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들 “외모는 능력 차등대우 당연” ... 성차별 男 둔감, 女 민감
초중고생들 “외모는 능력 차등대우 당연” ... 성차별 男 둔감, 女 민감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06.21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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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초·중등생 성차별 실태조사 공개
남학생들 미투 · 젠더 운동에 반감...왜곡된 성의식
여학생들 “성차별 당해도 참는다”...강력한 법 요구
우리나라 남학생들 가운데는 미투운동이나 젠더운동이 남녀간 성별갈등을 부추기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초중등학생 성의식및 성차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남학생들 가운데는 미투운동이나 젠더운동이 남녀간 성별갈등을 부추기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초중등학생 성의식및 성차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초중고 여학생들은 성차별을 민감하게 받아들인 반면 남학생은 일상적인 또래문화로 인식, 둔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또 우리 사회에서 성차별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 때문에 여학생들은 강력한 법적 처벌을 희망했다.

반면 남학생들은 미투나 페미니즘 운동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진것이 성별 갈등의 원인으로 인식했다. 

외모 지상주의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외모는 능력이며 외모에 따라 차등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학생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교육청이 숙명여대 김영란 교수팀에 의뢰, 실시한 초중등생 성의식 및 성차별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서울시내 초중고생 1041명을 대상으로 설문 및 면접조사를 실시, 지난 18일 결과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평등 의식의 경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게 나타났다. 여학생은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성평등 의식이 향상되는 반면 남학생은 낮아졌다. 실제 성평등 의식 조사결과, 4점 만점에 여학생 3.63점, 남학생은 3.32점이다.

이는 성차별 인식조사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여학생들은 자신들이 직접 성차별을 경험하지 않더라도 차별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높았다.

그러나 남학생은 성차별 상황을 또래 집단문화의 일부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성차별 상황을 또래집단 문화로 간주하며 대체로 반응하지 않은 경향을 보였다.

남자 고등학생은 젠더이슈가 성별 갈등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보였다. 특히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 성평등이 남성에 대한 차별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이 경험하는 성차별은 학교 안팎을 가리지 않았다. 설문에 따르면 성차별이 발생한 상황은 ▲‘학교 밖에서 학교 활동과 무관한 상황 중(34.1%)‘, ▲‘학교 안, 수업시간 외 활동(27.6%)’, ▲‘학교 안에서 수업시간 중(13.9%)’ 순이다.

이어 ▲‘학교 안에서 학교 활동과 무관한 상황 중에(등하굣길, 방과 후 자유놀이 등, 13.9%)’, ▲‘학교 밖, 학교 활동(수학여행, 현장학습, 봉사활 등, 10.4%)’ 순이었다. 여학생은 수업시간· 수업시간 외 활동에서 남학생보다 성차별 발생 상황을 더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내 성차별을 경험했을 때 학생들의 반응은 ‘불쾌하거나 화가 남(56.6%)’,‘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불쑥 떠오름(9.7%)’, ‘아무 감정이 들지 않음(9.6%)’, ‘우울(5.5%)’, ‘괴로움(3.4%)’, ‘학교생활에 대한 흥미·의욕저하(2.4%)’ 순이다.

학교 내 성차별 경험 시, 학생들이 사용하는 대응방법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화가 났지만 참음(25.3%)’, ▲‘별다른 생각없이 그냥 넘어감(18.1%).’, ▲‘그것에 대해 지적하거나, 사과 글을 요구함(17.6%).’, ▲‘부모님(11.8%), ▲친구나 선후배(11.2%), ▲선생님(6.1%)에게 알림’, ▲‘자리를 피하거나 도망감(4.2%).’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인터넷에서 성차별이 자주 발생하는 장소는 1순위 SNS(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42.9%), 2순위 인스턴트 메신저(카카오톡, 페이스북 메신저 등, 14.4%), 3위는 게임(13.6%)이 각각 차지했다.

온라인상 성차별 및 성차별 갈등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4점 만점척도에 여학생 1.40, 남학생 1.30으로 여학생이 높았다.

온라인상 성차별 유형은 ▲‘야한 농담, 섹드립, 패드립과 같은 기분 나쁜 글(여 72.4%, 남 67.0%)’ ▲‘성별에 따른 외모, 몸매에 대한 불쾌한 글(여 49.9%, 남 35.0%)’, ▲‘성별로 인해 대화방에서 댓글, 말을 무시당함(여 17.8%, 남 9.6%)’, ▲‘단체 대화방에서 성별로 인한 욕설과 폭언을 당함(여 14.0%, 남 10.0%)’, ▲‘성별이 노출되어 일부러 시비를 걸어 욕하거나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함(여 13.6%, 남7.0%)’ 순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현재 젠더 이슈로 갈등 해결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학생들은 특히 법이 여성들을 지켜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법의 강화를 주장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특징 중 하나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젠더이슈에 대한 갈등은 표면화하기보다 물밑으로 잠복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익명성이 강한 온라인 환경과 달리 오프라인인 학교는 갈등이 표면화되기보다 자신들의 생각을 숨기고 피하면서 갈등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성별 갈등이 보이지 않는다고해서 없는 게 아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교사들은 교육적 해결에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사회 전반에 걸쳐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학교 노력만으로 해결이 어렵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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