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교대생들의 외침, “우리도 ‘좋은 선생님’ 되고 싶어요”
[인터뷰] 교대생들의 외침, “우리도 ‘좋은 선생님’ 되고 싶어요”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6.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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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교육과정-암기식 임용시험 비판한 교대련 박새별 정책국장
박새별 교대련 정책국장
박새별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정책국장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전국교육대학생들이 교대 교육과정과 교원 임용시험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장과 연계성이 떨어지는 학교수업, 단순 암기식 지식만을 평가하는 임용시험으로는 좋은교사를 선발할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교과 및 교양 수업 개선과 학급 운영 및 상담 영역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교육부가 교원양성대학 교육과정 개편을 추진하는 것에 맞춰 전국의 교육대학생들이 설문조사를 실시, ‘당돌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주인공은 전국 8개 교육대학과 교원대, 이대, 제주대 초등교육과로 구성된 대학생 조직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교대련에서 정책국장을 맡고 있는 박새별씨(춘천교대·4)는 에듀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누군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교육을 고민하고 문제를 바꿔 나가는 교사가 되고 싶어 교육과정 개편과 임용시험 개선을 요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교대 교육과정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5점 만점에 0점을 준 학생이 7% 가까이 됐다. 이처럼 불만이 많은 원인이 어디에 있나.

“‘이 수업을 듣고 졸업하면 좋은 교사가 되어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에서 나온 결과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수업만족도에 0~1점을 부여한 학생이 26.7%에 달했다. 이들은 교대 교육과정 중 가장 먼저 개선할 점으로 ▲현장과의 연계성이 부족, ▲질 낮은 강의, ▲현장실습의 개선, ▲학년 간 연계성·계열성 부족, ▲인권 감수성 및 사명감 향상 부족 등을 꼽았다. 또 교직, 교양 등의 세부영역의 문제점을 물었을 때는 ▲강의 선택권 부족, ▲교육과정 개편이 이루어지지 않음, ▲강의평가가 반영이 안 되는 것 등도 지적했다. 이처럼 낮은 점수는 ‘현장과의 연계성 부족’과 ‘강의의 질’이 큰 영향을 미친거 같다.”

- 설문결과를 보니까 학생들의 수업만족도가 2.2점에 불과했다. 강의의 질과 직결된 결과라고 봐야 하나.

“부인할 수 없다. 교대 강의가 학생들의 조별 발표로 진행되고, 발표 이후 교수님의 피드백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가장 많은 학생이 불만을 나타냈다. 강의의 질은 두 번째로 많은 학생들이 꼽았다. 학생들의 강의평가가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큰 문제다.”

- 학생들은 현장실습 확대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습은 학년별로 참관실습, 수업실습, 종합실습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기간이 2~4주로 짧다보니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종합실습의 경우 1달이지만 이 기간 동안 생활지도, 상담, 학부모와의 관계, 학교폭력의 해결 과정, 행정업무 등을 모두 배울 수 없다. 또 이론으로만 한 학년을 배우고 1년에 2~4주 실습을 가기 때문에 강의의 내용이 실제와 연결되는 데 어려움이 있다.”

- 학생들은 임용시험을 ‘소모적 평가’라며 혹평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임용시험은 ‘암기와 지식’만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좋은교사를 선발할 수 있는 평가도구가 아니다. 이론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해서,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교사라고 볼 수 없는 거 아닌가. 임용시험이 노량진 학원을 다녀야만 준비가 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빠르면 3학년 때부터 유명강사의 인강과 학원 등의 사교육을 통해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공교육을 맡을 교사의 시험을 위해 사교육을 꼭 거쳐야 한다는 것이 모순적이다.”

- 임용시험을 개선해야 한다면 그 방향은?

“우선 1차 시험이 많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그 내용을 보면 지도서에 이미 다 나와 있는 교과별 핵심역량, 성취기준 등을 그대로 외워야 하는데 이런 ‘단순암기’에 학생들은 문제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다. 정보가 넘쳐흐르는 이 시대에, 단순한 암기만을 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수업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자신의 교육철학에 맞게 해당 단원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를 더욱 고민하게 만드는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

- 최근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에 연루된 학생들은 임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보는가.

“교대련에서는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가해자 처벌’과 ‘성인지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을 추가할 것’, ‘인권센터 설립 및 지원 강화’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준다’는 말처럼 재발 방지를 위해 이런 범죄의 경우 교사가 될 수 없다는 확실한 선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학생들이 추구하는 교사상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우리가 바뀌면 교육이 바뀌고, 교육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라는 교대련의 구호가 있다. 교육이 세상에 미칠 영향을 무겁게 생각하고, 예비교사 때부터 책임감을 가지겠다는 의미다. 누군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로서 나의 자리에서 주체적으로 더 나은 교육을 고민하고 문제점은 함께 연대해 바꿔 나가는 교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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