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발열검사를 부실하게 실시, 학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해당학교를 엄중문책 하겠다.”
지난 19일 부산시교육청이 시내 각급학교에 보낸 공문 한 장에 교사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고3 등교 수업에 맞춰 시교육청이 마련한 코로나 19 대응지침이 교사들의 공분을 산 것이다.
공문에는 ‘등교수업 이후 출입자에 발열검사를 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해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학교를 엄중 문책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등교 전 자가건강시스템을 100% 입력했는지, 의심증상자의 선별진료소 방문을 안내했는지, 담임교사가 조례시간에 자가건강진단을 하지 않은 학생을 조사했는지 등을 교육청에 일일 보고토록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SNS등에서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종일 입에 단내가 나도록 뛰어다니는 교사들에게 할 소리냐’,‘코로나 확진자 발생 책임을 교사들에게 떠 넘기려는 무책임한 발상이다’, ‘학교가 왜 이런 협박을 받아야 하는가’ 등등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일부는 부산교육감의 공개사과와 공문을 작성한 담당자의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등교수업을 앞두고 교사들이 코로나 확산 위험성을 경고했음에서 밀어붙이더니 결국 모든 책임을 학교로 떠넘기려 하고 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런 협박성 공문을 보내야 선생님들이 발열체크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 여기는 관료들의 인식에 분노와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교사는 “교사를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대표적 사안”이라면서 “담당자의 문책과 함께 교육감의 공식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사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지만 해당 부산시교육청은 20일 현재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엄중문책 공문이 발송된 당일 김석준 부산교육감은 ‘안전한 등교수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란 제목의 입장문에서 “부산교육청은 교육가족의 역량을 믿고 학생의 안전과 교육과정 운영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학교는 오로지 수업과 학생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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