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정 칼럼] 학교는 왜, 비정규직 온상이 되었나!
[한희정 칼럼] 학교는 왜, 비정규직 온상이 되었나!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9.07.05 10:17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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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정 서울실천교사모임대표
한희정 서울실천교사모임대표

지난 4일 TBS 라디오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라는 프로그램에 교육부 한 국장이 출연, 인터뷰를 했다.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사회자 : 학교에 비정규직이 왜 이렇게 많은 겁니까?

교육부 : 아.. 학교에 지금 이제 비정규직 이라고 표현이 되는데요. 그동안에 사실 저희가 고용안정화를 위해 많이 노력을 해서 지금은 무기계약직 전환비율이 92%로 해서 많이 전환되어 있습니다.

사회자 : 네.

교육부 : 무기계약직은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비정규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맞지 않구요. 그 연원은 저희가 과거에 저희가 학교 회계직원이라고 표현을 써 왔는데 그 이유는 단위학교에서 학교회계의 재원으로 그 동안 늘어나고 있는 다양한 학교 서비스를 위해서 근로자를 단위학교에서 채용을 해 와서 운영을 해 왔습니다.

사회자 : 아, 그러니까 예전에는 말하자면 교장 선생님이 학교 형편에 따라 직종에 따른 급여를 정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교육부 : 과거의 어떤 직종과 급여체계가 정립이 안되어 있을 때 단위학교에서 직종과 급여체계를 학교 실정에 맞게 정했었구요.

시회자 : 학교들마다 그래서 다들 다르게 급여도 책정되고 직종도 다르게 생겨나고 학교장 재량에 의해 학교의 재정적 형편에 따라 그렇게 이루어졌었다.

교육부 : 네네. 과거에 처음에 시작할 때 그렇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직종과 임금체계를 갖게 되었구요.

사회자 : 아, 그런 역사가 있군요.

인터뷰를 듣는 내내 부들부들 떨었다. 처음에는 저 정도 수준으로 인터뷰 하는 교육부 관료에 대한 한심함으로, 그 다음은 팩트 자체를 왜곡하는 것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 만약 그가 잘 몰라서 저렇게 답변을 한 것이라면 그 자체로 무능한 것이고, 알면서도 저렇게 두리뭉실하게 답변을 했다면 ‘학교장 재량’으로 아무렇게나 채용한 학교의 잘못이라고 덤터기를 씌운 것 밖에 안된다. 현직교사인 필자가 학교 현장에 20여 년 있으면서 알게 된 것보다 못하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말해주는 것인가!

소위 두리뭉실하게 일컬어지고 있는 학교비정규직은 학교장 재량으로 들여온 것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권에 따라 시류에 편승하여 정치적 논리로 들여오고 학교에 부담을 전가시키면서도, 예산이나 제도적 정비는 제대로 준비하지도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들여온 누더기 일자리 정책이다.

소위 학교비정규직이라는 직종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게 조리사와 조리종사원이다. 1981년 학교급식법이 제정 되었지만 농산어촌 등 소외된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급식이 실시되다가 1997년부터 초등학교에 전면적으로 실시하게 되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직영 급식이냐, 위탁 급식이냐 큰 문제가 되었었다. 직영의 질이 훨씬 낫다는 평가로 현재 공립학교의 급식은 모두 직영으로 운영한다.

그러다보니 영양사, 조리사, 조리종사원이 당연히 필요했고, 제대로 준비도 되지 않은 채 각 학교에서 알아서 채용하는 방식으로 도입이 되었다. 그 당시만 해도 비정규직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시절이고 비정규직 보호법이 만들어진 것도 그 후다. 어쨌든 들어올 때는 비정규직이었지만 지금은 학교회계직(초중등교육법)이고, 교육공무직(서울시 조례)이며, 정년이 보장된다. 여기서 분명히 짚어야 할 것은 ‘교육계’가 급식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만들어냈다.

학교의 정규 수업이 끝나고 난 후에 운영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의 강사들도 ‘학교비정규직’이라고 주장한다. 방과후 학교는 김대중 정부에서 몇몇 학교에서 특기적성 프로그램으로 하던 것을 전국의 학교로 확대하면서 명칭을 바꾼 것이다. 사교육비를 낮춘다는 정치적 논리로 만들어진 사업이다. 분명히 수익자 부담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인데 ‘학교’에서 한다는 이유로 ‘사교육비 통계’에는 산입도 되지 않는다.

방과후를 담당하는 강사들은 대부분 개인사업자로 등록이 되어 있다. 그래야 재료비며 교재비를 본인이 구매해서 ‘중간 마진’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분기별 프로그램을 짜고, 강사 채용을 위한 공고를 내고, 채용하고, 관리하는 엄청난 일들은 모두 ‘교사’의 몫이었다. 2000년대 학교에서 최악의 보직은 방과후부장이었다. 방과후부장은 본인이 맡은 정규 수업이 우선인지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이 우선이지 모를 지경으로 일에 혹사당했다. 강사비를 학생수 대비해서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지도 하나하나 교사들이 기안을 해야 했고, 분기 시작될 때마다 수강자 모집, 명단 정리, 출석부 만들기 등등 일은 끝도 없었다.

