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기초학력진단 일문일답]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교육정의”
[조희연 기초학력진단 일문일답]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교육정의”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9.05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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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초학력 보장 방안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민계홍 초등교육과장, 조희연 교육감, 강연흥 교육정책국장, 이화성 중등교육과장
서울시교육청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초학력 보장 방안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민계홍 초등교육과장, 조희연 교육감, 강연흥 교육정책국장, 이화성 중등교육과장

서울시교육청은 5일 서울시내 초3과 중1학년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내년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진을 더 이상 방치할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제고사 부활이나 낙인효과, 학교간 서열 공개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교육청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기초학력을 길러주고, 책임지는 것은 교육적 정의라고 강조했다.

교육청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초학력 진단검서 실시배경과 목적, 우려되는 문제에 대한 보완대책, 향후 추진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기자간담회에는 조희연 교육감과 강연흥 교육정책국장, 민계홍 초등교육과장, 이화성 중등교육과장이 참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진단도구를 통일하지 않는 것은 서열화 논란을 의식한 거 같다.

(강연흥 교육정책국장) =“종전 하나의 진단도구로 통일화 하다 보니 지역별 격차가 드러나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혹시라도 과거의 부정적 인식들로 인해 학교 선생님들에게도 기초학력 보장 시스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미리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우리가 사용하게 될 6가지 진단도는 400여명 교사들과 대학 교수, 평가원 등 전문가가 모여서 매년 업데이트 하는 진단 도구다. 또 교육과정평가원에서 만든 것도 있다. 만약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성취 기준을 독자적으로 정해서 이런 진단도구를 활용하겠다면 그것도 인정하겠다. 그러나 가이드 라인보다 높거나 낮으면 안 돼서 일정 정도 컨설팅 하면서 정해나가겠다. 획일적 시스템으로 비교 경쟁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일정 정도 밑으로 떨어지면 국가가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조희연 교육감) “나도 교육 단체들 초3이나 중1 전수 조사 이뤄지면 혹시 일제고사 우려가 있지 않느냐. 우려도 일부 갖고 있는 걸로 들었다. 그러나 혁신교육 내지는 공교육 책무성에 대한 학부모들 요구가 엄청 강하다. 그런 면에서 총력적으로 대응해야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 그래서 앞으로 6개월 동안 교육단체나 주체들과 협의해가기로 했다. 나도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있다.”

(민계홍 초등교육과장) “초등학교는 학급 담임제로 운영되다 보니 담임 교사가 잘 학생들을 안다. 성장 이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있었다. 저희가 2월에 신학년 집중 준비 기간에 전 담임과 현 담임이 공유 시간을 갖고 학교에서 1차 진단평가를 갖고 부진이 단순한 학습 능력을 넘어선 복합적 요인들에 의한 맞춤형 2차 진단을 지원한다. 3차 진단은 최근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경계성 지능 아이들이다. 난독, 난산 등 특수 영역에 대한 전문 진단을 전담팀 신설해서 하겠다는거다. 그래서 저희가 진단도 다층적이고 전문적인 진단을 하겠다는 걸 발표하게 된 것이다.”

- 진단검사 결과 학부모들에게 통지하는 이상 밖으로 새나갈 것 같다. 악용되는 사례에 대해서 어떻게 예방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학교별 학력 수준이 결국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

(강연흥) “어떤 정책을 할 때 순기능을 우린 목표로 한다. 부분적인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가치가 클 때는 구현해야 한다. 학교 간 (성적이)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다. 학생지도에만 활용하고 통계로 잡지 않을 생각이다. 세심하게 관리해서 학생들에게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여러 가지 방안 고민하고 있다.”

- 학력 기준 재정립하자고 교육감이 항상 이야기했다. 이번에 그런 얘기는 없다. 입장 변화 있는 건가.

(조희연) “우리 아이들을 사교육에 몰아넣고 있는 학력, 그걸 구학력 또는 낡은 학력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는 미래학력을 키워야 한다고들 이야기 한다. 그러나 내가 이해하는 바에 의한 기초학력 문제는 구학력이건 미래학력이건 베이직에 해당하는거다. 기본적인 문해 능력이다. 초등은 관계 능력(4R)이다. 중학교는 국,영, 수교과 기본학력이다. 고급 지적 활동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문해 능력과 관련 있는 거다. 1등이냐 2등이냐 3등이냐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기준을 몇 점이라고 할 순 없지만 최소한 문해 능력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해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고 함께 교원 단체와도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고민하자는 취지다.”

