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란 칼럼] 신종 코로나, 매뉴얼 지키라고만 하면 그만인가?
[박승란 칼럼] 신종 코로나, 매뉴얼 지키라고만 하면 그만인가?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02.01 2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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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승란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소장
박승란 한국교육정책연구소장
박승란 한국교육정책연구소장

신종 코로나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선제적인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국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교육부에서도 신속하고 중국 방문 학생과 교원을 조사하고, 시도교육청에서는 확산 예방을 위한 예산을 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감염병에 대한 대응 방식은 신종 플루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상당 부분 안정되고 시스템화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매일 아이들의 체온을 점검하고, 교실에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학교 전체 소독은 물론 매일 교실을 알콜 소독하며 기초 위생을 관리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한다.

필자도 메르스 사태 때 학교장으로 매일 아침 정문에서 교사들과 함께 아이들의 체온을 직접 측정하며 전염병 관리를 했다.

전염병 확산이라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성장을 지켜주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했던 순간이었다.

1월 31일자로 교육부에서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경계 단계 격상에 따른 각급 학교 예방 및 대응 철저’ 공문을 각 학교로 하달했다.

감염자의 확산으로 접촉했던 사람들을 격리하고, 방문 장소를 폐쇄하는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부 내용은 학교 현장에서 소화하기 벅찬 부분이 있어 지적이 필요하다.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에서는 감염병 예방 및 대응의 방법으로 다음 세 가지를 주문하고 있다.

가. 학교 내 감염 예방체계 강화

나. 학교 방역물품 확보

다. 가정통신문, 학교 홈페이지 게시 등을 통한 학부모 홍보

이 중 ‘나’항에는 구체적으로 구비해야 할 물품을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감염병 감시를 위한 체온계, 전파 차단을 위한 마스크와 장갑, 소독을 위한 소독약품을 구체적 수량과 함께 비축 장소를 명기하고 있다. 필수와 권장으로 나누어 각 학교에서 준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산의 즉시 배부도 중요하지만 이미 소비된 마스크와 소독제 등을 보충하려하지만 품귀 현상이 생기고 있는 현실에서 한정된 예산으로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은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 체계적이고 실제적인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지고, 학교라는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우선적이고 세심한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

교육청 차원에서 방역 물품을 확보하고 공급해줄 수 있어야 한다. 개학 연기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개학 연기나 휴업, 휴교에 대해 교육부와 교육청 사이의 엇박자가 생겼을 때 피해와 혼란은 고스란히 학교로 전가되었다.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명확하고 냉정한 판단을 내려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단위학교에서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은 혼란을 가중시키게 된다.

이전의 전염병들의 전례를 볼 때 신학기가 시작되는 시점에도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다시 한번 당국의 철저한 준비와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다.

※ 박승란 약력 : 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소장, 인천숭의초 교장, 전) 인천교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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