지금도 별반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코디맘이라는 단시간 노동자(주 15시간 이내)를 배치해주는 식으로 학교 현장의 불만을 잠재웠다. 수익자 부담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하나하나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대상이고, 몇 년마다 감사를 받는다. 감사의 대상은 방과후 강사가 아니라 담당 부장과 학교장이다. 이 방과후 프로그램 역시 ‘교육계’가 요구한 것이 아니다. ‘사교육비’ 경감하겠다는 ‘공언’으로 들어왔다.

돌봄전담사 역시 마찬가지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많은 지역에 교육복지사업의 일환으로 하던 방과후 돌봄이었고, 수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운영하던 것이 박근혜 정부에서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되면서 또 비정규직 일자리를 양산했다. 이 역시 교육계의 요구가 아니었다. 학교가 할 일, 사회가 할 일, 가정이 할 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가!

부족한 예산으로 생색을 내려니 정규 수업을 위한 교실도 부족한데 확대하라는 요구가 집요하게 내려왔다. 그러다보니 1-2학년 교실을 오후에만 돌봄교실로 겸용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는 방과후학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초등학교 교사는 교실을 내주면 갈 곳이 없다. 교무실에 교사 책상이 없다. 자기 교실에 책상과 컴퓨터가 있을 뿐이다. 적어도 교사들에게 일할 책상이나 컴퓨터는 주고 교실에서 내쫓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교에는 교육실무사로 통칭되는 교무실무사, 과학실험실무사, 실습실무사, 사서실무사, 전산실무사 5가지 하위 직종이 있다. 교무실무사는 학교에서 가장 오래된 비정규직일 것이다. 교무실에서 이런 저런 잔심부름을 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대개는 알음알음으로 들어왔다. 그러다보니 한 학교에서 10~20년 넘게 근무한 터줏대감도 많다. 그런 경우는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 현재는 교감이나 교무부장의 업무 보조, 전입학 관련 지원, 나이스 관련 지원, 학부모 문자 발송이나 아동명부 관리 같은 업무를 한다.

과학실험실무사도 오래된 직종이다. 과학실에서 과학 수업에 필요한 교구, 재료 등을 구매하고 사전 실험 등을 지원해 준다. 긴 재직 기간만큼 별도의 자격은 없지만 전문성을 연마하신 분들도 많이 있지만, 실제 실험 수업까지 지원해주는 경우는 드물다. 전산실무사는 학교에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들어왔다. 컴퓨터를 유지 관리하는 일을 하지만 실제로는 ‘유지보수업체’와 해마다 별도 계약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업체에 연락하고, 업체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 방송 지원 업무를 하는 경우도 있고, 컴퓨터 부대 용품 등을 구입 관리하는 일을 한다. 사서실무사는 학교 도서관이 확대되면서 들어온 직종이다. 도서 관리, 구입, 학교도서실 운영, 도서 행사 등의 업무를 한다. 이 역시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주먹구구로 만들어진 일자리로 사서 자격 여부를 따져서 선발한 것이 아니라 그냥 알음알음으로 학교에서 계약을 하도록 만들어진 일자리다.

서울의 경우 교무행정지원사라는 직종이 있는데 공무직의 25개 직종 중 가장 역사가 짧은 것은 아닐까 한다. 서울형 혁신학교에서 업무 경감을 위해 채용하기 시작했고, 그 효과가 보고되면서 서울 관내 전체 학교로 확대된 것이다. 교사들의 행정 업무 경감을 위해 들어왔지만 대부분은 업무 담당 부장의 일을 보조한다. 심지어 교원업무 경감이 아니라 행정실의 일반직 업무 경감에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많다. 지역사회전문가와 유아교육복지전문가는 학교와 공립 유치원의 교육복지사업을 지원하기 위해서, 유치원에듀케어 강사는 유치원 방과후 돌봄을 위해, 특수교육실무사는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통합학급 수업 지원을 위해, 특수에듀케어강사는 특수아동의 방과후 지원을 위해 들어왔다. 이런 직종을 모두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공정하게 차근차근 뽑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정말 없어도 되는 직종이 두 가지 더 있다. 하나는 이명박 정부가 ‘어륀지’ 영어교육을 한다고 한시적으로 1년 계약(재계약시 2년까지 가능)으로 들여온 ‘영어회화전문강사’다. 단독 수업권과 학생 평가권이 있는 진짜 교사와 같은 일을 하는 직종이다. 정말 만들어지면 안되는 직종이었다. 이미 교사들이 하고 있는 고유의 업무였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학교 체육진흥법으로 체육계 일자리 창출 방편으로 들어온 ‘스포츠강사’다. 스포츠강사는 단독 수업권이나 학생평가권이 없는 보조강사이다. 이 두 직종 역시나 교육계가 요구한 것이 아니다. 정부 정책에 의해, 체육계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처음에는 관련 예산을 100% 정부에서 특별교부금 형태로 지원하다가 현재는 시․도 교육청으로 부담을 전가하여 시․도교육청이 80%, 정부가 20%의 예산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교육공무직 관련 조례에 따르면 직종만 25개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서울의 초등학교 현장 경험에 비추어 적은 것이다. 교육공무직은 2016년부터 단위학교가 아니라 서울시교육청에서 공채한다. 채용 조건과 근무 조건, 처우 등은 인터넷 검색만 하면 바로 찾아볼 수 있다. 정년이 보장되며 병가와 연가, 출산휴가 등이 보장되며, 기본급 160~180만원, 장기근속수당, 가족수당, 정액급식비, 명절비, 위험 수당 등이 지급된다.