-학생들 간 낙인 효과도 걱정하고 있다.

(강연흥) “염려 많이 하는 부분이 낙인 효과라는거 잘 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정책을 만들어왔다. 세부적인 정책은 곧 발표할 예정이지만 특정 학생의 학력 부진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하고 있다. 학교 공간에서 별도로 모아서 지도 하게 됐을 때 그러한 모습이 보일 수 있다. 현장 모니터링 해보니까 잘 돼 있는 지역 사회나 학교는 가방 메고 학원 가는 것처럼 다른 장소에 모여서 편안하게 공부하고 있더라. 가장 중요한 점은 부진학생을 개별 지도 하면서 같이 더불어서 교육 시키는 게 표시 안 나게 하는 방법이다. 여러 방안들을 자세하게 보완 하고 있다.”

-기초학력 강화 권한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강연흥) “우리가 의무 교육이라고 하는데 출석만 하면 의무교육인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적 수준이 기초학력 아닌가 싶다. 그래서 학부모들 협조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학부모들도 생업에 바빠 상담 잘 안되는 경우 있다. 현재는 학부모가 동의해주지 않으면 별도로 학생들을 지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동의서 안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지만다, 우선 동의하지 않는 학부모를 재차 설득 하겠다. 하지만 거절하면 방법은 없다. 서울시의회 도움 얻어서 조례로 만들어 그걸 근거로 학부모들 동의 얻을까 생각 중이다. 또 선생님이 기초학력 지도 열심히하는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감안, 수당도 지급하겠다.”

(민계홍) “어떤 정책이든 교실에 개별 교사가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도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 초2 집중학년제에선 개별 교사가 자율성과 결정권 가지고 컨설팅 할 방침이다. 현장에선 더불어교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유의미하게 판단하고 있다. 이 부분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 검사 도구를 자율적으로 학교가 선택한다고 했는데 어떤 특징이 있나.

(서영기장학관) “2009년에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등이 모여서 연구해서 업데이트 해놨다. 이 안엔 초3부터 고1까지 교과 학습 부진, 기초학력 등 다 이 안에 들어가 있다. 우리가 하겠다는 건 초3에 있는 일부와 중1에 있는 일부를 선택적으로 활용하라는 거다. 이 시스템의 좋은 점은 1번 문제 답을 틀렸으면 틀린 원인이 무엇인지가 나온다.”

-교육부 통계를 보면 서울에 부진 학생 가장 많았다. 기초하력 미달 논란이 계속되는데.

(강연흥) “서울교육청은 내년에 수백억원 예산을 기초학력에 투입한다. 그 이유는 첫째 인권적 측면이다. 학생들이 미래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최소한의 것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수한 경우를 빼고 환경적 격차에 의해서 생긴 누진을 국가가 보정해줘 사회에 진출할 때 격차를 줄여줘야 된다는 게 교육적 정의다. 또 인구가 급감하는데 학생 하나 하나가 굉장히 소중한 인적 자원이다. 하나도 버려선 안 된다.”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학력 저하 우려가 크다

(강연흥) “혁신학교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지역의 학교들이 선정됐다. 그러다보니 성취도 평가결과도 상대적으로 원래 낮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혁신학교의 성적이 낮다는 주장은 잘못 된 게 아닌가 싶다. 오히려 혁신학교에 대한 평가는 학력이 얼마나 올랐나 하는 향상도를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는 혁신학교가 앞장서서 갈 것이다.”

- 기초학력부진 2차 진단을 담당하는 지역학습도움센터가 너무 적은 거 아닌가.

(민계홍) “교육지원청별로 매월 특수교육 대상자 선정하고 있다. 그 역할 하면서 제일 안타까웠던 건 IQ 70 이하면 특수교육 대상자로 국가 지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IQ 70~85 사이를 경계성 장애라고 하는데 이들은 특수교육 대상자 교육을 받지 못한다. 결국 일반 학교에 들어가면 학습 부진아가 된다. 지역학습도움센터는 준 특수교육기관에 해당하는 걸로 보면된다. 경계선 아이들에 대한 문제가 국가적으로 공론화 돼서 이들도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는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난독, 난산, 경계선지능 전담팀을 신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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