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프레스의 눈] "대한민국이여 교사를 믿어라"
[에듀프레스의 눈] "대한민국이여 교사를 믿어라"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9.26 20: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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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현주 서울 경기고 교사
이현주 서울경기고 교사
이현주 서울경기고 교사

저는 25년차 서울지역 공립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평범한 교사 입니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공교육의 정상화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는 교육문제 때문에 자녀 낳기를 불안해하고, 자녀 유학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저도 교육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며, 점점 더 교사도, 학부모도, 학생도 불행해지는 우리의 교육을 어찌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당장의 변화보다는 올바른 변화의 방향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 개인에게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바뀌어야 할 우선적인 한가지를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저는 개인 교사에게 학생 평가권을 100%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수업을 구성하고 제대로 된 수학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의미없는 일괄적 수행평가, 한줄 세우기를 위한 의미없는 중간, 기말 지필평가가 없어져야 합니다.

지금의 시스템을 따라가다 보면 진도를 마치기 위해 일방적 칠판수업으로 허덕이게 되고 시험은 수업과 무관하게 상위권을 분별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풀 수 없도록 출제됩니다.

수능도 사교육 없이는 풀 수 없게 출제되고  있고, 학생들은 점점 수업은 듣지 않고 학원에 의존하게 됩니다.

공교육의 붕괴입니다. 학교에서의 의미있는 7시간. 욕심일까요?

토론하고 글을 쓰고 발표하는 학교수업. 현재의 사회문제를 치열하게 이야기하고 찬반토론을 통해 사고할 수 있는 학교. 어려운 수학이 아닌 논리적 사고를 문제풀이를 통해 배우는 시간.

이를 위해선 교사를 믿고 평가권을 주셔야 합니다. 쓸데없이 늘어나는 내부상 때문에 학생들과 교사는 더 죽어 갑니다.

봉사의 의미는 잃어가고 비교과도 학생을 성장시키지 못하고 부모의 능력에 따라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높고, 학벌을 중시하는 곳일 수록 입시는 단순해야 합니다.

하루 7시간의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 방과후에는 수행평가를 위해 학생들이 협동하기도 하고, 갈등을 해결하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을 하며 웃는 학생들을 상상해 봅니다.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나 어짜피 학교마다 내신시험은 다르므로 교사마다 다른 것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개별 교수에게 평가권을 주는 것 처럼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수업이 살아나기 위해서 개별교사의 평가권이 필요합니다. 다양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고

교사를 믿고 맡겨야 연구도 하고 학교가 살아납니다. 걱정하시는 부정한 일이 발견되면 책임지게 하면 됩니다. 교육에서 교사를 믿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습니다.

지금은 진도나가기도 버겁기 때문에 수업준비라는게 한계가 있지만 연구풍토가 만들어 질 것이고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수업시간에 다양한 것들을 하고, 교사는 이를 교과세특에 자신의 이름을 기재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기록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교사들은 형식적인 교과세특이 아닌 정직한 세특을 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수업방법이 바뀔 수 밖에 없습니다.  관찰을 위해 최소한 일주일에 4시간은 그 반 학생들을 만나야 하고 가능하다면 한 반 15명이 적당할 것입니다. 여러 선생님들의 협력수업도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교과편제도 미래교육에 맞게 바뀌어야 겠지요. 스마트폰 속의 지식을 암기할 필요는 없는 시대니까요.

이 연구들은 과연 누가 중심이 되어 해야 할까요? 교수가 아닌 현장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해야 합니다.

이론으로, 말로는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꿀 수 없습니다. 이제껏 실패한 일을 계속해선 안됩니다.

저는 현실을 비난하기 보다는 미래를 이야기하고 대안들을 작은 것이라도 내어놓고 관심있는 모든 분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않고 지켜보기에는 너무나 우리의 아이들이, 내 자녀가 불쌍합니다.

"고3 때까지만 참아라."

언제까지 우리는 우리의 자녀에게 이 말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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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영 2019-09-28 23:16:07
휴.. 역시. 교사가 정답을 잘 아는데. 왜, 교육부 대입공정성 특위에 교사는 없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