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칼럼] 온라인교육 시스템과 코로나19
[박정현 칼럼] 온라인교육 시스템과 코로나19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0.03.09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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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現 만수북중 교사)
박정현 인천만수북중교사
박정현 인천만수북중교사

원래 학사일정대로였다면 3월 2주는 정말 바빴을 것이다. 폭풍 같은 3월 1주를 보내고 아이들의 이름과 얼굴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며, 동시에 각종 통계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때이다. 곧 있을 학부모 총회 준비와 상담을 위한 학생면담도 함께 이루어지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모든 것이 코로나19로 멈춰 섰다. 엄청난 전파와 확산 속도로 수많은, 아니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고통과 공포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우리 아이들의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게 3주간의 휴업이 적용되고 있다.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로 학부모님과 아이들이 느끼는 혼란 못지않게 학교 역시 큰 혼란에 빠져있다. 더 큰 문제는 23일 개학 후에 코로나19가 안정화 국면에 들어갈지에 대해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무튼 현재의 상황에서,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정상적인 학사 운영의 시작을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교육부에서는 휴업 연장에 따라 대안으로 온라인 교수학습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그동안 정규 교육과정을 보완하거나 대체 학습의 개념으로 마련되었던 온라인 교수학습 시스템이 궁여지책으로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적절한 방법으로 보이면서도 동시에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안내가 되다보니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이나 아이들 모두 혼란을 느끼고 있어 안타깝다. 그동안 많은 노력과 예산을 투입해 구축해 놓은 온라인 시스템의 효과적 운영을 위해 짧게나마 의견을 더해보도록 한다.

‘e학습터’는 KERIS에서 시도교육청의 서버를 통합하여 구축한 시스템으로 새로운 교육트랜드를 반영하여 클립형태의 교수학습 내용을 마련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학교급별, 학년별, 교과별로 접근하여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있는 개념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사이버 학급을 개설하여 아이들에게 적용시키고자 하는 학습과정을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 사설 업체의 콘텐츠에 비해 재미 요소는 부족하지만, 교육과정에 입각하여 엄격한 제작과 검수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정규교육과정을 가장 잘 구현한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역시 KERIS에서 운영하는 ‘에듀넷 티클리어’는 좀더 정교화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e학습터의 자료와 연동되어 있는데 선생님 입장에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평가를 적용하기에는 더 효과적이다. 이밖에도 디지털교과서 자료도 활용이 가능한데 교과가 아직은 제한적이라는 점이 아쉽다.

KERIS에서 구축한 시스템과 콘텐츠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왔다. 초창기 콘텐츠 개발 작업부터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입장에서 장단점이 분명히 있다고 판단된다. 갑작스레 초래된 위기 상황에서 분명 효과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부분이 많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이러한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선생님들에게도 낯선 영역일 수 있다는 점이다. 좀더 세심하게 실제 운영을 하는 선생님들에게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

이밖에도 EBS의 방송 강의와 유튜브 채널의 교육콘텐츠는 앞서 설명한 자료들보다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KERIS 시스템이 초등과 중학교 과정에는 적합도가 높지만 정작 학습에 대한 필요가 가장 큰 고등학교 콘텐츠를 충분히 보유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온라인 수업이 미래 교육의 모습일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물론 일시적인 상황이지만) 본의 아니게 이러한 상황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현재 각 학교에서는 신학년 담임 선생님을 발표하고 온라인 상으로 학생들과 유기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낯설고 힘든 환경 속에서 나름의 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직까지 교육은 얼굴을 마주하고 다가가야 한다는 절실함을 다시 한 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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