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중산층”의 붕괴? 6월 모의평가 성적 분석
“학력 중산층”의 붕괴? 6월 모의평가 성적 분석
  • 최희윤 기자
  • 승인 2020.07.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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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년(2019학년도~2021학년도) 간 6월 모의평가 원점수-표준점수 환산 기준자료(t사진제공=강민정의원실)
3개년(2019학년도~2021학년도) 간 6월 모의평가 원점수-표준점수 환산 기준자료(t사진제공=강민정의원실)

[에듀프레스 최희윤 기자] 지난 6월 18일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의 성적 분석 결과, 국어, 수학, 영어 등 주요 영역에서 중위권의 규모가 줄고 학력 양극화가 극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평가원과 EBS에서 제공한 6월 모의평가 3개년 치 성적 분석자료에 따르면, 각 영역에서 90점 이상의 비율은 각각 국어영역 7.15%, 수학영역 (나)형 7.40%, 영어영역 8.73%로 예년과 비교하여 증가하였다.

지난 20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의 90점 이상의 비율이 각각 2.64%, 3.88%, 7.76%임을 고려할 때, 국어영역과 수학영역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거의 두 배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90점 이상의 비율이 시험의 난이도와 직결된다고 볼 때, 예년에 비해 이번 시험은 대체로 쉽게 출제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40점 미만의 비율도 국어영역 26.23%, 수학영역 (가)형 30.30%, 수학영역 (나)형 50.55%, 영어영역 23.34% 등으로 함께 증가하였다. 고득점의 비율이 높을수록 해당 시험의 난이도가 쉽다고 평가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학력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볼 수 있다.

수학영역 (나)형의 경우, 40점 미만의 비율이 해당 영역 응시자의 과반인 50.55% 달하여 유독 극심한 양극화를 드러냈다.

수학영역 (가)형의 경우에만 상대적으로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데, 이 또한 6월 모의고사 3개년의 치중, 90점 이상 비율의 최고치인 20학년도 3.08%와 21학년도 2.67%, 40점 미만 비율의 최고치인 19학년도 30.70%와 21학년도 30.30% 각각의 차이가 미세하기에 사실상 마찬가지의 경향성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성적분포 상 중위권이라 부를 수 있는 60점 이상 90점 미만의 비율은 예년과 비교하여 감소하였다. 영역별로 각각 국어영역 39.37%, 수학영역 (가)형 39.27%, 수학영역 (나)형 24.72%, 영어영역 44.8% 등이다. 예년의 결과에서 대체로 40%를 웃도는 수치를 보여왔던 것과 다르게, 이번 시험에서는 영어영역을 제외하고 전부 40%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공교육 학습 수준의 기준이 되어야 할 “학력 중산층”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사실상 붕괴해버린 것이다.

이번 6월 모의고사는 사실상 비대면 수업 기간에 이루어진 학습활동에 대한 개별 학생의 성취도를 평가할 기회였다.

실제 평가 결과에서 발견한 학력 양극화 심화라는 문제는, 결국 교육 기회균등의 최후의 보루였던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학교가 코로나 사태로 부재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학교라는 공간이 제공했던 교육 주체 간의 소통과 이를 통한 개별 학생의 최저 학력 보장이 불가해지게 되었고, 개인차를 고려한 대면적 피드백도 어려워지면서, 학습활동에의 참여와 실제 배움의 효과가 학생 개인의 역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강민정 의원은 “이번 학력 양극화의 문제는 결국 온라인 개학과 비대면 원격교육이 미래 교육의 전면적인 대안이 되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한 “비대면 원격교육 기간 중 발생한 학력 양극화, 특히 저학력 학생들의 학력 손실 문제에 대해 교육 당국은 책임 있는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 또한 교육 기회균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학교가 전제된 채로 생활 속 거리두기가 자연스럽게 가능한 학급 당 학생 수 축소 등의 방향으로 논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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