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 인터뷰] “수능 응시율 하락이 두려운 이유는?"
[에듀 인터뷰] “수능 응시율 하락이 두려운 이유는?"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10.26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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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재 광주숭덕고교사, 수능성적 없이 대학진학 크게 늘어

수능은 상위권 독무대 .. 하위권 학생에겐 낙인찍는 극한체험
장광재 광주 숭덕고 교사
장광재 광주 숭덕고 교사

“모든 학생들이 꼭 수능시험을 봐야 할 필요는 없어요. 이미 수능 성적 없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고 최적학력기준을 폐지한 대학도 많습니다.

수시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에게는 거의 의미 없는 시험입니다. 게다가 지난 3년 동안 내신 상대평가에 의해 철저히 패배감을 맛본 학생들에게 수능으로 마지막까지 낙인을 찍어야 할까요? 상위권 학생들 밑바닥 깔아주는 수능을 이제 거부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수능은 꼭 필요한 학생만 보도록 주장하고 나서 화제다. 주인공인 대입제도 전문가로 유명한 장광재 광주 숭덕고 교사.

그는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수능의 위상이 지나치게 과대포장돼 있고 다수에게 효용성 없는 시험에 너무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시접수가 끝나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에는 수능이 한낱 통과의례에 불과하고 하위권 학생들에게는 극한체험이나 다름없다"며 "많은 학생들이 수능시험장에서 시험지를 받자마자 엎드려 자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교 교육과정과도 일치하지 않고 고3 교실을 황폐화시킨 입시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수능은 수능이 필요한 학생들만 응시하도록 하는 운동이 교육현장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교사는 26일 에듀프레스과 가진 인터뷰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및 ▲고교 교육과정과 수능 불일치, ▲하위권 학생들의 의미 없는 희생, ▲수능 응시율 감소 등을 들어 수능은 이미 효력을 다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비교적 많은 학생들이 이미 수능 성적 없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고 수시와 정시를 포함해 수능성적이 대학입시에 꼭 필요한 대학은 서울시내 유명 대학을 포함 거점국립대학 정도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다수의 학생들은 수능시험에 응시할 필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형료를 부담하면서까지 하루를 소비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교육과정과 수능 불일치도 문제로 지적했다. 2015교육과정은 문이과 통합으로 운영되지만 수능에서는 엄연히 문이과가 구분돼 있다는 것. 특히 현행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있어 응시과목이 제한된 수능과 괴리가 크다고 했다.

더구나 수시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아 내신위주 공부를 하다보니 정작 학교에서는 수능 준비가 부족하다면서 이로인해 수능은 재학생보다 재수생에게 유리한 구조가 되고 고등학교는 사실상 4년제 학교가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장 교사는 또 학위권 학생들이 언제까지 상위권 학생들의 밑바닥을 깔아줘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하위권 학생들은 수능을 치를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 최근 학생들 사이에 이같은 수능 거부 움직임도 감지되는 것이 사실이다. 수능 응시율은 지난 2002년 97.2% 였지만 작년엔 88.3%로 떨어졌다.

장 교사는 하위권 학생들의 수능거부는 상위권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평균 성적은 오르지만 표준점수는 낮아져 수능 변별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994년 처음 시행된 수능은 오는 2022 교육과정에 맞춰 새로운 개편을 앞두고 있다. 장 교사는 "수능을 포함 입시제도를 학령인구 감소와 고교학점제 등 새로운 교육환경에 맞춰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학년 2학기가 되면 사실상 고교 교실이 황폐화돼 모든 부담을 교사들이 떠 안아야 하는 현실"이라면서 "이를 개선하고 고교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능 자격고사화 등 과감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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