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교장제 개혁, 이제 시도교육감이 등판할 차례다!
[교육칼럼] 교장제 개혁, 이제 시도교육감이 등판할 차례다!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0.01.02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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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재석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팀장/전북 고창초 교사
정재석 전북고창초 교사
정재석 전북고창초 교사

한의사 친구가 한방병원을 개업했다고 연락이 왔다. 한방병원에 가보니 그 친구가 페이 한의사를 할 때랑 한방병원장이 되었을 때랑 하는 일은 같았다. 

환자와 대면을 하여 상태를 확인하고 침을 놓는 일을 하였고 입원 환자들의 회진을 돌았다. 

그 한의사 친구는 한방병원 원장이 되는데 있어서 특별한 원장 자격증이 없다. 그래도 우리는 한방병원장의 자질을 의심하지도 않고 한의사를 전문직이라고 생각한다. 부장 판사도 검사장도 대학 총장도 별도의 자격증없이 될 수 있고 전문직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나라의 교사는 전문직이라고 불리면서 외국 학교에서 찾아볼 수 없는 교감 자격증과 교장 자격증이 있다. 

교감, 교장으로 승진을 하기 위해서 별도의 자격증이 있다는 것은 교사를 전문직으로 보지 않는 관점이 반영된 것이다. 

최근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교육부에 자율학교에서의 교감공모제를 제안하였다. 교육부는 고뇌에 빠질 것이다. 교육부가 쥐고 있는 교감승진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율학교에서 15년 교사경력이면 내부형공모 교장이 되기 때문에 교감공모제를 반대할 명분은 없어 보인다.

자율학교에서의 교감공모제는 교사가 교장될 수 있는 내부형공모 교장보다는 현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 클거라고 예상이된다. 사실상 교감이 된다는 의미는 자동으로 교장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제안한 자율학교에서의 교감공모제는 교감자격증을 취득할 수 없고 임기후에 교사로 돌아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보직교감의 의미여서 일선 교사들의 환영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교장제 개혁의 현실적인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교육부 입장에서는 2018년에 자율학교 중 신청학교의 50퍼센트를 내부형교장공모제를 해줬기 때문에 2020년에 시행령 개정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교장선출보직제의 경우도 연구와 제안이 꾸준히 제기 되고 있지만 국가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사항이라 교육부가 쉽게 움직일만한 사안은 아니다. 

이제 교장제 개혁의 키는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교사의 전문직화를 방해하고 있는 승진제를 개혁하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은 무엇일까?

첫째, 자율학교에서의 교감공모제를 교육부에 관철해서 꼭 시행해야한다. 자율학교에서의 교감공모제는 신청학교만 하기 때문에 전국학교의 2% 정도로 미미할것으로 예상되지만 역량 중심으로 교감을 뽑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시도교육감은 자율학교를 적극적으로 지정해야 한다. 교사 지원가능 내부형교장공모제 학교는 자율학교 교장임기만료, 교장퇴임, 학운위 심의통과, 신청학교의 50% 등의 조건을 거치다보면 자율학교 100개당 1년에 3~4개학교 정도 나온다. 

현재 자율학교 100개 이상 학교가 있는 지역은 경기, 서울, 전북 뿐이다. 그러므로 시도교육감은 자율학교 수를 전략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셋째, 시도교육감은 교사들이 전문직이라는 문화 확산을 위해서 임기제 교육전문직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 2019년 세종시 교육청은 교육전문직원 20명 중 8명, 즉 전체 인원의 40퍼센트를 임기제 교육전문직원으로 뽑았다. 

현장 교사 입장에서는 세종시교육청이 교사를 전문직으로 존중하고 있는 교육청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넷째, 시도교육청이 지역 교사대와 연계하여 경기교육청에서 했던 '미래교육 교원리더십아카데미'처럼 학교리더 양성과정을 열어서 역량있는 리더들을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다. 6개월 정도의 과정을 통해서 미래 학교에 필요한 리더들의 자질을 키워줘야한다. 

마지막으로 교사들이 깨어나야한다. 기존의 기계적 점수가 교사들의 기피지역 배치나 기피업무 배정에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기피지역 배치나 기피업무 배정은 승진점수라는 '칭찬 스티커'가 아니라 다른 해결책으로 풀어야할 과제라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교사라는 직업이 다른 전문직처럼 고소득은 아니라도 전문직으로 인정받아 교사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제 승진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조교사, 부교사, 정교사 쯤으로 하고 교감, 교장은 보직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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