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 청소년, 그루밍 성범죄에 취약해”
"'텔레그램 N번방' 청소년, 그루밍 성범죄에 취약해”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03.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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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 토론 중심의 포괄적 성교육 강조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 가해자로 체포된 조주빈. (사진=YTN 방송 캡쳐)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 가해자로 체포된 조주빈. (사진=YTN 방송 캡쳐)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사건의 가해자 조주빈은 피해자인 미성년자들에게 게임 캐시 충전이나 생활비, 용돈 마련 등을 목적으로 접근해 수집한 개인정보 공개를 빌미로 성 착취 동영상, 사진 등을 촬영하도록 압박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피해자 중 한 명은 “그만둔다고 하면 개인정보를 가지고 협박할까봐 무서웠다”고 고백해,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케 한다.

청소년성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는 “성 착취를 목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을 ‘그루밍’하며 서서히 관계를 형성한다”며 “아이들의 성 인식, 인간관계가 올바르게 형성되기 위해서는 토론 방식의 성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텔레그램 사건의 피해자 중 아동, 청소년이 많은 이유는 그 연령대에 해당하는 특성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사회경험 등이 적어 판단력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으며, 호의적으로 접근하는 어른들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갖기란 쉽지 않다.

이현숙 상임대표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이른 나이부터 음란물을 접촉하다보니 경계심 없이 놀이처럼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또는, 학교폭력 등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인정받고 싶은 수단으로 ‘성’을 택해, ‘나는 이런 것도 해봤다’며 자기 과시, 우월감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성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교육과정에서 선택과목인 보건과 기술가정 과목에서 다뤄져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남녀학생을 구분해 교육하거나, 시대 변화와는 다소 동떨어진 내용으로 구성돼 올바른 성 인식을 심어주기에는 부족해보인다.

이에 대해 이 상임대표는 성인지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포괄적인 성교육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상황이나 주제를 주고 토론하면서 통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방식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성교육을 위한 수업시수 확보, 전문 교원 양성과 교원양성기관에 관련된 교육과정 개설, 성인지 감수성 등 교원을 위한 기본소양교육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숙 상임대표는 “가정에서 스마트폰 사용 등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다. 아이들과 놀이를 통해 스마트폰 사용의 장점을 알려주거나, 이용시간을 정해주는 것도 습관형성에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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