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학교교육의 정도(正道)
[교육 칼럼] 학교교육의 정도(正道)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0.04.30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전병식 서울교총회장
전병식 서울교총 회장
전병식 서울교총 회장

학교교육의 정도는 무엇인가? 학교는 예나 지금이나 교수․학습이 이루어지는 교육의 장(場)이다. 교수․학습이 중핵인 학교교육은 주로 교과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학교교육은 민주적 시민교육, 문화적 소양교육, 지구촌적 관점의 교육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가장 으뜸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은 학생들에게 학력을 갖도록 하는 일이다.

‘학력(學力)’이란 초중등학교에서 길러야 할 최소 필수 학습능력을 말한다. 학생들은 다가올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 따라서 학교교육은 이들에게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학습해야 할 것을 학습해 낼 수 있는 능력과 일상 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 불가결한 능력, 즉 ‘학습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이러한 역할을 실현하려면 구체적인 전략과 방법이 있어야 한다.

피리를 잘 부는 방법을 묻는 제자에게 소크라테스는 ‘피리를 불어라’라고 하며, 피리를 분다고 하면서 피리가 아닌 다른 것을 부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피리를 피리답게 불어야 피리를 잘 불 수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학교교육을 잘 하려면 학교교육을 학교교육답게 해야 한다.

학교교육을 학교교육답게 하는 일이 곧 학교교육의 정도를 지키는 일인데 그 방법은 어떠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교육적 원리에서 찾아야 한다. 교육적 원리에 근거하지 않은 교육 활동은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교육적 원리에 대한 함의는 먼저 학생들을 어떤 인간으로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내용을 선정․조직하며, 그 내용을 어떤 교수․학습 방법을 통해 학습활동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교육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즉 ‘목표→내용→방법→평가’의 네 단계이다.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지구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 활동도 예외없이 큰 변화가 예상된다. 교육목표, 내용, 방법, 평가라는 교육의 과정에서 더욱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것은 교육 방법과 평가의 문제이다.

‘교육방법’은 온라인수업이라는 사이버 공간상의 비대면수업이 자리잡게 될 수도 있으며,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교원의 전문성 향상이 요구되는데, 이는 교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교육부, 교육청 등 교육 당국의 지원도 변화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평가’는 학교교육에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교육의 한 과정이다. 평가의 방법도 교육적 원리에 근거하여 그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학교교육은 학생들의 꿈과 미래를 담은 교육목표의 달성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교육 활동을 실행하는 중에 설정한 교육목표에의 접근이 올바르게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부단한 반성과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이러한 반성과 평가는 가르치는 교사와 배우는 학생은 물론 학교교육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교육행정과 국가도 예외일 수 없다.

교육부나 교육청은 국가수준과 시․도교육청수준 교육과정의 적절성 및 개선을 위한 자료의 확보와 학교교육에 대한 지원체제의 실효성 제고 및 행정적․재정적 제공 등 교육과정과 교육계획 그리고 학교교육의 질 관리 차원에서 적절한 평가를 통해 피드백 해 주어야 할 것이다.

다만 평가의 목적과 평가의 당위성을 안내하고 제시한 목적에 준거하여 평가결과를 처리해야 하며 현장 교원은 평가 목적의 교육적 의의, 평가도구의 타당도․신뢰도․객관도의 적절성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학교교육의 정도도 지켜지고 건강해 질 것으로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