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긴급돌봄-재택근무, 교육부에 선생님은 없다
[기자수첩] 긴급돌봄-재택근무, 교육부에 선생님은 없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03.09 17:00
  •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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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전국의 선생님들이 부글부글 끓는다. 코로나 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에 대처하는 교육부를 보노라면 닥치는대로 발길질하는 70년대 한국의 '뻥축구'를 생각나게 한다.

#1. 긴급돌봄이 오늘(8일)부터 오후 7시까지 연장됐다. 당초 5시까지 한다고 했다가 맞벌이 부부의 출퇴근 시간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반론이 나오자 부랴부랴 7시로 늘렸다.

아동수당 지원 대상자에게는 4개월 간 4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지급된다. 오늘 부터는 중식도 준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 대란에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선생님들의 고민은 깊다. 교육을 담당하는 대한민국 교사들이 보육까지 떠 안았다. 국가적 재난이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교육부의 처사는 납득하기 힘들다.

보육이 필요하면 추경예산을 통해 보육인력을 확보, 학교에 배치하면 된다. 굳이 교사들의 손을 빌려야 했을까. 그것도 일언반구 없이 일방통고로. 보육교사 입장에선 "우린 그럼 뭐냐" 라는 볼멘소리가나올법 하다.

수시로 소독을 한다고 하지만 긴급돌봄이라고 코로나가 비켜가지는 않을터. 담당교사들이 안은 심신의 부담은 천근만근이다.

돌봄교실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준다고 하니 학부모들 중에는 반색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만에 하나 확진자라고 나타난다면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할까. 사회적 거리두기에 돌봄만 예외다.

급기야 전북교육청이 교육부 지침에 제동을 걸었다. 야간 긴급돌봄이 아동의 정서와 학생의 안전, 돌봄인력 문제를 고려한 결과 오후 5시까지만 하겠다고 결정했다. 

#2. 재택근무도 선생님들에겐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서약서 논란을 관료주의 발상의 대표적 사례다. 물론 재택근무의 원칙이 있다. 학교생활기록부등 민감한 내용은 고도의 보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한민국 교사가 지금같은 상황에서 그 정도 이해도 못하는 수준은 아니다. 교사들을 믿고 맡겨도 된다. 그들을 잠재적 정보 유출범으로 내모는 처사는 답답하다.

또 2~3일에 하루씩 나오라는 것은 당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어짜피 이번 3주 개학연기는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을 앞당겨 쓰는 것이다. 따라서 41조 연수를 적용하는 게 맞다. 

교사라고 코로나19 위협에서 안전할까. 오히려 지금 중시해야 하는 것은 교사의 건강권이다. 학생이란 다중을 상대하는 교사야말로 우선 보호 대상인 셈이다.

교육부가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자세는 한마디로 포퓰리즘의 전형에 가깝다. 국민들의 분노와 불만은 교육쪽으로 물꼬를 돌려 선심을 남발한다.

교사들은 안중에 없다. 야반도주하듯 걷어간 학교 마스크는 돌려받을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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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혜 2020-03-15 21:12:10
교육감.전교조는 물러가라

선생님 2020-03-11 11:33:38
제주도는 11일부터 전교사 학교 출근입니다. 교육청 지침으로 내려왔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선생님들에게 해당 안 됩니다.

iliill 2020-03-10 09:56:04
현실을 꼬집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김유민 2020-03-10 01:51:32
(기자님 좋은 기사 감사해요)긴급돌봄은 사회적거리두기라는 코로나예방수칙에 반하는 시스템입니다. 긴급돌봄 운영에 대해 돌봄전담사들은 불만이며 기존 돌봄 아동 외에는 안 받겠다는 경우가 있고, 긴급돌봄을 신청한 아동이 있는 담임교사가 돌봄을 실시한다고 들었습니다. 심지어 5시~7시 돌봄은 대체 누가 그 시간에 근무하라는 걸까요? 나라가 위기에 처했으니 같이 협력하고 돕는 것 좋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고,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는 건 옳지 못합니다.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앞뒤 안 맞는 긴급돌봄은 하루빨리 없애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를 빨리 집에 보내서 가정이 돌보는 사회를 만드는 게 옳은 일 아닐까요. 7시까지 아이 봐주는 사회, 그게 우리 나라가 꿈꾸는자랑스러운대한민국입니까.

장정윤 2020-03-10 00:55:07
현장을 정확하게 보시고 계시는 기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