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등교수업 불만 폭발, “현실성 없는 지침 .. 학교는 시한폭탄”
교사들 등교수업 불만 폭발, “현실성 없는 지침 .. 학교는 시한폭탄”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05.24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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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백범 교육부차관, "마스크 - 에어컨 문제 보완대책 곧 나올 것"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이번 주 등교수업을 앞두고 교사들의 불만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19 확산 위험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을 맞아야 하는 학교의 고민이 깊다.

교육부 방침에 따라 오는 27일 고2와 중3, 초1~2가 등교수업을 실시하고 유치원이 개원한다. 

문제는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학교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학교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기 힘들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거나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고스란히 학교와 교사가 책임질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고민은 더욱 깊다.

어차피 등교하는 순간부터 이미 거리두기는 불가능 실정이어서 다들 그냥 서바이벌 하는 심경이라는 교사도 있다.  어느 학교에서 터지느냐 시한폭탄 상태라고 학교 분위기를 털어놨다. 

교사들은 마스크를 벗고 떠드는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집단감염을 우려. 학생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도하고 있지만 팔짱끼고 몰려다니는 아이들을 떼어 놓는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한다.

앞서 등교 수업을 실시한 고3 교실에선 자가진단서 내라고 수차례 말해도 학생들은 귓등으로 듣는다고 교사들은 하소연 한다. 접속이 안된다, 인터넷 연결안된다, 서버오류 뜬다 등등 갖가지 핑계로 요리 조리 빠져 나간다.

게다가 자가진단서을 받는다 해도 수많은 학생들의 다양한 증상을 방역전문가도 아닌 교사가 일일이 판단할수 없는 실정이어서 남감하긴 마찬가지다.

가벼운 기침이나 인후통, 설사 등은 학생들이 겪는 흔한 증상이다보니 무조건 선별진료소로 보낼 수도, 그렇다고 그냥 수업을 진행할 수도 없어 대응이 큰 어려움을 겪는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복도에서는 우측통행을 해라, 화장실은 같은 층 화장실만 써라, 뒤에 바로 붙어 있지 마라, 아무리 지도를 해도 공간이 부족하다보니 지켜지지 어렵다”고 했다.

특히 “여학생들에게 침묵 속에서 급식을 먹게 하거나 쉬는 시간을 보내라는 것도 먹혀들기 힘든 요구”라며 “교육당국의 지침은 교육현장과 너무 동떨어 졌다”고 지적했다.

종일 마스크를 착용토록 하는 것도 어린 학생들에게 큰 고역일 뿐 아니라 지도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교사들은 교실에서 마스크 벗고 떠드는 아이들에게 아무리 소리쳐도 그때뿐이라는 것이다.

남자 고등학교 일수록 ‘숨이차다’, ‘답답하다’, ‘집중이 안된다’ 등등 이런저런 이유로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있는 학생들을 쉽게 볼수 있다고 했다.

울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도 급식 후 양치질 할 때면 아수라장 직전이라고 학교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경북 구미의 한 교사는 “등교 수업후 학교 풍경은 팔짱끼고 몰려다니는 청소년 판 클럽이나 다름없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코로나 19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27일 개원하는 유치원 교사들도 걱정이 한가득이다.

충북 청주 한 유치원교사는 “교육청에서 보낸 지침들은 현장에서 지켜내기 힘들 정도로 현실성이 없다. 교사들이 아무리 최선을 다한다 해도 유아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할지 자신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회적 약속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질서 상태의 유치원생들에게 등교 개원을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박백범 교육부차관은 23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 교육부 지침이 현실성 없다는 지적에 대해 비상시국이니 만큼 교사들이 창의적으로 대응해 줄 것을 주문하면서 "학생 마스크 착용과 에어컨 가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새로운 운영방안을 마련,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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