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라도랑 놀지마".. 서울시교육청 배포 혐오금지 만화 특정지역 비하 논란
[단독] "전라도랑 놀지마".. 서울시교육청 배포 혐오금지 만화 특정지역 비하 논란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08.27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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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가 제작하고 서울시교육청이 배포한 혐오금지 교육용 만화 한장면. 전라도 애들이랑 놀지 말라고 했다는 말풍선이 그려져 있다.
국가인권위가 제작하고 서울시교육청이 배포한 혐오금지 교육용 만화 한장면. 전라도 애들이랑 놀지 말라고 했다는 말풍선이 그려져 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하고 서울시교육청이 초중고교에 배포한 혐오 차별 금지 교육용 만화에 특정지역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겨 파문이 일고 있다.

혐오차별 금지 교육을위해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웹툰 형식으로 그려진 이 만화의 제목은 '혐오표현을 멈추세요", 총 16 쪽 분량의 만화다. 

무대는 좋은 중학교 앞.  여학생 셋이 놀고 있을때  남학생 한명이 등장한다. 그러자 여학생은 등을 돌리며  “엄마가 전라도에서 온 애들이랑 섞이지 말랬거든”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같이있던 또래 친구들이 “까르르” 웃고 “아 어떡해” 하며 같이 키득 거리는 장면이 나온다. 친구들 따돌림에 특정지역 출신으로 추정되는 학생은 곧바로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리고 혼잣말로 "칫 뚱뚱하고 못생긴 주제에" 라며 여학생을 비하 하는 발언을 한다. 이어 길가에서 음식을 먹던 고양이에게 돌을 던지는 등 동물을 학대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특정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그 분풀이로 여학생 신체를 비하 하는가 하면 동물까지 학대하는 몹쓸 존재로 그려져 있다.

 

이 만화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학생들에게 혐오 금지 교육을 위해 제작한 것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이 만화를 시내 초중고교에 교육용 자료로 배포했다.

교육청은 지난 24일 '혐오차별 예방 첼린지및 수업용 교육자료 활용 안내'라는 공문을 시내 초중고교에 배포하면서 문제가 된 만화를 링크를 걸어 첨부했다.  

그러면서 "혐오차별 교육자료를 안내 하니 인권교육에 적극 활용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온오프라인 수업설계시 자율적으로 구성해 사용이 가능하다"고 친절하게 덧붙였다.

물론 만화의 전체적인 내용은 혐오 표현을 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우리 일상속에 스며든 혐오 표현과 사례를 열거하고 그것이 인류에게 미치는 해악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갈등을 빚었던 여학생과 남학생이 서로 잘못을 사과하고 화해 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지나치게 혐오 금지를 강조하다보니 자극적인 사례를 예로 들어 논란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만화를 본 교사와 학부모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온다"고 했다. 그는 "혐오를 금지한다면서 오히려 혐오를 기정 사실화하고 특정 지역을 조롱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서울시내 한 중학교 교장은 "공문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으나 사실로 확인되면 학생들 교육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학부모 정모(49)씨는 "교육청이 충분한 검토도 없이 특정 지역비하 만화를 학교에 교육용으로 보낼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망국적 지역감정을 교육청이 되레 조장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 만화를 총괄기획했다는 A씨는 문제를 제기한 교사에게 "전라도라는 표현보다 혐오표현을 막으려는 노력으로 전체를 이해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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