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대행업체 학교 출입 막아 달라”.. 초등학교서 청와대 청원
“민원대행업체 학교 출입 막아 달라”.. 초등학교서 청와대 청원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7.03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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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안전 위협에 행정실 업무 지장 초래

교육지원청서 일괄 발급.. 학교부담 덜어줘야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각종 민원서류를 떼다 주고 수수료를 받는 민원대행업체들 때문에 초등학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많게는 하루 십 수차례 대행업체 직원들이 행정실을 찾아와 필요한 서류를 떼가는 통해 업무 지장은 물론 학생들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스가 모든 학교에 설치되면서 전국 어디서든 학적 관련 민원서류를 발급 받을 수 있게 돼 나타난 현상이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A 초등학교. 이 학교 교직원 B씨는 민원대행업체 직원들의 잦은 방문에 시달리다 못해 학교에서 교육관련 민원서류 발급을 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렸다.

B씨는 청원에서 민원대행업체들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학적관련 민원서류 발급을 요청하는 바람에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민원대행업체 직원들로부터 하루 20~30건의 서류 발급을 요청받다 보니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본연의 업무가 지연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것.

게다가 조금이라도 민원서류 발급이 늦어지면 불친절하다며 교육당국에 민원을 제기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그는 학교에서 무료로 서류를 발급받지만 업체들은 의뢰인으로부터 건당 1만원 안팎의 수수료를 받고 있어 학교가 이들 대행업체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학교가 주민센터보다 대기시간이 짧고 친절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들 업체들의 만만한 단골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학교가 겪는 고충은 이뿐아니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에 외부인들의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지만 민원대행업체 직원들의 잦은 출입은 막을 방도가 없다고 한다. 방명록에 방문 목적 쓰고 출입증까지 받아 들어오면 대행업체 직원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요청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할 학교입장에서는 외부인들의 잦은 출입이 달갑지 않은 것만은 사실. 지난해 발생한 서울 모 초등학교 인질 사건의 경우 범인이 민원서류발급을 핑계로 학교에 들어온 전례가 있어 학교측으로서는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청원인 B씨는 “사설 민원대행업체들이 나이스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고 학교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황당한 상황이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한다”며 “최소한 초등학교만이라도 민원발급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올 때마다 신경이 곤두세워지는 게 학교의 현실”이라며 “학적관련 민원서류발급 업무를 학교에 맡기기 보다 교육지원청등에서 일괄 발급하는 등의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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