천에서 용 났다’란 말이 있다. 이는 미천한 집안이나 변변하지 못한 부모에게서 훌륭한 인물이 나는 경우를 이르는 말로 박완서 작가의 『휘청거리는 오후』에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글쎄···무자비한 것하곤 좀 다르겠지만 우리 집에선 나보고 개천에서 용 났다고 그러지." "그래? 참 우습네. 민수씨가 무슨 출세를 했다고?" "나 정도가 개천에서 용 난 걸로 보이는 게 우리 집 가정환경이고 우리 집 생활 정도야." 바로 출세와 동격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개천에서 용이 난 사례는 무엇일까? 수많은 사례가 전해져 온다.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보자. 브라질의 전설적인 축구선수 가린샤는 절대로 선수가 될 수 없었다. ​그의 양쪽 다리는 길이가 매우 달랐다. 왼 다리는 밖으로 휘었고 오른 다리는 안으로 휘었다. ​

그를 진찰한 소아과 의사는 그가 장애인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휜 다리의 천사’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음을 증명했고 축구 역사상 최고의 드리블을 구사한 최상급의 선수로서 브라질의 월드컵 우승에 두 번이나 도움을 주었다.

1962년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그가 보여주었던 최상의 기량은 칠레의 신문 <머큐리오>로 하여금 “가린샤는 어느 행성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 이 믿기 힘든 축구 스타의 이야기는 개천에서 용이 난 대표적인 이야기로 전해온다.

이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성경에 나오는 요셉의 이야기다. 형들에게 미움을 받아 외국에 노예로 팔려 갔고, 주인 아내의 협박을 받았고, 그녀의 근거 없는 모함으로 옥살이까지 했지만, 이집트의 총리가 되어 그의 전 가족을 기근에서 구해냈다. 이 위대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이 난 사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입신양명(立身揚名)’, 가문을 일으켜 출세하고 이름을 드높인다는 이 말은 우리 사회 모든 사람의 욕망이자 꿈이다. 과거 대한민국에서 고등고시 합격은 바로 입신양명하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이는 과거제도에 응시하여 장원함으로써 출세(出世)하는 것이었다.

전국 어디서나 고시에 응시하려는 젊은이들의 꿈은 늘 있어 왔고 출신 지역과 부모의 경제적 능력의 한계를 넘어 얼마든지 입신양명하는 길은 열려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역경극복의 사례로 개천에서 용이 난 실례를 많은 사람들이 보여줌으로써 사회적 계층이동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1972년, 인기 절정의 KBS 국민 드라마 <여로>에서 말더듬이 아버지와 현모양처인 어머니 사이에서 어렵게 자란 외아들의 고등고시 합격은 바로 전형적인 입신양명의 경우였다.

하지만 시대는 흘러 현재의 우리 사회는 궁극적으로 부(富)가 대물림하고 신분이 상속되는 사회가 되었다. 그래서 과거처럼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다는 실화(實話)가 있어야 희망이 있는 미래가 펼쳐진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지금 우리 사회는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돈 없고 배경 없는 부모는 아이에게 잔소리할 자격도 없는 시대가 되었다. 올라갈 나무는 일찍이 쳐다보질 않는, 포기에 빠른 가난한 삶이 남 이야기 같지 않은 것이 한때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상류사회>에 몰입하게 만든 힘이 되었다. 이미 ‘금수저, 흙수저’ 논란은 젊은이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신분을 벗어날 수 없는 희망을 잃은 사회 ‘헬조선’이라 부르는 그곳이 바로 지금, 여기 우리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디에서 용이 날까? 운동 스타들의 경우를 보자. 과거 박지성 선수가 한 말을 회상해 본다. 다음 날 경기에 나가서 자기가 승리하거나 골을 기록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이미지화하면 이것이 현실로 이루어진다고 고백한 바 있다. 자신이 경기장에서 볼을 드리블하여 상대방 선수를 제치고 멋지게 골을 넣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면 그것이 다음 날 현실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김연아 선수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피겨의 여왕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시켰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적부터 혼자서 외롭게 외국에서 유학하면서 생생하게 꿈을 꾼 세계적인 프리마돈나로 인정을 받으며 마침내 현실로 만들었다.

이런 경우들은 결국 무엇이 꿈을 실현시킨 원동력이었을까? 꿈을 꾸며(Dream) 시간을 투자하면서(Time) 목표(Objective)를 설정하고 (D+T=O), 이 목표(Objective)를 행동(Action)으로 실천하면 성공(Success)하게 된다 (O+A=S). 생생하게(Vivid) 꿈을 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e)는 VD=R의 공식은 이미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되었다. 결국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행동화하여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제는 실천에서 용이 난다. 일찍이 영원한 고전 『논어』에서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가르침을 전한다.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며,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라고. 또 “배우기만 하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으며,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위태롭다.”는 가르침도 있다.

누구나 생각하고 꿈을 꾸지만 실천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망상(daydream)에 지나지 않는다. 성공은 실천에서 비로소 뒤따른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다시금 가슴 속에 깊이 새겨야 한다.

우리가 21세기 영웅으로 생각하는 애플사의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대학 재학 중에 중퇴를 하고 친구와 함께 자신의 집 창고에서 창업을 하였다. 자신이 생각하던 컴퓨터 사업을 행동으로 실천한 것이다. 온갖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그의 창의적인 사고는 행동으로 빛났으며 오늘날 우리에게 천재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와는 반대의 사실도 있다. 어느 시골 농부는 자신의 산에 금맥이 있다는 것을 알고 금맥을 캐기 위하여 산을 파들어 갔다. 그러나 마지막 광맥에 도달하기 30cm 전방에서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산을 타인에게 매매하였다. 그 산을 매입한 사람은 실천으로 믿음을 행동화하여 바로 금맥을 캐내는 행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누가 최종 승리자일까? 그는 임계점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역경의 고비를 넘긴 실천력에서 나온다. 세계 최고의 부자 중의 한 사람인 워렌 버핏은 자신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투자한 주식에는 오랜 시간을 들여서 값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실천력이 돋보인다. 그가 성공한 이유는 개미 군단의 보통 투자자보다 오래 인내하고 기다리는 실천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야기를 보자. 마시멜로 이야기로 유명한 스탠포드 대학교의 실험이다.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주면서 일정 시간을 기다린 아이에게는 2배의 마시멜로를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유혹에 약해서 그만 자기 앞에 있는 마시멜로를 먹어버렸다. 하지만 일부는 끝까지 참고 기다려서 나중에 맛있는 마시멜로를 2배 더 받았다.

후자의 아이들이 졸업 후에 성공한 비율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것은 참고 기다리는 행동과 실천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이처럼 실천함으로써 성공하고 그곳에서 용이 난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던지는 강력한 메시지다.

오늘 이 순간도 자신의 꿈을 생생하게 꾸며 참고 기다려 실천하는 아이들에게 성공의 열매가 주어질 것이다. 따라서 학교 교육도 아이들에게 이를 가르쳐 일깨워 주어야 한다. 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끈기 있게 실천해야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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