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특집] 어느 신규교사의 편지
[스승의 날 특집] 어느 신규교사의 편지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0.05.15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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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창학 서울양천중 교감
김창학 서울양천중 교감
김창학 서울양천중 교감

이번 학기를 끝으로 36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는 필자는 오늘 39회 스승의 날에 값진 편지를 받았다. 사람들은 요즘 각박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마음 따뜻한 부분도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To 교감선생님!

제가 교사로서 첫 발을 내딛을 때 처음으로 전화하고 만나 뵌 분이 우리 교감선생님이십니다. 매일 긴장 풀리게 장난도 많이 쳐 주시고 신규교사들 예뻐해 주시고 정말 감사해요! 교감 선생님 저번에 케이크 주셔서 정말 얼마나 죄송하고 감사했는지 몰라요.

요즘에 많이 바쁘시고 피곤해 보이셔서 걱정이 됩니다. 교감선생님께서 출판하실 책 얼른 읽고 아직 부족한 경험 조금이나마 채워 나가고 싶어요.∧∧

달달하고 맛있는 것 드리는 것보다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바디비누 골랐습니다. 생각보다 교감선생님이 좋아하실만한 향기 고르느라 시간 좀 썼는데 정성 봐서라도 꼭 손 닦는 비누로라도 써 주세요!

스승의 날인데 교사로서 제 인생에 있어 나타나주신 첫 교감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저도 교감선생님처럼 매순간 매시간 후배교사들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며 열정 넘치게 살고 싶습니다. 아프지 마시고 건강 챙기시고 오늘도 파이팅하세요~(추신 아이스크림도 자주 사주시고 케이크도 주신 교감선생님 너무 신세 많이 져서 도저히 가만히 못 있겠어서 작게나마 비누 드리는 것이니 뇌물도 아니고 부담 안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절대로 얼굴 말고 몸에만 쓰는 비누니까 비누로 수분 보충 향기 뿜뿜하세요).

-2020. 5.15 교사가 되어 처음 맞이하는 스승의 날 인생 첫 번째 교감선생님께 신규교사 안00올림-”

올해 우리학교에는 어려운 임용고시라는 관문을 통과한 4분의 신규 선생님이 발령받아 자기일 을 성실히 처리하는 모습에 나의 첫 발령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어느덧 36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떠나야 할 시기에 필자처럼 후배교사들을 도와주기 위하여 노력하며 열정 넘치게 교직 생활을 영위하고 싶다는 신규선생님의 당찬 모습에서 신규교사들에게 비친 내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신규 교사들은 IT기술은 기성세대가 쫒아갈 수 없는 능력을 보유하여 온라인 수업에 남다른 장점을 보여 학교가 생기를 찾는 기폭제가 되었다.

편지만 받고 감사한 마음으로 비누한장도 받을 수 없음을 이해시키니 마음이 편안하다. 신규교사들에 비친 노교사의 모습은 그래도 본받을 만한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교직 생활을 헛되게 보내지 않았다는 생각에 올해 39번째 스승의 날은 값진 스승의 날로 기억되리라 생각한다.

신규교사의 값진 편지와 비누 한 장이 교직을 정리하는 시점에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신규교사들이 영원히 학교를 사랑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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