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도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교육 워라밸’이 필요해요”
“교사도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교육 워라밸’이 필요해요”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05.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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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 저자 송은주 교사
 

“교사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행복한 길을 찾고 싶다. 자기 자신은 없고 교사라는 이름표만 남은 현실. 교사는 어떠해야 한다는 선입견과 편견으로부터 좀 더 자유롭고 싶다.” -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 중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은 조용히 지나갔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아닌, 모니터 속에서 하트를 그리며 고마움과 존경을 전하는 사제지간의 모습이 전해졌지만, 여전히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존경과 비판 그 가운데에 머물러 있다.

올해로 교직생활 10년 차를 맞이한 송은주 교사는 보통 사람들이 가진 교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길 바라는 마음을 자신의 저서에 담았다.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는 책 이름부터 눈길을 끌었다. 송 교사는 “‘밀레니얼 세대’의 중간에 87년생이 있다. 교직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세대”라며 “이 책을 통해 학부모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교사를 그저 한 사람의 사회구성원으로 바라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책을 만들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현직교사, 교대생 등 교직에 몸담은 이들뿐만 아니라 직장인, 예술가 등 일반인까지 100여명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니, 생각했던 것과는 교사에 대한 인식이 제각기였다. 또한, 같은 선후배 교사들도 교사의 고충에 대해 공감하기도 했지만, 예민하게 바라보는 교직에 대해 논해야 하느냐는 불편한 시각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그는 “누군가는 교사의 어려움을 이야기해야 하고, 인식이 바뀔 기회, 공감할 기회를 주었으면 했다”며 현장에서 겪는 교사들의 고충을 이야기했다.

특히, 책 내용 중 ‘지금은 업무시간이 아니오니’, ‘퇴근하면 뭐하세요’라는 부분에서 교사들도 수업 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야근을 하며, 퇴근 후에는 집안일도 하며, 학부모 역할도 하는 보통의 직장인이라는 모습을 보여줬다.

송 교사가 만났던 한 교사는 “선생님은 퇴근하면 업무가 완전히 끝나고 딱 내 사생활이 시작하느냐? 그건 아니다. 저녁 8시에 학부모한테 전화 오길래 안 받았더니 문자로 ‘선생님, 늦게라도 확인하시면 연락주세요’ 하는데 그걸 안 받을 수가 있을까?”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고 한다.

송 교사는 “교육 외적인 업무가 많아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교사들이 많았다. 교원 능력 평가 항목이 수업 지도보다는 수업 외 업무에 치중되어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며 “수업을 잘하고, 학생들에게 집중하는 교사라면 학부모들도 좋아할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퇴근 시간 이후에 연락하는 분들도 줄어들 것이다”라며 교사들이 교육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책을 쓰며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으로 송 교사는 ‘스승의 날’을 꼽았다. 스승의 날에 대한 생각이 다 달랐지만, 여전히 사회에서는 스승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스승의 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감동을 받아, 교사로서 책임감을 느꼈다고.

미래를 이끌어가는 ‘밀레니얼 세대 교사’로서 송 교사가 꿈꾸는 모습은 어떨까. 그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교사로 살고 싶다. 바뀌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교사, 그 신념을 지키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도 “교사는 영광스럽고 의미있는 직업이지만, 전망보다는 가능성을 고려해서 선택했으면 한다”며 “안정성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직업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게 개선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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