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 편지] 코로나 위기, 뉴노멀과 수업혁신
[교육장 편지] 코로나 위기, 뉴노멀과 수업혁신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05.25 2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조호규 서울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

 

조호규 서울북부교육장

조호규 서울북부교육장

[많은 사람이 각자의 영역과 위치에서‘COVID-19’이후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 우리 교육계도 예외는 아니다.‘COVID-19’에듀테크 교육을 얘기하기도 하고 학교 원격수업을 위한 인프라의 구축 등 많은 것을 강조하기도 한다.

필자가 보기에 그 중에서 특히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학교의 디지털 인프라”의 취약함과 학교 원격수업의 경험 부족이 아니었나 싶다.

이런 현상을 혹자는“디지털 강국의 민낯”이라고 좀 세게 말하기도 한다. 그 원인이야 무엇이든 취약 한 것은 사실이다. 교육 당국과 학교가 허둥대는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우리를 안도하게 한 것은 그런 허접한 인프라에도 우리 선생님들의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각자가 갖고 있는 능력을 품앗이 하여 멋진 하모니를 이루었으니 말이다.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루면서 컨텐츠를 잘 제작하는 선생님은 그 능력을 내어 놓고, 수업 경험이 많은 선생님들은 질 높은 컨텐츠를 제작하는데 그 능력을 내어 놓으면서다. 물론 교육 당국의 신속한 대응 속에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대응은 단연 돋보였다.

선생님 모두에게 감사해야 한다. 선생님들은 초유의 도전에 협업의 응전으로‘COVID-19’사태를 힘겹게 이겨내고 있다. 방역까지 감당해야 하는 노고를 차치하더라도 선생님들의 노력은 단연 상찬거리다. 적어도 교육장인 나로서는 그렇게 본다.

선생님들의 힘든 노력과는 별개로 우리는 이 시점에서 반드시 추수하면서 비전을 가져야 할 것이 있다. 교수학습 측면에서다. 선생님들이 짧은 시간에 만들어낸 크고 작은 성과물을 어떻게 잘 구성하여 우리의 수업 혁신으로 투입할 것인가가 바로 그것이다. 그것은 원격수업 인프라와 원격수업 컨텐츠와 직결된 것이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원격수업 시스템 구축은‘COVID-19’이후 New Normal이 될 것이라고 많은 학자들이 말한다. 원격수업 시스템 구축은 온라인 개학에 맞춰 일시적으로 시행된 과도기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등교 개학 이후 Blended Learning 형태로 지속되어 질 것으로써 상시적으로 구축해야 할 그것이다.

이런 Blended Learning 형태는 크게 학생을 위한 것과 교사 지원을 위한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이번 원격수업은 등교수업 이후에는 Blended Learning으로 전화 될 수 있는 좋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이번에 등교수업에서“똑같은 내용을 똑 같은 방식과 속도로 배우고 가르치는 표준적인 수업 방식의 변화 필요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선생님들의 다양한 컨텐츠 제작은 각 학교 여러 선생님들의 같은 교과(영역)의 동일 차시 수업에서 학습 수준별 다양한 컨텐츠 및 과제 제시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상시적인 수준별 수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또 아이들의 제출 과제에 대한 개별 피드백으로 개인별 맞춤형 학습으로의 전환이 가능하게 하는 바, 이는 개인별 맞춤형 수업은 말할 것도 없고 더 나아가 기초 학력 지원 강화로 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이번 원격수업은 선생님들의 디지털 장비 활용 기술과 역량을 확보하게 하여 Blended Learning의 대표적인 수업 모델인 플립러닝(거꾸로 수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셋째, 원격수업은 교과 수업외의 창체 수업(자치, 동아리, 봉사, 진로 등)의 다양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창체 수업은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이 주를 이루므로 섬세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겠지만 진로 활동 등은 AI를 활용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적용할 여지를 남기고 있다.

넷째, 이는 선생님들에게 개별화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다양하게 만들어진 교수학습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 플랫폼이 만들어진다면 여기에 선생님들의 각종 교수학습 컨텐츠가 탑재될 것이고 이는 아이들의 개별화 교육에 좋은 터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이번 원격수업은 선생님들 간의 소통과 협업으로 갑자기 들이닥친 원격수업이라는 문제의 해법을 찾아가는 소중한 경험을 선생님들에게 제공하였고 부분적이긴 했지만 원격 수업 사례 나눔으로 적절한 수업 모형 예시를 제공함으로써 성공적인 작은 경험을 하게 한 성과도 있었다.

이는 선생님들이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의 기회를 on-off 라인 상에서 제공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교육(지원)청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

차제에 교육(지원)청은 (가칭)Blended Learning 학습 교육공동체 플랫폼을 구축하여 선생님들이 on-off라인을 넘나들며 학습과 성장을 경험하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수학습 모델을 개발해 나가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는 온라인 교육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컨텐츠를 개발하며 학습자와 교수자의 상호 작용을 최적화 하는 학습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교사와 학생, 교사와 교사 간의 교수학습 플랫폼을 구축하는 큰 과제를 남기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