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 현장] 신행성·엑시트, 밀레니얼 교사를 위한 새로운 ‘판’을 깐다
[에듀테크 현장] 신행성·엑시트, 밀레니얼 교사를 위한 새로운 ‘판’을 깐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10.09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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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프레스 윤휘건 객원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중반~2000년 생을 말한다. 2020년 교육계에는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의 바람이 불고 있다.

봄에는 밀레니얼 교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가 나왔고 여름에는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의 활동무대를 자처하는 새로운 플랫폼 두 곳이 잇달아 등장했다. 바로 밀레니얼 교사들의 성장 커뮤니티 <신행성>과 창작콘텐츠 플랫폼 <엑시트(EXIT)>이다.

밀레니얼 세대 초등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들은 교직 이외의 관심사가 다양하고 N개의 정체성을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그들은 교사라는 정체성 외에 또 다른 정체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글쓰기, 사진, 댄스, 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탐닉하고 상당한 내공을 쌓는다. 그들 중에는 겸직허가를 받아 ‘N잡러(직업이 N개인 사람,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로 활동하는 교사들도 많다.

신행성과 엑시트는 ‘다양한 재능을 지닌 초·중·고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이 자신의 재능을 다른 교사들과 함께 나누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판을 제공한다’를 모토로 한다. 한마디로 교사들의 N개의 정체성 추구를 인정하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들이다.

신행성은 교사출신 대표와 두 명의 현직 교사가 만든 교사 성장 커뮤니티이다. 전해림 대표는 중학교 체육교사를 퇴직하고 N잡러로 활동하고 있다. ‘35세 이전 퇴직’을 목표로 선언한 현직 교사 ‘프레서(닉네임)’와 학교 안과 밖 활동의 균형을 추구하는 현직 교사 ‘퇴근맨(닉네임)’이 함께 한다.

그들은 밀레니얼 교사이기 때문에 부딪혀야 했던 답답한 벽과 그것을 돌파하고자 애썼던 경험들을 나누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교사들에게는 ‘판’이 없다”라는 아쉬움을 공유했고, 그 판을 직접 만들자는 뜻을 모으게 되었다.

신행성에서 활동중인 교사들.

신행성에서 활동중인 교사들.

세 사람은 “여러 가지 페르소나를 가지고 살아가는 밀레니얼 교사들에게 학교는 나의 정체성을 모두 담을 수 없는 공간이다. 그 때문에 학교 밖으로 눈을 돌리거나, 외롭게 내적 방황을 하며 혼란을 겪고 있는 교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상황을 교육계가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밀레니얼 교사들을 위한 새로운 성장 무대가 본격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신행성의 취지이다.

그래서 신행성은 2020년 여름, ‘교사들의 판을 깔자!’ 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새로운 ‘新(신)’ 교사들의 서식지를 만들어보자는 ‘작당’을 시작했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교사들이 카톡방에 모이게 되었고, 상황에 맞게 온·오프라인으로 프로젝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기 전이었던 8월 초에는 첫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교사를 바꾸는 시간(교바시)> 행사를 주최하여 30여 명의 교사가 강연에 참석했다. 이후에는 특기를 가진 교사들이 직접 프로젝트를 개설하면 해당 프로그램에 관심있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We성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신행성의 멤버들이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신행성과 함께하는 교사들이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변화를 위한 용기 있는 첫걸음을 내디딜 때이다. 그들은 새로운 관점으로 지금 교육을 바라보는 젊은 교사들이 교육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아내리라고 믿는다.

엑시트는 밀레니얼 세대 교사를 위한 교육 스타트업이다. 엑시트는 프로젝트 라운지, 창작품 마켓, PDF 전자책방의 컨셉으로 교사들이 다양한 분야의 자율연수와 모임 등을 주최하고 디지털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엑시트의 운영 원칙은 교사의 창작 활동을 촉진하고 아이디어 기획을 지원하며, 이에 대해 창작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면서 교사의 저작권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엑시트 카테고리 화면

엑시트 카테고리 화면

엑시트는 기존 기업형 교원원격연수원이나 창작콘텐츠 공유 플랫폼에서는 원작자인 교사의 노력에 비해 턱없이 적은 보상이 이루어지거나 저작권이 지켜지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고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 수업자료나 교육 아이디어가 단순히 유료화되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교사들이 배우고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의 노력을 존중하며 ‘유료일 때 완성도가 높아지는 콘텐츠’를 제작‧판매하는 문화를 지향한다.

프로젝트 라운지는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강연 및 자율 연수를 주최하는 공간이다. 자발적으로 지원한 교사 크리에이터들이 다른 교사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엑시트는 계약에 명시된 강사비를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한다.

현재 교사 대상 영어 글쓰기 첨삭 프로젝트, 교사의 삶 돌아보기를 위한 상담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고 있다. 창작품 마켓은 교사가 창작한 환경미화, 학급운영 자료를 공유하는 공간이고 PDF 책방은 교사만을 위한 온라인 서점이다. 교사가 창작한 원고를 PDF 포맷의 전자책으로 출판하여 판매 부수에 따라 저작권 사용료를 창작자에게 지급한다.

엑시트는 정식으로 출판업 등록이 되어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는 PDF전자책방 기준에 따라 국제도서 번호 부여 및 저작권 보호가 가능하다. 학급 경영 팁, 수업 노하우, 어린이 문학 등에 관한 전자책을 출판할 수 있다.

엑시트 역시 교사들의 창작 활동 지원 외에 강연 등 공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9월에는 교사들이 자신과 학교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토크 프로그램인 ‘한풀이 작당대회’와 열정적인 학교 생활과 자아성찰을 돕는 두 교사 열정기백쌤과 송은주쌤의 멘토링 강연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안정규 대표는 “선생님들이 교육 분야에서의 성장과 더불어 ‘교육 이외의 분야’로도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꿈꾼다. 그로써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선생님이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교육을 위하고, 아이들을 위하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엑시트>의 철학을 전했다.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을 위한 두 플랫폼은 2030 교사들이 무한한 성장 욕구를 해소하고 자아 탐색을 실컷 해나갈 수 있는 새로운 장이다. 유명 강사를 필두로 하여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형식이었던 기존 연수원 프로그램들과는 시작부터 다르다.

아이디어가 있는 교사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고 자신이 관심 있는 프로젝트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는 자발성도 전에 없던 재미를 이끌어 낸다. 시대를 이끄는 젊은 교사들의 요구에 발맞춰 태어난 두 플랫폼의 탄탄한 성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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