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중 교수, "학종 효과는 대입제도에 코 꿰어 일어난 변화"
강태중 교수, "학종 효과는 대입제도에 코 꿰어 일어난 변화"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12.20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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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중 중앙대교수
강태중 중앙대교수

20일 한국교육학회 주최로 열린 대입제도와 고교체제 개편에 대한 학술토론회에서 발표를 맡은 강태중 중앙대교수는 정부의 대입공정성 방안이 공정하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강 교수는 학생부 전형과 수능 전형의 비중을 조정하는 내용으로 진행된 교육부 대입공정성방안은 대안을 폐쇄적으로 논의한 것이라며 학종’ 문제는 사실상 서울의 일부 대학에 관련된 것이어서 대다수 대학 지원자들에게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학종 중심론자들은 학생부 전형으로 학교교육에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대입제도에 코 꿰어 일어난 변화’는 정상적이지 않다고 평가 절하했다. 다음은 이날 강교수의 발표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편집자>

한국 대학 입학 전형의 역사는 국가 시험과 내신 반영이라는 두 가지 양식의 절충을 모색해온 과정이었다.

한국의 대학 입학 전형은 기본적으로 시험 위주 전형이었으나, 시험 전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정부는 내신 반영률을 높이고 학생부 전형을 확대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시행해왔다.

2000년대 말부터 수능과 학생부, 정시와 수시의 평형이 뚜렷하게 깨지게 되고, 이것을 감지한 당사자들이 시정을 논란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형국이다.

이번 논란에는 대입 제도의 공정성 강화, 학교교육 정상화, 고등학교 체제 단순화라는 세 가지 쟁점이 개재되어 있다. 세 가지 논의 주제와 관련하여 이번 논의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아래와 같다.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논의는 학생부 전형과 수능 전형의 비중을 조정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는 대안을 폐쇄적으로 논의한 것이다. 아울러, ‘학종’ 문제는 사실상 서울의 일부 대학에 관련된 것으로, 그 대학 진학을 고려하지 않는 대다수 대학 지원자들에게는 의미가 없다.

‘공정성’ 논의가 대다수 대학 진학 희망자들에게는 공정하지 않았다. 공정성 논의가 수능 위주 전형에 대해서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공정성을 강화한 대입 제도가 정의롭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학교교육 정상화는 대학 입학 전형 제도의 방향을 검토할 때 매우 중요한 가치이지만, 이번 논의에서는 매우 주변화하였다. 학종 중심론자들은 학생부 전형으로 학교교육에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대입제도에 코 꿰어 일어난 변화’는 정상적이지 않다.

학교가 교육하는 곳으로 인식되기보다 ‘계층’을 이동하는 사다리로 생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사다리를 오르는 경쟁에서 개개인에게 도움을 주고 그 경쟁을 투명하게 관리하려고 노력하는 방식으로는 학교교육 정상화를 이루지 못할 수 있다.

이번 대입과 고교 체제 논의 과정에서 고등학교 교육체제를 어떻게 재구조화해야 할 것인가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대학입학 전형 제도의 하위 변수로 고등학교 체제가 다루어졌을 뿐이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이 생겨나게 된 원인을 근본적으로, 그리고 교육적으로 검토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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