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훈 칼럼] 코로나 이후 학교 교육의 미래
[전상훈 칼럼] 코로나 이후 학교 교육의 미래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08.20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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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상훈 고려대 겸임교수

전상훈 서울 상천초교사는 코로나가 알려준 교훈은 협력하지 않으면 모두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학교 교육은 경쟁이 아닌 협력의 대상으로 친구를 바라보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상훈 서울 상천초교사는 코로나가 알려준 교훈은 협력하지 않으면 모두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학교 교육은 경쟁이 아닌 협력의 대상으로 친구를 바라보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을 존중하는 학교시설 확충 –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학급별 수도시설 설치

우리는 그동안 학생들을 존중하지 않았다. 그 한 가지 예로, 코로나를 막기 위해서는 손씻기가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A학교의 경우 한 층에 가장 많은 학생이 모여있는 경우, 141명 학생이 8개의 수도꼭지를 사용하여 손을 씻는 것이 현재의 학교 시설 상황이다. 수도꼭지 1개당 17.6명이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앙집중식으로 화장실 근처에 모두 배치되어서 2미터 혹은 1미터의 거리를 두고 쉬는 시간 10분 동안 손을 씻는 것은 불가능하다.각 교실에 2개 이상의 수도를 마련해야 하며 학급당 학생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학급당 인원수가 가장 많은 학년은 25.7명이다. 코로나를 막기 위해 일주일에 1번만 등교하고 그것도 한 학급을 반으로 나누어 13명 정도만 대면 수업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학급당 학생수가 13명 정도 되면 1미터의 거리 확보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경우에는 한 층에 3학급만 대면 수업을 하고 있으니 39명이 8개의 수도꼭지를 사용하게 된다. 수도꼭지 1개당 4.9명이 사용하는 상황이다.

현재의 학교 학급 규모보다 3-4배 정도는 줄여야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면서 대면 수업을 매일 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미래의 학교 교육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작은 학교 작은 학급이 우선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한 삶을 우선으로 작은 학교 작은 학급으로 변화할 것인가? 아니면 경제 논리를 앞세워 지금과 같은 공장식 학교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학생을 존중한다는 말보다는 고위험시설인 지금의 학교를 근본적으로 탈바꿈하는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부모와 학생이 함께하는 저녁 시간 확보와 배움이 느린 학생에 대한 특별 지원교육 실시

코로나 이후 행해진 온라인 수업은 학생 간 학력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의 온라인 수업에 부모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면 수업이 이루어졌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학생도 심각한 학력 격차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실시된 온라인 수업의 상황이 학교 교육의 계층 간 학력 격차 감소 효과를 확인해준 셈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는 부모와 학생이 함께하는 저녁 시간 확보를 위해 장시간 노동 단축과 적정한 퇴근 시간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야간 업무를 없애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 이후 실시된 온라인 수업의 영향으로 벌어진 학력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배움이 느린 학생에 대한 특별 지원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기초 학습이 부족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하게 대면 수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

경쟁을 위한 교육에서 협력을 위한 교육으로

시험을 통해 등수와 등급을 매기는 경쟁 교육은 학급 친구를 이겨야 할 대상으로 만든다. 지식경제 패러다임의 미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협력과 신뢰를 위한 교육과는 정반대로 가는 교육의 방향이다.

코로나가 알려준 교훈은 협력하지 않으면 모두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학교 교육은 경쟁이 아닌 협력의 대상으로 친구를 바라보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코로나가 가져온 학교 교육에의 엄청난 충격파가 무심코 행해졌던 경쟁을 위한 교육에서 협력을 위한 교육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놀라운 기적이 반드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이를 위해서는 김누리 교수가 제안한 것처럼 대학 입학시험 폐지, 고등학교 졸업시험 신설, 국립대학의 통합 운영, 사립대학의 공영화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경쟁을 위한 교육에서 협력을 위한 교육으로 가기 위한 여정은 코로나가 촉발한 학교 교육의 미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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