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프레스 눈] 드디어 학교 문이 열리고
[에듀프레스 눈] 드디어 학교 문이 열리고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0.05.09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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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現 만수북중 교사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부소장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부소장

드디어 학교 문이 열린다. 교육부는 4일 부총리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로 미뤄진 등교 개학을 13일 고3을 시작으로 6월 1일까지 순차적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전체적인 일정과 함께 구체적인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선진적인 방역과 관리, 사회적 거리두기의 적극적인 참여와 많은 이들의 헌신 덕에 다시 아이들을 만나, 정상적인 대면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게 돼 기쁘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증가하고 있는 국가들(미국은 하루 2만, 러시아는 1만의 확진자 추가 발생)도 있고, 우리의 경우도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감염병 극복을 위한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지 못한 상황이며, 밀집 시설에서 다시 폭발적으로 감염자가 증가할 우려도 크다.

지금까지 단위학교에서는 등교 개학에 대비하여 많은 준비를 해왔지만, 안정적인 등교 개학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다.

우선, 방역에 대한 부분은 지나칠 정도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기준보다 더 엄격하게 방역을 하여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각 학교별로 이루어진 모의훈련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들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아무리 많은 준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발생 가능한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사소한 부분까지 고려를 해야 한다. 특히 급식 문제가 가장 우려되는데, 좌석의 배치는 물론 동선까지 감안하여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

교육부에서는 지역별 감염증 추이 및 학교별 밀집도 등 여건에 따라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병행 운영, 오전・오후반, 수업시간의 탄력적 운영을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생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지만 학교의 현실적은 부분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단위 학교에서 재량껏 판단하여 운영하라고 하지만 현재의 교육과정과 한정된 인력으로 이러한 방법을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온라인 학습 기간 동안 원격으로 학습이 이루어졌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한 결손을 파악하고 추수지도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히 학습 태도가 무너진 경우가 많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부분에 대한 관리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체 수업일수의 10% 단축도 있었던 만큼 교육과정의 관리를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중등의 경우 내신 성적의 산정에 유불 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를 해야 한다.

생활지도의 측면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학생 사이의 관계 설정이나 학급회의 구성 등 많은 관심이 필요하며, 온라인 기간 중 발생했을지 모르는 사이버 폭력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 특히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불쾌지수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므로 면밀히 아이들의 행동을 지켜보아야 한다.

등교 개학이 이루어지더라도 훌륭한 교사들의 역량으로 빠른 시간에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학교별 노하우를 공유하며 단위 학교의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교육 당국도 언론에 비춰지는 모습에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학교 현장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아직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하던 상황에서 ‘99%의 학교들이 준비를 마쳤다’라는 보도가 나왔을 때는 정말 많은 교사들이 허탈함을 느꼈다. 아직까지도 많은 내용을 공문이 아닌 뉴스를 통해 먼저 알게 된다는 사실은 학교 현장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다시 열린 학교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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