그러나 여기에 열거한 사례 중 공무직이 아닌 세 가지가 있다. 영어회화전문강사(이명박 정부), 스포츠강사(이명박 정부), 방과후 강사(김대중 정부)다. 왜 이들은 교육공무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일까?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

학교에 새로운 직종이 추가될 때마다 학교의 업무 부담은 늘어나고 학교장의 책임은 커지기만 했다. 관련 공문과 운영, 보고와 집행, 감사, 민원 모두 정규직이라는 교사들 몫이었다. 시대의 흐름이라니, 사회가 필요하다고 하니, 그래도 학교가 담당해야 할 몫이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것이다. 교육의 논리로, 교육계의 요구에서 학교가 비정규직으로 가득 차게 된 것이 아니다. 참으로 생각없는 방송, 생각없는 교육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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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 2019-07-30 23:15:49
그래서 울며겨자먹기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제작을 하는 것입니다. 그 밖에는 학원을 하면서 방과후학교 강사를 함께 하기에 사업자등록을 한 경우 등입니다. 물론 교재·교구를 판매하고 중간 이익을 취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개인 강사보다 업체위탁일 경우가 많고, 개인 강사가 이런 경우는 아주 소수에 불과합니다. 마치 방과후학교 강사들 전부가 ‘교재 판매에만 매진하여 돈만 밝히는 장사치’처럼 읽힐 수도 있는 대목에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이진욱 2019-07-30 23:14:59
방과후학교 강사의 경우 ‘대부분 개인사업자로 등록이 되어 있다. 그래야 재료비며 교재비를 본인이 구매해서 중간 마진을 챙길 수 있다.’라고 했는데, 이것은 명백히 잘못 알고 계신 것입니다. 정확한 통계는 나와있지 않지만 대부분의 방과후학교 강사들은 개인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습니다. 일부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이들도 있는데 이는 ‘중간 마진’을 챙기기 위한 것보다 학교에서 수업을 하기 위해 필요해서 그런 것입니다. 실력 있는 강사들은 수업에 필요한 교재·교구를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냥 개인적으로 프린트하거나 제본하여 만든 교재는 학교에서 선정이 될 수 없습니다. 출판업 등록이 된 곳에서 정식으로 발행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진욱 2019-07-30 23:12:58
이렇게 사회적인 요구, 시대적인 요구, 국민적인 요구에 따라 학교에서 하게 된 것을 두고 ‘교육계가 요구한 것이 아니다’ 라고 일축해버리는 것은 좀 무리입니다. 교사들도 ‘학생·학부모도 교육의 주체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러면 이 말을 ‘교사들과 교육전문가들만이 교육의 주체다’라고 바꾸란 말인가요.

이진욱 2019-07-30 23:11:30
사회가 진보하고 발전하면서 여러 교육의 필요성은 늘 제기되어 왔습니다. 민주주의가 정착하면서 노동, 인권, 통일 등의 교육도 필요해졌고, 입시 위주, 교과 일변도의 교육에서 탈피하는 다양성의 요구가 강해지면서 예체능, 특기, 진로, 적성 등의 교육도 필요해졌습니다. 보편적 복지가 대두되면서 급식, 상담, 돌봄 등도 필요해졌습니다. 교사들만의 힘만으로는 모두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꼭 필요한 이런 것들을 누가 어디서 해야 할까요? 학교에서는 이들을 모두 무시하고 오로지 국영수 위주의 교과수업만을 해야 할까요? 그러면 입시학원과 다를 게 없겠지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모두 청소년들이 성장하면서 삶에 필요한 내용들이고 학교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좋을 것들입니다.

이진욱 2019-07-30 23:04:18
선생님이 말씀하신 '교육계의 요구'라는게 무엇을 말하는지요? 오로지 교사들만의 의견, 업무, 처우만을 고려하고 교육계의 요구라고 하신다면,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공교육인 학교교육은 교사들뿐 아니라 학생, 학부모들의 수요도 있고 보편적인 국민들의 요구도 있고 학교에서 일하는 많은 직종 노동자들의 처우와 요구도 있습니다. 교사들만이 중심이고 우선이고 그들의 뜻에 따라서만 학교교육을 좌우해야 한다는 논조의 글에 유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