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2학년 EBS 원격수업 전격 발표에 교사들 ‘허탈’
초등 1~2학년 EBS 원격수업 전격 발표에 교사들 ‘허탈’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04.05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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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잊은 채 콘텐츠 개발 수업 준비 했더니..”
스마트기기 집중 어려운 아이들 EBS 효과있을까?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초등 교사들이 또다시 혼란이 빠졌다. 온라인 개학에 맞춰 휴일도 잊고 초등 저학년 콘텐츠를 준비했으나 교육부가 EBS 방송과 가정 학습 자료를 중심으로 원격수업을 듣도록 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교육부는 5일 교육부가 초등학교 1∼2학년은 이달 20일 온라인 개학을 한 후에 스마트기기가 아니라 EBS 방송과 가정 학습 자료를 중심으로 원격수업을 듣도록 했다.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에는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해도 아이들이 교사 없이 컴퓨터나 스마트기기 앞에서 40분간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우려에서다.

우선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EBS 방송을 6일부터 지상파인 'EBS 2TV'에서 방영한다.

국어·수학 등 교과 관련 방송은 물론 '미술 탐험대', '와글와글 미술관', '소프트웨어야 놀자!' 등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까지 시청할 수 있다.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는 20일 이후에도 EBS 방송을 중심으로 한 원격수업을 듣게 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교사들은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교육부가 결국 교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쏟아냈다. 일부에서는 초등1~2학년들이 EBS를 집중력을 가질 것이란 보장도 없다며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경남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오늘(5일) 초등 저학년 다문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어 더빙 수업을 녹화하고 집에 돌아오니 뉴스에서 EBS를 통해 원격수업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허탈해 했다. EBS 원격수업 실시 기사를 접하고 눈물이 났다는 교사도 있었다.

또 다른 교사는 “선생님들은 믿는다는 교육부 말을 믿고 열정적으로 수업 준비를 했더니 며칠새 돌변, EBS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렸다”며 “전국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은 것을 가르쳐야만 안심이 되는 건지 의문”이라고 했다.

오락가락 교육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온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온라인 개학은 1~3학년으로 묶어 놓고는 EBS 원격수업은 1, 2학년만 따로 한다는 것인데 정말 (교육부에)아무런 기준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학부모들 역시 효과성에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다.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는 "결국 엄마가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냐". "갑작스런 상황이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일부 학부모들은 "스마트기기보다는 EBS가 나을 것"이라며 기대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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