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오전·오후반 도입.. 교육현장 “수용” “거부” 뒤죽박죽
유은혜, 오전·오후반 도입.. 교육현장 “수용” “거부” 뒤죽박죽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10.06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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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교육청, “학교 밀집도 높아지고 교사·학부모 부담 커” 난색

충남교육청은 구체적 운영 사례 제시.. 오전·오후반 운영 적극 추진 모색

교육부, 시도교육청 의견수렴 다음 주 준비기간 거쳐 19일부터 시행 추진
유은혜 교육부총리가 한 초등학교를 방문, 등교수업 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유은혜 교육부총리가 등교수업을 늘리기 위해 수업시간을 오전·오후반으로 나누는 방안을 마련, 이르면 12일부터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데 대해 서울 등 수도권 교육청들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충남 등 일부 시도교육청은 오는 21일부터 오전·오후반 시행을 적극 검토하는 등 교육계가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유 부총리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석 연휴가 특별방역기간이 끝나는 오는 12일부터의 등교수업 방안을 주말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년별로 오전 오후 등교하거나 오전 오후반을 나누는 등 지역별 학교별 특성에 맞는 탄력적 학사운영을 통해 등교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오전·오후반 운영이 오히려 학교내 밀집도를 높이는 부작용이 클 뿐 아니라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에게 더 많은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 등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 교육청은 오전·오후반 운영에 회의적이어서 실시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오전·오후반 도입에 대해 “학교 밀집도를 낮추는 효과도 의문일뿐더러 교사들의 수업부담을 늘리고 맞벌이가정 등 학부모들 역시 반대가 클 것으로 예상돼 현재로선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반 학생들은 오전부터 돌봄교실에서 생활하고 오전반도 대부분 오후 시간을 돌봄교실에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사실상 전학년 등교나 다름없어 거리두기 의미가 없다”고 했다. 학교급식도 오전과 오후반 모두 제공하게 돼 급식실 인력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교사들의 업무부담이 가중돼 반발이 클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오전·오후반으로 분반해서 운영하거나 오전엔 등교수업, 오후엔 원격수업으로 운영할 경우 교사들이 하루 종일 수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어 부담이 크다”고 했다.

또 “많은 학생들이 오후엔 학원 등에서 사교육을 받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세종, 충남 등 일부 시도교육청은 오전·오후반 도입에 긍정적이다. 충남교육청은 7일 각급학교에 공문을 보내 오전·오후반 도입 운영 지침을 통보했다.

충남교육청은 초등 1~2학년은 매일등교를 실시하고 3~6학년은 학년군별로 오전·오후반 수업을 시행하는 방안을 제시한 뒤 학교 자율로 정하도록 했다.

구체적 운영지침도 예시들 들어 설명했다. 3~4학년은 월,화,수요일은 오전 등교수업, 5~6학년은 원격수업으로 하고 목~금요일엔 3~4학년이 원격수업, 5~6학년은 등교수업 등 교차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점심 급식도 시차제를 적용, 오전 등교반은 11시40분~12시 20분, 오후 등교반은 12시 30분~13시 20분까지 각각 운영토록 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주까지 오전·오후반 등 등교수업 다양화 방안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의견을 수렴, 주말쯤 발표한 뒤 다음주 일주일간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19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전·오후반 운영, 학년별 분반 운영, 학년별 시차 운영 등 탄력적 학사일정 운영방안을 제시, 시도교육청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시행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중등학교의 경우 교사들의 수업부담이 늘어난다는 지적이 많아 방역인력 지원 등 추가 인력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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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 오전오후반 수업 관련 공문 사본.
충남교육청 오전오후반 수업 관련 공문 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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