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련, “교사 줄이기보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우선이다”
교대련, “교사 줄이기보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우선이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9.22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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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남궁식 경인교대 총학생회장
나궁식 경인교대 총학생회장
남궁식 경인교대 총학생회장

전국의 초등예비교사들이 모인 교대련은 공교육 강화와 교육여건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반교육적인 정책에 반대하며 공동행동을 해왔습니다.

더 나은 교육을 위해서는 더 나은 교육이 가능한 환경이 먼저 조성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과밀학급’ 해소가 바로 좋은 교육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 토대 위에서 교육적 고민들을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2006년부터 총 5차례 교원수급계획이 발표되는 동안 교육부는 한 번도 이와 같은 교육여건 개선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작년에 발표한 계획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OECD 수준에 자연 도달’할 것이라며 교원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올해 3월 통계청이 새롭게 인구추계를 발표하자 교원을 더 감축하겠다고 합니다.

학령인구 감소가 기존 교육부의 예측보다 급격하게 나타난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발표된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23년부터 만 6세에서 만 11세 인구, 즉 초등학교 취학 나이의 아동 수가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를 미리 대비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과거에 교육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대비하는 방법은 교원을 감축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교육여건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먼저 세워져야 합니다. 학령인구 감소시기에 순응하여 ‘어쩔 수 없다’며 교원을 감축하는 대응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교육을 위한 환경의 개선을 능동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나라 학급당 학생 수의 감축은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으로 만든 것이 아닌 학령인구 감소의 결과였습니다.

그래서 학령인구가 정체기에 들어선 지금, 우리나라 학급당 학생 수는 OECD 평균수준에 다다르지 못하고 스물 세 명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OECD 평균수준은 2007년 이전부터도 스물한 명 정도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느린 변화입니다.

다가올 학령인구 감소시기에 맞춰 미리 계획을 세운다면 OECD 평균수준의 학급당 학생 수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OECD 상위 수준까지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의 아이도 낙오되지 않고 모든 아이들이 함께 배우며 클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미래사회에 필요한 개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통해 수업 혁신뿐만 아니라 생활지도의 개선까지 이루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별, 학교별로 학급당 학생 수의 격차가 큽니다. 신도시가 많은 경기도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가 26명에 달하고, 31명 이상의 학급 비율은 약 7%이며, 40명 수준인 학급도 있습니다.

전체 평균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과밀학급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이 많습니다. 과밀학급의 교육의 질 하락 문제는 매우 큽니다. 학급당 학생 수는 단순히 수업시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관계, 생활지도 등 교육 전반에 질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한편 신도시 지역에 과밀학급이 많은 것과 반대로 지방 소도시나 농어촌 지역 등에는 소규모학교가 많습니다. 학생들이 교육여건이 좋은 곳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입니다.

교육부는 지금까지 이러한 소규모학교들을 통폐합하는 정책을 시행해왔습니다. 그 결과 농어촌 지역의 교육여건은 더욱 열악해졌고, 학교가 없어지면서 마을 공동체의 기반이 약해지고 학생들은 더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6월, 교육부는 향후 학교 소멸이 지역 소멸로 이어지지 않도록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교육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통폐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러한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 것인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합니다.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을 통해 모든 아이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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