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스트레스의 90%는 친구 관계”
“여학생 스트레스의 90%는 친구 관계”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03.2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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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관계 교육 연구하는 장승훈 교사
여학생 관계 교육을 연구하는 장승훈 전 별무리학교 교사

여학생 관계 교육을 연구하는 장승훈 전 별무리학교 교사

지난해 SNS를 중심으로 여학생들의 학교폭력 동영상이 퍼지면서 큰 충격을 줬다. 가해 학생은 폭행 이유로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해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SNS를 통한 성폭력은 물론, 학교 내 따돌림으로 시달리던 여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8년간 여학생 관계 교육을 연구해 온 장승훈 전 별무리학교 교사는 “여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90%는 친구 관계에서 온다”며 “평소 아이들의 관계를 잘 살피면서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고 공감해주는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승훈 교사는 수업 중이나 평소 학교생활에서 여학생들의 생활 모습을 관찰하며, 학업에 이어 복잡한 친구 관계에 고민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겪고 있음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여학생들의 문제는 심리적 외상을 주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여학생 관계 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 자료를 만들어 지난해 중학교 1, 2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는 레이첼 시먼스의 ‘소녀들의 심리학’이라는 해외 서적을 토대로 학생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생활 속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아울러 좋은 친구가 되는 법, 나 전달법 등을 알려주며 학생들이 친구 관계에서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강의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평소 표현을 잘 하지 않는 학생들이 장 교사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는가 하면, 가정에서도 “아이가 ‘소녀들의 심리’라는 강의를 들었는데 너무 좋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고 한다. 강의를 듣던 학생들이 SNS를 통한 공격 문화를 보며 두려움에 울기도 하며, 소위 ‘센 척’하던 여학생도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는 소감문을 남기기도 했다고.

강의 효과를 토대로 장 교사는 직접 연구한 강의 자료를 교사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는 개학 연기로 아이들이 만나지 못했지만, 벌써부터 친구 관계 문제로 학교에 오기 싫다고 한 아이도 있다고 한다. 여학생 관계 문제로 학폭위가 열리는 등 선생님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걸 알았다”며 “자료를 더 잘 만들어서 보급해야겠다”고 말했다.

장 교사는 “8년간 연구했지만 부족한 것이 많다”며 가정에서도 여학생 관계 교육이 이어질 수 있도록 가족상담학을 공부 중이라고 한다. 그는 “여학생과 교사의 관계가 잘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고민이 있을 때 아이들이 선생님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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