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지난 3월 이후 담임교사로부터 전화 한 통 오지 않았습니다. 과제물 던져주고 인터넷 영상보게하고 피드백은 전혀 없습니다. 오롯이 부모 몫입니다. 교사들 업무 태만이 심각합니다. 월급주지 마세요.”
최근 경기도교육청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자신을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으로 소개한 작성자는 초등학생 자녀의 원격수업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을 적어 공개했다.
그는 “교사들이 학생 교육이라는 본분을 저버린 채 학습지도는 물론 학생과의 소통이라는 기본적인 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사가 학습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학생들이 올린 과제물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자신의 반 아이들이 글자를 잘 쓰는지, 셈을 잘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교사의 기본 아니냐”고 되물은 뒤, “교사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기초학력미달 학생 구제한다며 또 다른 담당자를 뽑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나랏돈 삼키지 말고 정당하게 일해야 한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기억하라”고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지난 2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일 안하고 월급 받는 집단”이라며 교사들을 비판한 데 이어 이번엔 인터넷 게시판에서 ‘놀고먹는 교사’ 논란이 재연된 셈이다.
이 글은 순식간에 서울과 경기지역에 확산됐다. 교육계 안팎의 반응은 착잡했다. 교사집단엔 불쾌감과 자성론이 뒤섞였다. 학부모들은 서운함과 애정이 교차했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경기교사노조. 게시판에 오른 글을 ‘불량민원 무차별 배포사건’ 또는 ‘교사 싸잡아 욕보이기 문서 배포 사건‘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관할 경기도교육청에 해당 문서 유포자를 찾아 경위를 파악할 것을 요구하는 등 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전체교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부적절한 내용인 데다 근거 없는 민원으로 해당교사를 압박하는 행위여서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는 것이다.
SNS에서도 속상한 심경을 토로하는 교사들의 글들이 올라왔다. 한 중학교 교사는 “교사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너무 괴롭고 안타깝다. 열심히 하는 선생님들이 너무 많은데 그분들이 상처 받고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게시판에 올라온 학부모의 글을 읽으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일부의 문제점을 지나치게 부각할 경우 열심히 하는 선생님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을 질책보다 교사들을 격려하고 믿음을 주는 것이 더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학부모들은 교육현장에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 자녀를 두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큰 아이 담임교사는 과목담임제 등을 통해 열정적으로 줌 수업을 하고 있는 반면 작은아이 담임은 1학기 내내 EBS만 틀어준게 고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문자 한 번 전화 한 통 없이 EBS만 보게 하는 교사들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1학기 동안 알림장 두 번 받은 게 고작”이라며 “그렇다고 항의하기도 뭣해 속으로만 끙끙거리고 있다”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자신을 전직 교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학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수업의 질이나 지식의 깊이가 아니라 정성”이라면서 “바쁘고 힘들더라도 전화하고 소통하고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학부모가 진정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 선생님들도 힘들겠지만 학부모들은 죽을 지경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도 알아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교사와 학부모 간 날선 공방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대다수 학부모들은 교사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보냈다. 교사들도 코로나에 신음하는 학부모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나왔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학부모 방모씨는 “온라인이지만 꼼꼼하게 지도하는 선생님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이라면서 “어려운 상황일수록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토닥이며 슬기롭게 이겨내 예전의 시끌벅적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교사는 “놀고먹는 사람은 어느 집단에나 있다. 팀별과제를 수행할 때도 무임승차하는 아이들이나 직장인도 많다. 교사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했다.
그는 “물론 교사는 특수한 직업이기에 아이들을 케어하는 것이 역할이 아니라 책임감일 수 있지만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교사가 그렇지 않기에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말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모두가 모두를 위협하는 상실의 시대, 교사는 정성을, 학부모는 신뢰의 힘을 보여줄 때 ’마음의 校門‘은 열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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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내용도 확인안하고 틀린 내용을 그대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