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기 서울 동답초 교장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의 영화 축제 초대합니다.”
이영기 서울 동답초 교장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의 영화 축제 초대합니다.”
  • 최희윤 기자
  • 승인 2020.08.28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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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답초등학교 이영기 교장
서울동답초등학교 이영기 교장

[에듀프레스 최희윤 기자] “아이들이 직접 영화를 제작하는, 오로지 어린이들만을 위한 영화 행사는 저희가 유일하죠”

서울동답초등학교 이영기 교장은 그렇게 말하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진정된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다시금 확산됨에 따라, 이 교장은 27일 <에듀프레스>와 비대면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그럼에도 ‘서울어린이 창작영화제’에 대해서 묻는 질문에 그의 목소리는 한껏 밝았다.

“학교 큰 행사 중에 하나입니다. 학생들은 물론 다양한 지자체와 함께 한다는 점에서 더더욱이요. 학생들이 좋은 영화인으로 자랄 수 있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오는 10월 29일 동대문구체육관에서 개최되는 ‘서울어린이 창작영화제’는 벌써 5회째를 맞고 있는 명실상부한 영화 행사이다. 영화제의 또 다른 명칭인 ‘아해’가 보여주듯, 어린이 스스로 기획하고, 작가, 배우, 촬영감독, 스텝, 연출자 등이 되어 영화를 제작한다는 취지이다.

이를 위해 동대문구청과 서울시동부교육지원청, 서울시교육청, 영화진흥위원회, 재외동포재단 등의 후원을 포함해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의 행사 진행 지원으로 이루어진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화촬영을 하는 동답초 학생들
영화촬영을 하는 동답초 학생들

영화제 시작 계기가 무엇인가?

시작은 전임 교장 선생님의 아이디어부터였다. 동답초가 1984년도에 개교했는데, 이 학교의 부지가 바로 이전 답십리 ‘한국영화촬영소’ 부지였다. 촬영소의 정식 명칭은 ‘대한연합영화주식회사’로 홍상수 감독의 부친인 홍의선 선생이 영화산업 육성을 위해 세웠다. 한국영화촬영소는 1960년대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촬영소로 그때 당시 최신식이었다. 그만큼 당시 유명한 원로배우나 작품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아쉽게도 70년대 없어지게 되었지만, 영화마을 복원을 기대하는 지역사회의 바람과 영화 인재 육성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2016년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학생들 포함 주위 반응은 어떤가.

학생들 본인부터 자부심이 굉장히 크다. 다른 학교에는 없는 우리 학교만 하는 행사이기도 하고, 학교 내에 전문적인 환경에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영화 체험실이 이미 있기에 더 좋아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역 주민들도 이러한 행사를 좋게 바라봐 주고 있다. 동대문구청에서도 지원을 통해 관심을 주고 있다.

보통 영화제를 하면 총 얼마 정도의 작품이 응모가 되나?

순수하게 아이들의 손으로 제작하다 보니, 응모작품이 다른 일반 영화제와 비교했을 때 많지는 않다. 작년 기준으로 약 130편이 응모되었다. 이번에는 응모 부분이 신설되어 더 많은 작품이 응모될 것으로 기대한다.

환경재단과 협력하여 영화제에서 환경 부문을 신설한 걸로 알고 있다. 그 이유가 있나?

우리 학교와 환경재단은 이미 업무협약이 채결된 상태로, 이전부터 다양한 교류를 하고 있었다. 최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지 않은가. 그만큼 아이들에게 환경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영화제에 환경분야를 신설해 개최를 하면, 아이들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환경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교육의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돼서 신설하게 되었다.

55초 영화 부분도 신설이 되었다.

그렇다. 55초 영화 부분은 아이들이 영화에 좀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해 개설한 부분으로, 5월 5일 어린이날을 차용해 이름 붙였다. 가족, 사랑 등 어린이와 관련된 주제로 영화를 제작한다. 예를 들면, ‘엄마의 손’을 두고 영화를 찍는다고 가정했을 때, 각각의 아이들이 보기에 엄마의 손은 다양하지 않은가. 일하느라 거칠거칠할 수도 있고, 나와 같이 손이 길쭉할 수 있고… 이렇게 어린이 자신과 관련된 다양하고 쉬운 주제로 영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신설했다.

