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프레스의 눈] 코로나19와 무너진 교사의 일상
[에듀프레스의 눈] 코로나19와 무너진 교사의 일상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03.19 15: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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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수 서울남산초 교장
이문수 서울남산초 교장

코로나19로 교사의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감염병으로 인한 초유의 초·중등학교 휴업을 겪고 있다. 초·중등학교가 휴업 기간이 4월 초로 연장되어 한 달을 넘어서게 되었다. 아무튼 현재 학교는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임시 휴업 중이다.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불가능하게 되고 말았다. 학교가 휴업 상태이기 때문에 학생은 등교하지 않고 교직원은 근무를 한다. 학교에 근무하는 직종들에 따라 출근 상황은 조금씩 다르다. 교사는 ‘1일 출근-1일 재택’ 또는 ‘1일 출근-2일 재택’의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이는 ‘교사가 학교에 출근하지 않는 날짜만큼 급여를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 말이 맞을까?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감염을 차단하여 학생, 교직원, 학부모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가 휴업하였고 학생이 등교하여 이루어지는 수업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교사는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예규’에 따라 출근근무와 재택근무를 번갈아가며 하고 있다. 교사는 ‘학교에 모여서 하는 수업’을 제외한 학교 관련 모든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무노동 유임금’이란 오해가 없도록 휴업 중 교사의 일상을 좀 더 설명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교사의 업무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본업인 수업, 생활지도, 교육 관련 행정업무, 기타 잡무 등이다. 코로나19로 휴업 중인 상황에서 초중등학교 교사는 교육부에 제시한 ‘휴업 등에 따른 학사일정’에 맞춰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를 진행하고 있다. ‘휴업 1단계’(학기 개시 후 15일 이내)에서 교사는 온라인 학습방 개설 및 예습 자료 제공, EBS 등 학습 자료 사이트 안내, 휴업 종료 후 정상 수업 준비 등을 하였다.

현재 ‘휴업 2단계’(학기 개시 후 16~34일)를 맞아 온라인 학습방 등을 통한 수업 운영, EBS 등 사이트를 활용한 자기주도 학습관리, 수업 결손 최소화를 위한 핵심 개념 학습자료 제공 등의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휴업 종료 후 수업시수와 수업일수 조정을 포함한 교육과정 편성·운영 관련 업무, 생활지도, 급식지도, 보건교육 방안 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그밖에도 휴업 중 발생하는 행정업무 처리, 생활지도 안내, 학급 내 방역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초등교사는 휴업 중임에도 긴급돌봄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학교마다 사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아침 일찍 출근하여 점심 때까지 긴급돌봄 대상 어린이 돌봄과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안전하고 내실있는 긴급돌봄 운영과 상호감염을 줄이고자 초등교사가 돌봄전담사와 협력 근무를 하고 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그러니 일 안하면서 월급 받는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논란이 되었던 조희연 교육감의 SNS 댓글,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습니다’라는 표현도 학교관련 일부 직군에서 ‘휴업 중 교사가 하는 일에 대한 정보 부족’에서 나왔다고 본다. 아쉽게도 조 교육감이 이를 SNS 속성상 빠르게 축약 인용하면서 문제가 되었다고 본다.

조 교육감의 댓글을 자세히 읽어 보면, 문제가 된 문장 이후에 ‘이런 지적도 많으셨는데, 검토하겠습니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조 교육감이 문제가 된 부분을 직접 작성하였다기 보다는 처우 개선을 요구한 분의 의견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소지는 충분이 있었지만, 평소 조 교육감이 재난기본소득, 학생기본소득, 기본형 사회복지 체계 도입과 같은 ‘사회적 약자 보호’나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력해 온 행보’에 비추어 보고, 곧바로 SNS 상에서 사과를 하고, 이튿날 아침에 머리 숙여 공개 사과를 한 것을 보면, 교사를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본다.

조 교육감의 댓글은 교육에 종사하는 여러 직군들 간의 이해와 소통의 부족에서 비롯된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본다. 조 교육감이 사과를 한마당에 이 논쟁을 길게 끌고가는 것은 결코 유익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소모적 논쟁에 빠져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는 교육 관계자 모두가 협력하여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고, 교육 정상화에 힘을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전 세계적 유행을 부른 코로나19로 인해 교사와 학교의 일상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여러 가지 고민과 갈등이 불거지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애쓰는 교육 관계자들의 헌신도 있었다. 어느 시점에 코로나19는 소멸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그것이 끝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교육당국은 코로나19를 거울삼아 어젠가 발생할지도 모를 감염병에 보다 철저히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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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3-22 23:52:16
무너지긴 개뿔 쓰레기선생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