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교실 파업전야 .. “우리더러 학교를 나가라고? 당신들 뜻대로 안될 것”
돌봄교실 파업전야 .. “우리더러 학교를 나가라고? 당신들 뜻대로 안될 것”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11.05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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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전담사 파업투쟁 결의문, “전일제 수용해야 파업 중단”

“우리 요구 무시하면 교육공무직 모두 참여한 총파업 결행”

“한꺼번에 모두 이룰 생각 없어 .. 신뢰 보이면 학교로 갈 것”

돌봄전담사 노조가 제공한 초등돌봄 파업 지지 교사들 영상 모음.

돌봄전담사 노조가 제공한 초등돌봄 파업 지지 교사들 영상 모음.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돌봄교실이 없었다면 수많은 가정의 일상이 붕괴했을 것이다. 수고했단 말은 못할망정 학교를 떠나라니 기가막힌다. 우리가 굴러온 돌인가. 당신들 뜻대로 가만히 밀려나지 않을 것이다.”

돌봄전담사 노조는 6일 파업을 앞두고 공개한 파업투쟁 결의문에서 교육당국을 강하게 비판하며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결의문은 “닫힌 교문을 열고 유일하게 아이들을 품어온 돌봄교실이었다. 그런데 누구를 위해 지자체로 나가라 마라 하느냐”며 격앙된 어조로 시작한다.

이어 “‘수고했어요’ 말 한마디 못할망정 돌봄노동자는 학교를 떠나라니 기가막힌다”며 “학교돌봄이 절실한 만큼 공적 돌봄을 지키는 투쟁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아이들은 왜 힘들고, 돌봄노동자는 왜 지쳐가며, 교사들과 원치 않는 다툼을 해야 하는지 그토록 말해 왔건만 듣지 않던 교육당국이 파업 한다고 하니 이제야 만나자고 한다”면서 “(그들의) 무책임에 분노가 치민다”고 정조준했다.

파업에 참여하는 돌봄노동자들이 파죽지세로 늘어나는 것은 교육당국이 우리(돌봄전담사)를 어떻게 취급해 왔는가를 보여주는 반증이라고도 했다.

결의문은 이어 “긴급돌봄을 지켜온 우리는 당신들에게 긴급한 존재인가? 값싼 도구인가?”라며 반문하고 “이제와서 학교에서 나가라고 하니 우리는 굴러온 돌에 불과했느냐”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만히 밀려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운명을 당신들이 결정하게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학부모들에게는 도저히 참을수 없는 상황이기에 파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해를 구했다.

돌봄노조는 결의문에서 “십년의 무시와 차별을 견디고 코로나에도 쉬지 못한고 아이들을 위해 참았다. 또 가족을 보고 참아왔다"며 "그러나 이젠 그럴수 없는 상황에 닥쳤다”고 파업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이어 “학교 돌봄운영을 지자체로 떠넘기고 민간위탁 수익 활동을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고 언급하고 “(온종일돌봄특별법) 추진을 중단하지 않으면 파업도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시간제 땜질 돌봄을 멈춰야 파업도 멈출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문은 또 6일 파업을 일종의 경고파업으로 성격을 규정했다. 자신들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2차 파업을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지는 투쟁은 돌봄뿐만 아니라 전체 교육공무직 노동자의 더 큰 요구와 총파업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돌봄전담사 파업을 지지하는 한 초등교장이 돌봄노조에 보낸 격려메시지와 성금. (사진 돌봄노조 제공)
돌봄전담사 파업을 지지하는 한 초등교장이 돌봄노조에 보낸 격려메시지와 성금. (사진 돌봄노조 제공)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화와 타협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결의문 말미에 “우리는 모든 요구를 단번에 이루려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성실한 교섭으로 신뢰와 희망을 보여준다면 서둘러 아이들 곁으로 돌아갈 것이다”고 밝혔다. 

 파업 이후 교육부가 제안한 협의체에 참여 할 수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돌봄노조는 “공적 돌봄을 위해 정부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면 우리의 헌신도 투입할 수 없다"며 이제 교육당국이 답을 할 차례”라는 말로 결의문 끝을 맺었다.

한편 돌봄전담사 노조는 6일 교육부를 비롯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파업 투쟁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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