영화제 기간 내, ‘영화 체험 코너’를 운영한다는데, 이게 정확히 어떤 건가

전국으로 다시 코로나19가 확대되면서, 현재 계획했던 거와 다르게 운영 방향이 불투명해졌지만, 영화체험 코너는 저희 학교에서 진행하는 영화교육과정의 축소판이라고 보면 될 거 같다. 사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본인들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한다. 현실적으로 그러한 여건이 부족하기도 하고. 그런 아이들이 영화제 관람을 왔을 때, 영화제작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체험부스를 개방하는 것이다. 영화 촬영 방식에 대해 배우고, 만드는 과정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홍보관도 같이 운영될 예정이다.

올해는 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셨는데, 이렇게 되면서 이번 영화제가 변화한 점은 무엇인가?

우리 학교가 먼저 협약 제안을 했다. ‘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는 우리 학교와 비교했을 때 영화제 관련해서 선배이다. 이미 8회나 개최가 되었고, 해외에서도 참여할 정도로 규모도 우리보다 훨씬 크다. 그러다 보니 성인들 응모작이 대부분이다. 우리 영화제가 추구하는 건 어린이가 직접 만든 영화이다. 서로 조금은 다르지만 비슷한 점들이 있기 때문에 일종의 윈윈(win win) 관계로, 우리는 구로어린이영화제에게 그들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나 네트워크 등을 도움 받고, 반대로 구로어린이영화제는 우리에게 어린이들만이 할 수 있는 영화제 관련 방식을 도움 받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서로 더 다양하고 체계적이게 영화제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출품 작품들은 영화제 기간 내 말고 또 다른데 이용되기도 하나?

네이버TV를 통해 공유 되고, 홍보영상으로도 쓰일 예정이다. 학교 내 자체 상영회도 가진다. 또한 동대문문화회관 1층 답십리촬영소 영화전시관에 영화 상영실이 있다. 거기서 아이들의 영화를 상여할 예정이다.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이 관람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표현 활동수업을 하는 동답초 학생들
표현 활동수업을 하는 동답초 학생들

학교 내에서 영화 관련 혹은 예술적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 어떤 교육 및 지원을 하고 있나?

아까도 말했다시피, 학교 내에 영화 체험실이 있다. 분장 도구부터 시작해 촬영 기기, 편집 등 연화 제작 전반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올해부터 창제 시간 등을 활용해 1~2학년은 반별로 돌아가면서 연극요소 움직임 표현활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5~6학년은 좀 더 본격적으로 영화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실제 시나리오 작가를 투입해서 시나리오 쓰는 방법 등을 배우고, 실제 시나리오를 쓴 후 피드백도 받는다. 또한 공문을 통해 다른 학교 아이들과 같이 영화동아리 관련 여름방학캠프를 가지기도 했다. 전반적인 예술적 소양을 길러주기 위해 1~2학년은 발레를 3~4학년은 바이올린 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영화제를 통해서 학생들이 협력, 그리고 창의성 등을 배우길 원한다고 개최 목적을 밝힌 걸로 알고 있다. 이게 학교의 교육비전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나?

우리 학교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추구하고 있다. 제가 생각하기에 교육은 “생동감(生動感)”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생(生)은 말 그대로 살아있다는 걸 뜻한다. 즉, 아이들이 꿈을 가진 생명력 있는 사람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동(動)은 움직인다는 것을 뜻한다. 아이들은 위해서 교육공동체 및 선생님과 학부모 그리고 지자체가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움직임으로서 아이들을 위해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감(感)은 자신의 감동스토리를 써나가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교육은 어른의 것을 그대로 주는 것이 아닌, 아이들 자신 본연의 것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즉, 아이들 자신이 원하는 꿈과 인생에 대한 감동적인 스토리를 써나가게 만들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추구 방향이 영화화 맞닿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도 ‘생동감’으로 이루어진 장르가 아닌가. 아이들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창의적인 인재로 자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학교의 자랑거리를 넘어 ‘서울어린이 창작영화제’를 내실 있는 학교의 전통으로 공고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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